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가면갈수록 일교차가 부우쩍 커지면서 밤과 아침은 겨울같은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오늘도 화창한 날씨로 날씨는 좋았엇네요.
바퀴벌레를 처음 목격한 건 며칠전으로 거슬러올라가는데 싱크대 위에 설거지 후 그릇 등을 올려두는 선반에서 커다란 바퀴벌레를 목격하고는 깜딱 놀랐었네요. 도대체 이렇게 큰 벌레가 어디로 들어왓지? 라고 생각하면서 주위를 둘러봤더니 베란다로 통하는 문쪽에 일부러 방충망을 쳐놨었는데 아뿔사 위쪽의 찍찍이가 떨어져서 틈새가 생겨버렸었네요.
선반 위에 있는 녀석이 때려죽이기 좋은 위치로 기어가기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벌레녀석이 싱크대 선반 위쪽 붙박이 찬장 안쪽 구석 틈사이로 숨어버렸네요. 혹시나 하고 싱크대 선반 위에 모기향을 몇시간 동안 피워봤는데 요새 모기향으로는 모기도 안죽어서 그다지 기대는 못하겠고 빈 딸기쨈 유리병 안에 오뎅 조각을 넣어놓고 입구 쪽에 최소한의 통로만 남기고 스카치 테이프로 붙여놓고 선반위에 놔뒀었는데 함정에는 절대 안 걸리네요..
그동안 어디에 숨어있는 것인지 며칠째 계속 안 보이더니 오늘 저녁 드디어 싱크대 근처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걸 발견하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면서 슬리퍼를 들고 내리쳤는데 슬리퍼가 싱크대 위쪽 선반에 걸리면서 제대로 못 맞혔는데 다행히도 바퀴벌레녀석이 싱크대 쪽으로 떨어졌네요. 그것도 뒤집혀서. 안 쓰는 숟가락으로 뒤집힌 바퀴벌레를 꾸욱 눌러줬는데 그래도 안죽고 버티네요. 더듬이가 계속 움직이고 있네요. 날씨도 점점 추워지는데 바퀴벌레가 추울까봐 신문지를 작게 잘라서 끝에 불을 붙인 다음 이불삼아 잘 덮어주었네요.
기념으로 바퀴벌레 사진을 찍어볼까 생각했다가 너무 극혐이라 바로 관뒀네요.
거실에서 다른 데로 이동 못하라고 일부러 방문 꽉꽉 닫으면서 생활했는데 이제 방문 열어놓고 다녀도 되겠네요. 바퀴벌레 잡고 나니 몇년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속이 다 후련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