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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국밥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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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3. 08:46:27
조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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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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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국밥 주세요




40년 전 가난하게 살던 우리 집은
매서운 찬 바람보다 배고픔이 더 강렬하던
시절이었습니다.

12월쯤 되었을 때 초등학생이던 저는
아버지의 귀가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어머니는 제가 더 어렸을 때 돌아가셨습니다.
그날따라 더욱 늦어진 아버지의 퇴근...
이윽고 언덕 너머로 아버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빠!"

크게 소리치면서 달려오는 저를 보고
아버지는 멋쩍어하시면서도 환히 웃으셨습니다.
배고팠을 아들 생각에 미안해진 아버지는
저를 데리고 서둘러 식당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밤 9시가 다 된 시각에
문을 연 식당이 거의 없었습니다.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조그만 식당 하나만
불이 켜져 있습니다.

저희 부자는 어렵게 식사를 부탁해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수철아, 뭐 먹을래?"
"저는... 순대국밥이요!"
"할머니, 여기 순대국밥 한 그릇만 주세요!"
"아버지는요? 아버지는 안 드세요?"
"괜찮다. 난 저녁 먹고 왔다."

저는 그 말씀을 철석같이 믿고 먹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는 그런 저를 쳐다보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고요.

초등학생인 제가 다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숟가락을 내려놓으니, 아버지는 그때야
제가 남긴 음식을 드셨습니다.

"음식 남기기가 아까워서 그러는 거야."

멋쩍게 말씀하시던 아버지...
이제는 그때의 아버지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자식의 배가 불러야 비로소 배고픈 사람이,
'아버지'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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