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영조 때 호조 서리를 지내며
'전설의 아전'이라 불린 김수팽은 청렴함과 강직함으로
수많은 일화를 남겼습니다.
그에게 얽힌 네 가지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에도 귀감이 되는 삶의 지혜와 교훈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1. 직무를 소홀히 하지 않는 강직함
호조판서가 바둑을 두느라 공문서 결재를 자꾸 미루자,
김수팽은 대청으로 올라가 바둑판을 확 쓸어버렸습니다.
그러고는 무릎을 꿇으며 당당히 말했습니다.
"죽을죄를 지었으나, 결재부터 해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안위보다 공무의 시급함을 우선시한 그의 결기에
호조판서 역시 죄를 묻지 않고 즉시 결재를 해주었습니다.
이는 자신의 직책과 임무에 대한 철저한
책임감을 보여줍니다.
2. 원칙과 법도를 지키는 소신
어느 날 밤 숙직을 서던 중,
대전 내관이 찾아와 임금의 명령이라며 10만 금을 요청했습니다.
왕명이었음에도 김수팽은 시간을 끌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돈을 내주었습니다.
야간에는 호조의 자금을 출납할 수 없다는
법도를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절대 권력 앞에서도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단호한 소신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3. 기득권의 절제와 공생의 미덕
김수팽이 아우의 집에 들렀다가
마당에 가득한 염료 통을 보았습니다.
제수씨가 부업으로 염색 일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는 즉시 통을 엎어버리며 호통을 쳤습니다.
"우리가 나라의 봉록을 받고 있는데
이렇게 부업까지 한다면, 가난한 백성들은
무엇으로 먹고살란 말이냐!"
이미 공적인 혜택을 누리는 자는
타인의 생계까지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도덕적 의무와 공생의 미덕을
잘 나타냅니다.
4. 솔선수범과 공사 구분의 철저함
군비로 쓰기 위해 금과 은으로 만든
바둑쇠가 창고에 가득하던 때였습니다.
이를 검사하던 한 판서가 바둑쇠 하나를
슬그머니 옷소매에 넣었습니다.
김수팽이 용도를 묻자, 판서는 어린 손자에게
장난감으로 주려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김수팽은 금을 한 움큼 집어
자신의 소매에 털어 넣으며 말했습니다.
"소인은 내외 증손자가 많아 하나씩 주려면
이것으로도 부족합니다."
판서가 놀라 당황하자 김수팽은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습니다.
"대감께서 손자에게 주려는 것은
공적인 물건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대감께서 하나를 취하시면 참판도 가져갈 것이요,
관료들과 수백 명의 서리들 역시
가져가지 않겠습니까?"
자신부터 솔선수범해야 조직 전체의
부패를 막을 수 있다는 공사 구분의 엄격함을
일깨워 주는 대목입니다.

청렴의 길과 부패의 길.
어떤 길을 걷느냐에 따라 개인과 조직의 흥망이 결정됩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곧은 청렴 의식이야말로,
그 어떤 달콤한 유혹으로부터 나를 지켜내는
가장 단단한 자물쇠가 되어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