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자리에도 꽃은 피어난다

수십 년 동안 함께 해온 앵두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보니 껍질 한쪽만 겨우 붙든 채 있는
가지를 보고는 이대로 말라 죽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따스한 봄볕이 감돌자 놀랍게도 그 메마른 가지에서
푸른 새잎과 함께 고운 꽃망울이 터져 나왔습니다.
겉보기엔 완전히 부러진 듯 보였어도,
조금이나마 뿌리와 이어진 결을 통해 흙 속의
영양분을 흡수한 덕분이었습니다.
우리 삶에도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에 눌려
모든 것이 쉽게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 있습니다.
깊은 상처 앞에 주저앉아 더는 버틸 힘이 없고,
여기서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닐까
두려운 날들 말입니다.
하지만 어떤 시련도 살아내고자 하는
뿌리까지 쉽게 꺾을 수는 없습니다.
상처받은 그 자리 너머로도 생명은 쉬지 않고 흘러,
다시 딛고 일어서게 만듭니다.
삶에서 붙들 수 있는 작은 희망이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힘겨운 계절이 지나고 나면, 당신만을 비춰줄
따스한 봄날이 꼭 찾아올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