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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꽁꽁 언 마음을 녹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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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3. 21:11:03
조회 수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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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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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꽁꽁 언 마음을 녹이는 방법

시인 ‘조은’은 작은 마당이 있는 사직동 한옥에 살았습니다. 그녀는 자주 얻어맞는 주인집 개 ‘또또’를 매일 보았습니다. 시인은 친구처럼 놀던 황구 ‘마루’를 아빠가 친구들과 함께 보신용으로 잡아먹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개와 가까워지는 걸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주인집 또또를 못 본 척 외면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주인에게 버려진 또또는 운명처럼 시인에게 오게 되었습니다.
자주 발에 채이고 몽둥이로 얻어맞은 경험 때문이었을까요. 어른 남자만 봐도 기겁하며 도망가고, 학대받고 자란 탓에 자신의 고통을 그저 인간을 무는 것으로 밖에 표현할 줄 몰랐던 또또는 아주 많이 아팠습니다. 시인은 또또가 사람이었다면 신경정신과에서 수없이 약을 처방받았을 거라고 말하죠. 동물 병원의 수의사조차 아픈 또또가 얼마 살지 못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슬픈 일도, 기쁜 일도 나누며 부대끼고 함께 살았습니다.

 

시인은 개와 함께 살면 문득 일생이 평화로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사는 젊은이가 개와 너무 밀착해 사는 걸 가끔은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고 말했죠. 함께 사는 개에게서 얻는 정서적 위안과 평온은 변덕스러운 인간관계에서는 느끼기 힘든 것이니까요.
또또는 여러모로 주의를 필요로 하는 개였습니다. 마음이 아픈 개였으니까요. 시인에게 또또는 살아 있는 존재가 느낄 수 있는 온갖 종류의 고통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친구였죠.

우리 주변에는 동물 병원이 많습니다. 유리벽 뒤에는 사랑스러운 강아지들도 참 많죠. 하지만 강아지 역시 언젠가 늙게 됩니다. 예쁘고 귀여울 때 그 존재를 사랑하는 건 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랑에 관해 진심을 말할 수 있을 때는 내 옆의 존재가 더 이 상 예쁘지 않고, 늙고 힘이 없을 때일 것입니다. 개나 사람이나 살아있는 존재는 모두 같습니다. 마음의 상처는 사라져 없어지는 게 아니죠. 그것은 다만 시간에 묻히고 희미해질 뿐입니다.
얻어맞고 밟히던 시절의 악몽이 떠오를 때면 또또는 귀를 세우고 이를 드러냈지만, 그래도 온 힘을 다해 시인 곁에 있어주었습니다.

 

그 세월 동안 한결같이 내 곁에 있었던 존재는 상처 받은 채 내게로 왔던 작은 개 또또였다. 사람들과 나누는 마음은 여러 이유로 변덕이 잦았지만, 또또만이 고른 마음으로 내 옆에 있었다. 잡종 개였던 또또만이 내가 누구와도 나눌 수 없었던 슬픔도 묵묵히 덜어내 줬다. 또또는 한 번도 내게 싫증을 내지 않았고, 죽을 때까지 나의 시시한 면면을 누설하지 않았고, 인간을 통해서는 줄일 수 없었던 나의 아픔을 조용히 나눠 가지면서도 불평 한 번 하지 않았다. 같이 사는 동안 내게 기쁜 일도 있었지만, 그런 일이 생기면 나는 밖으로 나도느라 우리가 같이 있는 시간은 줄어들었으니 나만 바라보고 살았던 또또는 외로웠을 것이다. 그처럼 나는 삶이 내게 주는 무게를 또또를 통해 덜어내곤 했지만, 같이 사는 동안엔 그 사실을 제대로 의식하지도 못했다. 뒤늦게 그걸 알고 뭉클뭉클 솟구치는 고마움을 느꼈을 때 또또는 이미 폭삭 늙어버린 뒤라 우리 앞에는 안타까운 시간만 남아 있었다.

조은, <또또>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을 사랑 이외의 것으로 말할 도리가 있을까요? 또또는 아픈 개였습니다. 하지만 시인은 또또를 사랑했죠. 이런 상태라면 오늘 밤에 당장 죽는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수의사 의 말이 틀렸다는 걸 사랑이 증명한 것입니다.

또또는 그렇게 사직동에서 17년을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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