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결과를 마주하니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내가 이렇게밖에 못했나 싶어 괜히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보다 더 마음을 무겁게 했던 건
아버지의 반응이었습니다.
평소처럼 야단을 치시면 어쩌나,
그 말 한마디에 더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아버지는
뜻밖에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괜찮다.”
짧은 한마디였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잠시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혼날 줄 알고 조이고 있던 마음이
그 말에 스르르 풀리는 듯했습니다.
괜찮다는 아버지의 그 한마디가
왜 그렇게 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잠시 뒤, 안방에서 들려오는
부모님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됐어요?”
“당신 말대로 달랬지.”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두 분이 미리 상의한 일이었다는 것을요.
그날 저는 처음으로 위로라는 것이 어떤 건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건넨 ‘괜찮아’라는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무너진 마음을 다시 일으키는
힘이 됩니다.
때로는 말 한마디가
삶의 방향을 바꾸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되기도 합니다.
작은 위로가 모여
누군가에게는 큰 희망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