말 그대로 고향의 봄! 봄을 만끽하고 있다
(정확하진 않으나 내 나이와 같거나 나 보다 한 두 살 더 많은 본가 마당에 있는 모과나무에도 꽃이 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들어간 이후로 거의 25년여만에 처음으로 본가에서 봄을 맞는다.
처리해야할 일이 있어 집과 본가를 오가며, 노트북으로만 일을 처리하려니 여러모로 피곤해서
아예 데스크탑을 세팅해 놓고, 급한 일이 아니면 본가에서 재택근무를 하며 지낸 지난 몇 개월.
이런 기괴한 일상도 정리하고,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날도 멀지 않았다.
'골머리를 앓게 만들고 있는 일'이 다 마무리되기 전까진 여기에 다 적을 순 없을 것 같고, 어쨌거나 본가에서 지낼 수 밖에 없게 된 상황에서 지난 몇 개월은 집에 더 손 볼 곳은 없는지 구석구석 살펴본 날들이었던 것 같다.
지난해 조금 큼직큼직한 부분에 대한 본가 집 수리는 진행했었지만, 여전히 손봐야할 곳이 남아있는데다 무엇보다 수리 이후 한동안 살아봐야 더 보완할 곳은 어딘지, 미처 손대지 못한 곳은 어딘지를 보다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마련이기도 해서 ... 여러모로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
이제 봄이 왔으니...4월부터는 실내 거실쪽과 2층 계단쪽 난간(데크를 붙일까? 아직 고민 중 ) 그리고, 2층 조명과 스위치 제어 시스템 세팅 등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가볼 생각이다. 물론 어떤 것은 조금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기도 해서 계획을 잘 세우고 견적도 다시 받아 봐야하는 상황이긴 하다.
(내 기억 속 고향집과 동네, 학교 가는 길은 참 예쁘고 아기자기 했었는데, 도시계획이라는 미명하에 거의 두 집 걸러 주차장과 진배 없는 도로가 생겼고, 사람이 살던 예쁜 집들과 골목은 절반 이상 다 없어졌다. 가다보면 길은 나오지만 옛길의 흔적을 찾기가 어찌나 어렵던지...오래전 사람들이 살던 집들과 골목은 다 허물고, 죄다 신축 아파트들로 몰려가? 몰아넣은 듯한 고향의 모습을 보자니 뭔가 참...'철학없고, 생각없는 도시 개발의 전형'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실제로 오랫동안 시내 중심가이기도 했고, 사람이 많이 모여 살아 번화가였던 곳은 변두리에 새로 형성된 아파트촌에 비춰보면 공동화 현상을 빚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더라. 십수년간 진행된 이 도시계획을 통해서 누군가는 꽤 많은 돈을 벌었으리라.)
아무튼... 이상기온으로 벚꽃도 일찍 피고 곳곳에 서둘러 봄이 온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고향에서, 뭔가 참 많이 부족하고 천방지축일 수 밖에 없었던 어린 날들의 기억도 더듬어 보는 꿈 같은 시간을 지낸 지난 몇 개월이었다.
아직 한 두달은 더 여기서 지내야하니 알차고 꼼꼼하게 집안 일을 잘 마무리해야 되지 싶은데, 빠르면 6월, 늦어도 7월이면 내 일상도 곧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러면 여기 DPG에도 다시 간간히 글도 올리고, 자잘한 일상도 나누고 하겠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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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마지막 날이자, 금요일입니다.
봄나들이 아직 못 가신 모든 DPG님들~
다음주 비 오기 전에 나들이라도 한번 다녀오시면서 휴식 같은 휴일 맞으시길 빕니다~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