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앱
다나와 앱 서비스 목록
다나와 APP
다나와 가격비교 No.1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 앱으로
간편하게 최저가를 확인하세요.
- -
QR코드
빈 이미지
다나와 앱 서비스 목록 닫기

기억되지 못하는 것들의 아름다움

IP
2025.06.02. 20:59:05
조회 수
77
9
댓글 수
10

공유하기

레이어 닫기

지금 보는 페이지가 마음에 든다면
공유하기를 통해 지인에게 소개해 주세요.

로그인 유저에게는 공유 활동에 따라
다나와 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자세히 >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하세요.

레이어 닫기


기억되지 못하는 것들의 아름다움

- 냄비받침 변천사

 

밥그릇에다 국을 담을 수도 있고, 국그릇에다 밥을 담을 수도 있다.

그러나 냄비받침에는 냄비만 올릴 수 있다.

사과를 깎아 올려놓을 수도 없고 과자를 담을 수도 없다.

그것이 냄비받침의 비애다.

주방용품 중에 제일 비천한 역할을 맡은 게 냄비받침이다.

평소에는 싱크대 구석에 웅크리거나 틈에 끼여 있다가

뜨거운 임자를 만날 때만 호출된다.

 

그것도 열을 받을 대로 받은 냄비만 말이다. 불기에 덴 자국은 그래서 필수다.

검은 상처를 문신처럼 몸에 새기고 산다.

어떤 냄비받침은 생김새가 험상궂기 그지없다.

조폭인가 싶은데 알고 보면 냄비의 똘마니다.

냄비받침의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든 견디는 게 그의 삶이다.

 

어릴 적에 우리 집에는 콜라병 뚜껑을 철사로 꿰어 만든 냄비받침이 있었다.

강아지 목걸이처럼 생긴 것이었는데 지름이 15센티미터쯤 되었다.

이거 하나를 만들려면 적어도 100개가 넘는 병뚜껑이 필요했다.

어머니는 병뚜껑을 보는 족족 모아오라고 하였다.

 

물자가 귀하던 시절이어서 빳빳한 종이를 딱지처럼 접어 냄비받침을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재떨이 받침도 만들었고 방석도 만들었다.

요즘은 다양한 재질과 디자인의 냄비받침이 등장하고 있다.

그에게도 패션 바람이 불었는가 싶다.

 

시인들 사이에는 시집이 냄비받침으로 적격이라는 말이 떠돈다.

시집을 사지 않고 시를 읽지 않는 세태를 보면서 내뱉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다.

시를 읽지 않더라도, 냄비받침으로 쓰더라도 시집 좀 사 주는 세상은 없나?

 

- 안도현 저, <안도현의 발견> 중에서










공감/비공감

공감/비공감안내도움말 보기
유용하고 재미있는 정보인가요?
공감이 된다면 공감 버튼을, 그렇지 않다면 비공감 버튼을 눌러 주세요!
공감이나 비공감을 선택 하는 경우 다나와 포인트를 적립해 드립니다. ※ 공감 버튼의 총 선택 횟수는 전체 공개입니다. 비공감 버튼의 선택 여부는 선택한 본인만 알 수 있습니다.
자유게시판 최신 글 전체 둘러보기
4/1
기억되지 못하는 것들의 아름다움 (10)
제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21)
내일은 헬스장 일찍 닫아서 오늘은 쉬엄쉬엄 해야겠네요 (5)
월요일 저녁이네요 (6)
비 지나고 우중충 (10)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다면 가족에게 알린다 vs 안 알린다 (19)
6000명이 한 길가에서 사는 마을 (10)
6/2(월) 13,542보를 걸었습니다. (20)
어제는 걷기 운동 코스에 독산동 왕래성이 있어서 유혹을 못참고 그만... (31)
재미로 보는 주간 랭킹! (1위) (35)
점심 드셧나요 (8)
SKT 569만명 유심교체 완료 (14)
중국 여행 괜찮은 거 맞나요? (12)
왕초보 수영 첫 날 (14)
AMD cpu로 넘어가고싶은데 (12)
6월 첫월요일이네요 (12)
미세먼지 안좋네요 (14)
치밀한 택배 피싱 메일 (25)
치킨 부위 선호도, 닭다리 vs 퍽퍽살 (24)
6/2 전국 날씨 (7)
이 시간 HOT 댓글!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