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디지털 포스트 PC사랑 뉴스레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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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온라인 편집국 이백현 기자입니다.
애플 제품을 오래 써본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겁니다. 분명 새 운영체제 업데이트는 지원된다고 했는데, 막상 발표에서 멋지게 소개된 기능은 내 기기에서 빠지는 경우 말이죠. 예전에는 이런 일이 그리 낯설지 않았습니다. 오래된 아이폰에서 최신 카메라 기능이 빠진다거나, 구형 맥에서 일부 그래픽 기능이 제한되는 식이었죠. 하드웨어 성능이 부족하다는 설명도 어느 정도는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야기가 좀 다른데요. 애플이 WWDC26에서 새 시리 ‘Siri AI’를 공개했는데, 일부 고급 기능에 ‘12GB 메모리’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단순히 오래된 기기가 빠진다는 것이 아닙니다. 불과 1~2년 전 애플이 ‘AI’를 앞세워 팔았던 기기들까지 새 시리의 핵심 기능을 모두 쓰지 못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AI 아이폰이라더니, 정작 진짜 AI 기능은 못 쓰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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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GB 이상 메모리만 지원
‘애플 인텔리전스용 아이폰’도 못 쓰는 시리 애플은 2024년 애플 인텔리전스를 처음 발표하면서 꽤 많은 것을 약속했습니다. 개인의 맥락을 이해하는 시리, 시스템 전반에서 작동하는 글쓰기 도구, 이미지 생성과 편집 기능 등이 대표적이었죠. 당시 지원 기준은 아이폰 15 프로 이상, M1 이상 아이패드와 맥이었습니다. 이후 나온 아이폰 16 시리즈는 더 노골적이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 16을 “애플 인텔리전스를 위해 설계된 아이폰”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소개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아이폰을 사면 애플의 AI 기능을 제대로 쓸 수 있겠구나.” 그런데 올해 공개된 새 시리에서는 더 높은 하드웨어 조건 붙었습니다. 새 AI 시리의 고급 기능이 12GB 통합 메모리가 필요한 거죠. 로이터는 모건스탠리를 인용해 8억5000만대 이상의 아이폰은 기본 애플 인텔리전스 질의도 실행하지 못하고, 13억대 이상의 아이폰은 고급 시리 기능을 쓰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기기는 ‘아이폰 16 프로’와 ‘아이폰 17’ 일반 모델입니다. 아이폰 16 프로는 2024년 애플 인텔리전스 시대의 핵심 모델처럼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 기본 모델의 메모리는 8GB 입니다. 기본적인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쓸 수 있더라도, 12GB가 필요한 새 시리의 고급 기능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AI 아이폰’이라는 기대를 받고 산 제품이, 올해는 더 완성된 AI 시리 앞에서 한발 물러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이폰 17은 바로 지난해 출시된 제품인데도 기본 8GB 모델이어서 고급 AI 기능을 사용할 수 없죠. 이건 오래 쓴 기기가 최신 기능지원을 못 받는 것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비교적 최근에 산 고가 제품이, 애플이 말해온 AI 경험의 중심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부르는 거죠. 맥과 아이패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하면서 M1 이상 맥과 아이패드를 지원 대상으로 제시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기준은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M1 이상이면 애플 인텔리전스 시대에 들어올 수 있다는 식이었죠. 하지만 새 시리의 고급 기능에 12GB 이상 메모리 조건이 붙었습니다. M3 맥북에어 8GB 모델처럼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 범위 안에 있던 제품도 고급 기능이 제외되는 거죠. M4 아이패드 프로는 더 애매합니다. 이 제품은 2024년 5월 출시된 고가 아이패드입니다. 애플 인텔리전스 발표 직전에 등장한 최신형 모델이기도 했죠. 그런데 M4 아이패드 프로는 저장용량에 따라 메모리가 다릅니다. 256GB·512GB 모델은 8GB, 1TB·2TB 모델은 16GB입니다. 결국 같은 M4 아이패드 프로라도 어떤 용량을 샀느냐에 따라 새 시리의 고급 기능 지원 여부가 달라지는 겁니다. 아이패드를 살 때는 저장용량을 중점에 두고 골랐지만, 결과적으로 AI 기능 지원 여부가 갈리게 된 셈입니다. 애플은 오랫동안 아이폰을 바꿔야 할 이유를 만들어 온 회사입니다. 더 좋은 카메라, 더 빠른 칩, 더 밝은 화면, 더 오래 가는 배터리. 매년 이유는 조금씩 달랐지만, 결국 메시지는 비슷했습니다. 새 아이폰을 사면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이번처럼 비교적 최근 제품까지 소위 ‘급나누기’가 이뤄지면 소비자들의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기술적으로는 12GB 메모리가 필요할 수 있지만, “지난번에 산 AI 아이폰이 벌써 부족하다고?”라는 반응이 안 나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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