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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이 버스 어디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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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1. 20: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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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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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이 버스 어디로 가요?”

 

문이 반쯤 닫히려는 순간, 운전기사가 버럭 화를 낸다.

버스는 짧은 정차 후 지체됐다는 듯 사납게 출발한다.

금방 행선지를 묻던 여자 승객의 물음이 덜컹 귀에 닿는다.

 

흔들리는 버스 속에서 피곤에 눈을 붙이거나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에 얼굴을 파묻거나 작은 손잡이에 의지하며 휘청거리는 사람들,

어쩌면 우리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이 어디인지 모른 채

정거장과 정거장 사이를 부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제나 다음엔 더 잘하고 싶었다.

다음이라는 정류장에는 늘 희망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이 다음이 있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다음들이 쌓여 가는 사이 이마와 눈가엔

주름살이 늘고 흰 머리도 생겼다.

 

사는 일이 수많은 정거장을 거치는 것과 같다면

난 지금 생의 어느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 것인지.

다음 정류장을 향해 막 출발하려던 버스가 끼익~

브레이크 소음과 함께 급정거를 한다.

 

승객을 태우기 위해 문이 열리자, 뒤늦게 뛰어온 한 중년여자가 외치듯 묻는다.

 

“아저씨, 이 버스 어디로 가요?”

“그 많은 노선을 다 말해 달라는 거요? 지금?”

 

- 전미란 수필집, <이별의 방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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