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의 생신을 맞아 온 가족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그날의 진짜 주인공은 온 가족의 사랑을
한 몸에 독차지한 조카의 세 살배기
아들이었습니다.
제법 말문이 트여 조잘조잘 얘기도 잘하고,
온갖 귀여운 재롱을 부리는 아이를 보며
어머니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그러다 자녀들에게 선물로 받은 용돈 봉투에서
번쩍이는 오만 원권 지폐 한 장을 꺼내
아이에게 건네주셨습니다.
"우리 귀염이, 맛있는 거 사 먹으렴."
하지만 아이는 노란 지폐를 보고도 시큰둥할 뿐,
별로 좋아하는 기색이 없었습니다.
세 살 아이에게 종이돈의 가치는
아직 너무 먼 나라 이야기였으니까요.
그 모습을 재미있게 지켜보던 조카가
이번에는 500원짜리 동전 하나를 손에 쥐여 주었습니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덤덤하던 아이의 얼굴에
금세 환한 웃음이 피어올랐습니다.
아이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동전을 꼭 쥐고
펄쩍펄쩍 뛰며 좋아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요즘 아이가 온 신경을 쏟고 있는,
집 앞 슈퍼의 '장난감 뽑기 기계'에는
오직 500원짜리 동전만 넣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 살 아이에게는 오만 원권 지폐보다,
제 손으로 기계를 돌려 장난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500원짜리 동전 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한 전부였던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하고 평범한 일상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바란 기적이
되기도 합니다.
행복은 우리가 가진 것의 크기가 아니라,
내 곁의 작은 것들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그 다정한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