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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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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8. 09:43:23
조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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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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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세상 / 성백군  

 

손을 펴면 세상이 보여요

손바닥에는 길이 있고 강이 있고

손금들이 다 지나온 길이고 남은 여정이네요

오므리면 계곡, 참 깊어요

 

생명선 결혼선 운명선

어느 것 하나 성한 것이 없네요

갈라지고 끊기고 또다시 이어지고, 험한 세상

잘 견디며 왔네요

사느라 바빠서 그게 고생인 줄 모르고 살아온 덕에

바닥에는 굳은살이 배겨서

반들반들, 빛나는 곳도 있네요

 

운명이라는 것 있나요?

혹, 있다면 피해 갈 수 있었을까요?

안다면, 불도저로 모퉁이를 밀어 여울물을 없애고

시멘트를 발라 웅덩이를 내쫓고---

벌써 세상 끝났겠죠

지문조차 밀어버렸을 테니까요

 

하늘에도 점성술이 있다는데

알려고 힘쓰는 것이 사는 것보다 어려워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더니

별들이 손바닥에 내려와 뜨네요

손금과 손금이 만나 별이 된 곳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

이야기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리고

내 있는 자리를 찾아, 살 궁리하다 보니

어느새 동이 틔네요

 

출처 : 

* 시마을 작가회 2013년 10월의 詩 선정

* 한국스토리문인협회 2015년 제3회 스토리문학상 수상작

시집 : 비의 화법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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