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의 숨 고르기

한참을 바닷속에서 헤엄치다가도 어김없이 수면 위로
몸을 솟구칩니다.
물고기와 달리 아가미가 없기에 남방큰돌고래는
분수공을 열어 묵은 숨을 길게 내뱉고,
다시 맑은 공기를 가득 들이마셔야만
비로소 깊은 바다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방큰돌고래는 다정한 풍경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혹여 동료가 너무 지쳐 스스로 떠오르지 못할 때면,
주변의 다른 남방큰돌고래들은 전혀 서두르거나
재촉하지 않습니다.
그저 아픈 친구 곁으로 조용히 다가가
자신의 등과 지느러미로 조심스레 몸을 받쳐줄 뿐입니다.
그러고는 천천히 수면 위로 친구를 밀어 올립니다.
동료가 다시 스스로 숨을 쉴 수 있을 때까지,
묵묵히 그 곁을 지키며 맴돕니다.
깊은 바다를 여행하는 남방큰돌고래는
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잠시 물 밖으로
머리를 내미는 일.
남방큰돌고래들은 그렇게 저마다의 숨을 고르고,
또 서로의 등을 기꺼이 받쳐주며
오늘도 바다를 함께 다닙니다.

잠시 멈추어 서는 건 결코 게으름이 아니에요.
더 멀리, 그리고 더 깊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나에게 주는 가장 정직하고 소중한 시간입니다.
오늘 당신이 내쉬는 그 편안한 한숨이
내일의 당신을 다시 살아가게 할
단단한 힘이 되어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