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명절, 단오에 생기는 일
과거부터 우리나라의 큰 명절로 여겨온 음력 5월 5일 단오는 모내기를 끝낸 후 본격적으로 여름을 맞이하기 전에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는 날입니다. 일 년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을 의미하는데요. 일명 수릿날·중오절·천중절·단양이라고도 한답니다.
전국적으로 여러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중 우리에게 제일 익숙한, 단오하면 떠오르는 중요무형문화제 13호인 ‘강릉단오제’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축제로, 마을을 지켜주는 대관령 산신을 제사하고, 마을의 평안과 농사의 번영, 집안의 태평을 기원하는 것이죠. 1967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전승되고 있으며 유교식 제의와 무당굿의 종교적 의례를 기반으로 가면극과 단오민속놀이, 난장(亂場)이 합쳐진 전통 축제입니다.

쉽게 풀자면, 5월에 심은 모가 잘 자라, 간절한 마음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인 것이지요. 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했던가요. 거짓된 마음 없이 성실하게 날마다 끼니를 키우는 일은 참 신성한 일이라 그리 마음과 성심을 다해 명절을 맞이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날, 한식, 추석, 단오, 이렇게 각 계절을 잘 맞이하고, 무탈하게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명절이 이렇게나 자연의 이치에 딱 들어맞는 것이 옛 선조의 지혜는 알면 알수록 놀랍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음력 4월 5일 신주 빚기를 시작으로 합니다. 음력 4월 대관령에서 국사성황신을 맞이하는 영신제를 거쳐, 음력 5월에는 강릉시내 일대를 중심으로 단오행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밤에는 국사성황신 송신제와 소제(燒祭)로 마무리 하게 되는데요. 이 전통 문화는 2005년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우리나라의 아주 유려한 문화입니다.

단오제에는 정갈한 음식을 장만하여, 창포가 무성한 못가나 물가에 가서 창포를 삶아 그 창포탕 물로 머리를 감는 것이었습니다. 창포로 비녀나 작은 인형을 만들어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했으며, 창포 잎을 추녀 끝에 꽂아 두기도 했다는데요. 특유의 향이 모기나 벼룩을 멀리 쫒아냈기 때문이죠.
또 공영에서는 대나무 생산지인 전주·남원 등지에서 만든 부채를 임금이 단옷날 중신들과 시종들에게 하사하였는데, 이를 ‘단오부채’라 불렀습니다. 사람들은 그네뛰기와 씨름 놀이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단오절식의 하나인 ‘수리취떡’은 꼭 먹었다고 하네요. 맵쌀가루에 수리취나 쑥을 섞어 만든 절편으로 별미이기도 합니다.

단오에는 강릉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그날을 기념했다고 하는데요. 김해풍속에는 금산 직지사에 모여 청년이 좌우로 편을 갈라 씨름을 하였고, 경상북도에서는 널뛰기, 농악, 화초놀이, 윷놀이 등을 놀이를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 어느 곳에서는 약초로 쓸 익모초와 쑥을 뜯어 말렸고, 빨갛게 익은 앵두로 만든 화채 뿐 아니라 오디, 산딸기, 체리 등은 단오 제철 과실인데, 위를 보호하고 피를 맑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입안을 시원하게 만들고 입맛을 살리기에 딱 좋았을 것 같네요.
지금은 사라지다시피한 단오빔을 입고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고 생각하니, 미소가 저절로 번집니다. 앞으로도 계속 계승되길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아무리 생활환경이 변하고, 시대가 달라진다 해도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은 오랫동안 기억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