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란드 바르샤바에는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깊이 남아 있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야누시 코르차크'입니다.
그는 명망 높은 소아과 의사였지만
화려한 삶을 뒤로한 채 '아이들의 집'을 세워
전쟁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을 위한 삶을
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나치가 폴란드를 점령하자 유대인 아이들은
바르샤바 게토(유대인 강제 거주지역)에 격리되는
비극적인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그는 살아남을 기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두고 떠나라는 모든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그에게는 자신의 생명보다 아이들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이 더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1942년 8월 5일,
마침내 아이들을 수용소로 압송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죽음의 공포에 질린 192명의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자, 그는 아이들을
꼭 안아주며 말했습니다.
"얘들아, 가장 예쁜 옷을 입으렴.
이제 소풍 갈 준비를 하자."
아이들은 눈물을 닦고
아껴둔 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그는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열차가 기다리는 광장까지 당당하게 걸어갔습니다.
열차에 오르기 직전,
그를 알아본 독일군 장교가
마지막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지만
그는 대답했습니다.
"아이들이 기차를 처음 타서 많이 무서워할 텐데,
누군가는 끝까지 곁에서 손을 잡아줘야
하지 않겠나."
그는 결국 192명의 아이와 함께
트레블링카행 열차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가스실의 어둠 속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며
끝까지 아이들 곁을 지키겠다던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나치에게 학살된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해,
예루살렘 '야드 바쉠' 박물관에는
겁에 질려 떨고 있는 제자들을 두 팔로 껴안고 있는
코르자크 선생님의 동상이 있습니다.

삶에는 늘 자신이 소중히 여겨온 신념이 있습니다.
그 신념을 붙들고 살아온 시간은
눈에 띄지 않게 쌓이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그 사람을 움직입니다.
그래서 삶을 바꾸는 건 새로운 다짐보다
이미 지켜오던 것을 끝까지 놓지 않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