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밤 10시 좀 넘어서 지하철을 타려고 기다리는 데, 앞에 기다리는 사람중에 통통한 남자 초등학생이 있더군요. 좀 있다가 지하철이 와서 탔는데 얘가 자리에 앉으려고 뛰어들어가더군요. 공개롭게도 사람은 거의 없는데 자리는 다 찬 상태. 들어가면서 보니 한 자리 남아 있었는데 애가 달려가는 순간 다른쪽에서 들어 온 젊은 여자가 앉았습니다. 그 쪽 입구가 자리에서 더 가까워서. 저야 두 정거장뒤에 내리니 당연히 서있었는데, 애가 옆에 와서 서있는데 어디까지 가는 지는 모르겠지만 자리를 못 잡아서 그런지 하늘이 무너진 표정이드라구요. 지하철 기다릴때도 피곤해서 어쩔 줄 몰라하더니만. 조그만 애가 그런거 보니 안타까워서 '넌 노약자석에 앉아도 돼, 너도 약자야' 하니까 - 양편으로 있는 노약자석은 6개의 좌석중 4개가 비어있었어요. - 그 말 듣자마자 다른 칸으로 가버리드라구요. 괜히 말해서 애를 무안하게 했나 싶었는데 다른 칸에서도 자릴 못 찾았는지 좀 있다가 다시 와서 노약자석에 앉더군요.
그거 보고 있으니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 아마도 만들어지자마자겠지만 - 노약자석이 노인석이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몸이 아픈 사람, 임산부, 어린이 모든 약자가 앉으라고 만든 곳인데 왜 '약자'는 생각안하고 '노'자만 신경을 쓰는 건 지.
그냥 버스에서 방송하는 것처럼 노약자석이 아니라 교통약자석이라고 이름을 바꿔야 할 듯 하네요.
진정한 약자가 사람의 눈이 무서워서 그 자리에 앉지 못하는게 참 안타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