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황새를
반가운 길조(吉鳥)로 여겼습니다.
황새가 군락을 이루어 마당에 찾아오면
"큰 벼슬을 할 귀한 인물이 나거나,
만석꾼이 태어날 징조"라며 반겼을 만큼,
황새는 우리 농촌의 정겨운 텃새였습니다.
비록 지금은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멸종위기종이 되었지만,
황새가 가진 고결하고 특별한 성정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황새는 한번 인연을 맺으면
평생 서로만을 바라보며 보살피는 독특한 새입니다.
부부간의 정이 얼마나 깊은지,
간혹 수컷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암컷은 평생 홀로 지내며 지조를 지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깊은 부부애보다
더 특별한 것은 황새의 눈물겨운 '자녀 사랑'입니다.
보통의 새들은 먹이를 한 마리씩 입에 물어와
어린 황새들에게 주곤 하지만, 황새는 다릅니다.
부모 황새는 다량의 먹이를 자신의 가슴속에
가득 품고 둥지로 돌아옵니다.
그러고는 목에 힘을 주어 먹이를 한꺼번에 토해낸 뒤,
어린 황새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줍니다.
이는 힘이 약한 어린 황새가 먹이 경쟁에서 밀려
도태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황새만의
눈물겨운 육아 방식입니다.
간혹 먹이가 부족해지면서 도태되는 어린 황새나
질병과 기형을 가진 어린 황새를
둥지 밖으로 떨어뜨리거나 죽이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황새의 이러한 행동은 감정이 없는 잔인함이라기보다는,
한정된 자원 속에서 종족을 보존하고
둥지 내의 다른 건강한 어린 황새들에게 질병이 옮는 것을
막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입니다.
황새의 아름다운 성정은
자식 세대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바로 부모를 향한 지극한 '효(孝)'입니다.
다 자란 어린 황새는 넓은 세상으로
훨훨 날아갈 힘이 있지만, 나이 들고 병든 부모를
절대로 외면하지 않습니다.
부모를 위해 정성껏 먹이를 물어다 주고,
커다란 날개를 펼쳐 쇠약해진 부모를
따뜻하게 감싸 안으며 보호합니다.
오죽하면 고대 로마 시대에는
이러한 황새의 행동을 본받아,
자녀가 늙은 부모를 의무적으로 봉양하게 하는
'황새 법(Lex Ciconaria)'을
제정했을 정도입니다.

부모의 사랑과 자녀의 효도,
이것은 작은 생명체들조차 따르는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리고 이 두 가치를 관통하는 핵심은
다름 아닌 '희생'입니다.
내리사랑과 치사랑 모두,
자신을 내어주는 희생을 바탕으로 피어나는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섭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