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는 `디지털 포스트 PC사랑 - 이백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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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온라인 편집국 이백현 기자입니다.
컴퓨터의 성능은 꾸준히 좋아졌습니다. 프로세서는 빨라졌고 저장장치는 하드디스크에서 SSD로 바뀌었습니다. 메모리 용량도 4GB에서 8GB, 다시 16GB로 늘어났죠. 덕분에 운영체제와 프로그램은 예전보다 훨씬 많은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컴퓨터가 좋아지는 동안 소프트웨어도 함께 몸집을 불렸습니다. 넉넉해진 성능을 이용해 더 많은 기능과 서비스를 품기 시작한 겁니다. 새 PC가 빨라진 만큼 윈도우도 무거워졌으니, 막상 사용자가 느끼는 속도는 생각만큼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별문제가 없었습니다. 윈도우를 가볍게 만드는 것보다 메모리를 더 넣는 편이 쉬웠거든요. 문제는 그 메모리 가격이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는 데 있습니다. 값싼 메모리가 가려주던 윈도우의 ‘과체중’이 이제야 체중계 위에 올라온 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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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11 최소 사양은 4GB인데…
8GB 서피스도 '헉헉'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한 윈도우 11의 최소 메모리 용량은 4GB입니다. 프로세서와 보안 조건 등을 충족한다면 4GB 메모리를 탑재한 PC에도 윈도우 11을 설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윈도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만든 노트북은 이보다 두 배 많은 8GB에서도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서피스 랩톱의 기본 메모리를 기존 16GB에서 8GB로 낮춘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 속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기본 모델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이는데요. 문제는 이 제품의 메모리를 나중에 추가하거나 교체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더버지의 제품 리뷰에 따르면 8GB 서피스 랩톱은 재부팅 직후 몇 가지 기본 앱만 실행한 상태에서도 약 4.2GB의 메모리를 사용했습니다. 브라우저 탭과 프로그램을 조금씩 열자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고, 16GB 모델과도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윈도우 11은 4GB면 설치할 수 있는데, 왜 그 두 배인 8GB에서도 버거워하는 걸까요? 메모리는 컴퓨터가 현재 처리하는 작업을 올려두는 ‘책상’과 비슷합니다. 책상이 넓을수록 여러 문서와 도구를 동시에 펼쳐놓고 일하기 편하죠. 컴퓨터도 메모리가 많으면 여러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빠르게 오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책상이 좁으면 사용을 마친 서류를 계속 서랍에 넣어야 합니다. 필요할 때마다 다시 꺼내야 하고요. 컴퓨터에서는 메모리가 부족할 때 SSD와 같은 저장장치의 일부를 임시 메모리처럼 사용합니다. 하지만 SSD는 메모리보다 느립니다. 아무리 정리를 잘해도 서류를 책상 위에서 옮기는 것과 서랍에 넣었다 꺼내는 것의 속도가 같을 수는 없죠. 8GB PC에서 브라우저 탭과 프로그램을 열수록 반응이 느려지는 이유입니다. 과거에는 컴퓨터의 책상이 좁았습니다. 프로그램도 필요한 서류만 펼치도록 설계해야 했죠. 그런데 메모리 가격이 내려가고 PC의 기본 용량이 커지면서 책상도 계속 넓어졌습니다. 윈도우는 그 위에 더 많은 물건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보안 기능과 검색 색인, 클라우드 동기화, 위젯, 각종 백그라운드 서비스가 추가됐습니다. 오래된 하드웨어와 프로그램까지 지원해야 했고요.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능도 운영체제 곳곳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각각은 나름대로 필요한 기능입니다. 윈도우는 특정 회사가 정한 몇 종류의 컴퓨터에서만 작동하는 운영체제가 아니니까요. 수많은 제조사가 만든 PC와 주변기기, 수십 년간 축적된 프로그램을 지원하려면 그만큼 많은 기능과 호환성 장치를 품어야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는 원인보다 결과가 먼저 보입니다. PC를 켜자마자 메모리의 절반이 사용되고, 브라우저 탭 몇 개를 열었더니 느려진다면 결과적으로 ‘무거운 운영체제’인 겁니다. 그동안은 더 넓은 책상을 사면 됐습니다. 윈도우를 가볍게 만드는 어려운 작업 대신 PC에 16GB 메모리를 넣으면 문제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죠.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갚아야 할 빚을 하드웨어 발전이 대신 갚아온 셈입니다. 그런데 이제 그 ‘넓은 책상’이 턱없이 비싸졌죠. 8GB 서피스가 논란의 제품이 된 이유도, 이 제품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응하려는 하드웨어이면서, 동시에 윈도우가 얼마나 많은 메모리에 기대고 있었는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오랫동안 기본형 맥에 8GB 메모리를 고집해왔던 애플은 ‘램크루지’라는 악명을 받았지만, 오랫동안 고수해온 정책이 운영체제를 가볍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됐습니다. 보급형 노트북 ‘맥북 네오’의 기본 램 용량 8GB가 넉넉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애플은 오랫동안 ‘좁은 책상’을 팔아왔죠. 하드웨어와 운영체제를 함께 설계하고, 제한된 메모리 안에서 일상적인 작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짠돌이’ 전략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하겠습니다. 실제로 맥북 네오는 무거운 전문 작업이 아닌 웹서핑과 문서 작성, 영상 감상 같은 용도에서는 비교적 설득력 있는 보급형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죠. 메모리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서, PC 제조사들은 높은 메모리 용량을 유지하고 노트북 가격을 올리거나, 용량을 줄여 가격을 방어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운영체제와 프로그램이 가볍다면 큰 이점이 되죠. 때문에 당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다른 제조사들보다 입장이 더 궁색해 보입니다. 서피스라는 하드웨어를 만들면서 윈도우 OS의 개발사이기 하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가 무거워서’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한다면, 따가운 눈총을 받을 테니까요. “왜 진작에 좀 최적화를 해서 가볍게 만들어 두지 않았느냐”고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