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앉아 무리하게 힘을 주는 습관이 심장마비를 일으켜 급사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비영리 연구단체 '더 컨버세이션'은 미셸 스피어 영국 브리스톨 해부학 교수가 기고문에서 화장실에서 가장 위험한 행동으로 '발살바수기'를
꼽았다고 전했다.
발살바수기란 코와 입을 막고 풍선을 부는 것처럼 배에 힘을 주며 숨을 내쉬는 것을 뜻한다. 배변 상황 등에서 숨을 참고 강하게 힘을 주는 행위로, 가슴에
압력을 가해 심장으로 돌아가는 혈액량을 감소시킨다. 이런 행위는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더 위험하다.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거나 기절 상태에 빠질
수 있고 심한 경우 급사에 이를 수도 있다.
또 과도한 힘주기나 직장 압박으로 미주신경을 자극할 수 있다. 이경우 심장 박동이 위험할 정도로 느려지게 할 수 있고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의식을 잃을 수 있다.
스피어 교수는 "화장실은 평범한 공간처럼 보이지만 역사적으로 왕의 목숨을 뺏어가고 유명인을 쓰러뜨리고 불의의 죽음이 일어나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발살사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피어 교수는 화장실 관련 사망 사례로 미국의 유명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와 영국의 조지 2세를 꼽았다.
1977년 8월 16일 당시 42세였던 엘비스 프레슬리는 자신의 저택 그레이슬랜드 화장실 바닥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그는 장기간 아편계 약물 복용, 병적으로
확장된 대장 등과 만성 변비에 시달리고 있었다. 사망 당일 아침 그는 화장실에서 심하게 힘을 주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스피어 교수는 "수년간의 처방약 남용과
건강 악화로 이미 손상된 심장에 치명적인 부정맥을 유발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760년 영국의 조지 2세는 화장실을 다녀온 뒤 급사했다. 부검을 실시한 결과 조지 2세는 몸의 주요 동맥인 대동맥류가 파열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왕이
변기에서 일어서는 순간 혈압이 급변하면서 파열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지 2세의 심장은 이미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였기 때문에, 작은 혈압 변화도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상태였다.
스피어 교수는 "현대인의 습관은 위험을 가중시킨다"며 화장실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화장실 사용 시간이 길어진다"며 "이는 치질과 항문 균열의 위험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을 보며 오래 화장실에 앉아 있게 될 경우 직장 주변 정맥에 압력이 가해져 치질이나 항문 부위 점막 등이 찢어지는 열창 위험이 커진다. 또 화장실에서
사용한 스마트폰은 대장균 등 해로운 세균을 옮기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손을 씻은 뒤에도 휴대폰에 병원균이 오래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심장마비, 실신, 낙상, 세균 감염 등을 고려할 때 화장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안전하지 않다"며 "다음에 화장실에 갈 때는 올바른 자세로
앉아서 무리하게 힘주지 말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