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면 악기가 되지
어머니는 타악기가 되어
움직일 때마다 캐스터네츠 소리를 내지
아버지가 한때 함부로 두드렸지
잠시 쉴 때마다
자식들이 신나게 두드렸지
황토 흙바람 속에서도 두드렸지
석탄먼지 속에서도
쿨럭, 거리며 두드렸지
뼈마디마다
두드득, 캐스터네츠는 낡아갔지
이제 스스로
연주하는 악기가 되어
안방에서 찔끔.
베란다에서 찔끔,
박자를 흘리고 다니지
- 박현수 시, <어머니의 악기>
누구나 늙으면 악기가 됩니다.
특히 엄마가 늙어 타악기가 된다는 말이 가슴 깊이 와 닿습니다.
엄마가 연주하는 아프고도 아름다운 노래 자락은,
문득 잠이 들 때
내 머리맡에서 울려 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