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식당에서 10여 명의 남자가 모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함께 식사하며
모두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친구가 한두 살쯤 되어 보이는
딸을 안고 친구들 사이에서 천천히 밥을 먹습니다.
어린아이를 안고 식사를 하는 일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애 아빠를 친구들은
흐뭇한 미소로 바라봅니다.

아빠가 한참 어르고 달래준 끝에 마침내
아이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합니다.
잠든 아이를 안고 밥을 먹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게 어딥니까?

그러자 한 친구가 다가가 잠든 아이를
슬쩍 들어 올리더니, 아이가 깨지 않게
능숙한 자세로 안았습니다.

양손이 자유로워진 아빠는 편안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잠시 후 또 다른 친구가 아이를 안아주어서
처음 아이를 안아준 친구도 다시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는 아빠 친구들을 전전하는 동안에도
마치 아빠 품속처럼 평화롭게 잠들었습니다.
혹시 아이가 깨지 않을까 아빠 친구들은
조용히 이야기했습니다.

모두가 평화롭고 즐겁고 행복한
식사 시간이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예전에는 때로는 옆집 아줌마가,
옆집 할머니가, 아빠 친구가 온 마을의 아이들을
서로서로 보살피며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온 마을 아이들을
돌본다면 궁극적으로 ‘내 아이’에게도
가장 좋은 돌봄이 되는 것입니다.

내 아이만 소중한 이기심이 커지는 요즘,
그 현명하고 즐거운 사랑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