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시코기는 어려 보이는 귀여운 외형과 달리 영국의 최고령, 즉 가장 오래된 견종이다. 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얼마 전 서거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삶의 첫 반려견과 마지막 반려견을 모두 웰시코기로 선택했다. 오늘은 여왕이 평생 사랑한 반려견, 웰시코기에 대해 알아본다.
웰시코기는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 유래됐다. 그렇다 보니 ‘웰시’와 난쟁이 개라는 뜻의 고대 켈트어 ‘코기’를 합성해 웰시코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를 보아 웰시코기의 역사는 켈트족이 영국으로 이주한 BC 6세기경으로 추정된다.
당시 웰시코기는 목장에서 소의 뒷발꿈치를 물어서 무리를 이동시키는 목축견 역할을 했는데, 다리가 짧다 보니 다른 개들보다 소들의 다리 사이를 이동하기 수월했으며 그만큼 소몰이 실력도 뛰어났다.
초기에는 다리 짧은 웰시코기가 다수였지만 19세기 후반 영국 웨일스 남서부 지방인 카디건과 남부 지방인 팸브로그셔에서 각각 웰시코기를 개량했고, 20세기부터는 각 지역 이름에서 유래된 웰시코기 카디건과 웰시코기 펨브록으로 분류되었다.
<펨브록>
웰시코기 펨브록과 카디건은 잘 모르고 보면 단일종으로 보이지만, 몸집과 귀 모양, 털 색이 살짝 다르다. 거친 바위 지형인 카디건에서 개량된 웰시코기 카디건은 몸집이 조금 더 크고 털 색이 다양한 반면, 평평한 지형인 팸브로그셔에서 개량된 웰시코기 펨브록은 체구가 그보다 조금 작고, 귀가 뾰족하다. 과거에는 펨브록이 꼬리 단미를 해서 꼬리만으로 두 견종을 구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단미를 하지 않아서 꼬리만 봐서는 구분이 어렵다.
웰시코기는 공통적으로 쫑긋한 큰 귀에 긴 주둥이, 여우 같은 얼굴을 가졌다. 또 닥스훈트처럼 다리가 짧고 체장이 길어서 걸을 때마다 좌우로 흔들리는 엉덩이가 치명적일 정도로 사랑스럽다.
웰시코기는 단모종이지만, 짧고 부드러운 속털과 길고 거친 겉털을 가진 이중모견이라 겨울에 추위를 덜 타며, 털이 어마어마하게 잘 빠져서 털갈이 시즌 외에도 돌돌이를 스마트폰처럼 지참해야 한다.
웰시코기 카디건의 경우 털색이 흰색, 갈색, 검정, 붉은색, 점박이 등으로 다양하지만 펨브록은 거의 갈색 아니면 검정이다. 또 흰 털이 머리 중앙과 가슴, 다리 끝부분을 장식한 것처럼 자라 있는 경우가 많다.
웰시코기 펨브록은 1살이 되면 체고 25~30cm, 무게 10~12kg의 성견으로 성장한다. 카디건은 그보다 살짝 큰 체고 27~32cm, 무게 11~17kg까지 자란다. 평균 수명은 12~15년이다.
웰시코기의 짧은 다리는 우성인자라서 다른 견종들과 교배해도 짧은 다리로 태어날 확률이 높다. 그만큼 유전 질환이 생길 가능성도 커서 백내장과 녹내장, 요로 결석, 심장 질환을 주의해야 하며, 식성이 좋아서 비만이 되기 쉽기 때문에 식이 관리와 운동을 잘 시켜줘야 한다.
또, 웰시코기는 다리가 짧고 허리가 길어서 추간판 헤르니아와 관절염, 슬개골 탈구 등에도 걸리기 쉽다. 그러니 웰시코기와 산책을 할 때는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거나 계단을 심하게 오르내리는 등 무리한 운동은 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웰시코기는 목축견 출신이라 활발하고 활동적이다. 또 총명하고 판단력이 뛰어나서 훈련 혹은 개인기 교육도 수월하며, 가축을 지키는 역할도 했기 때문에 용감한 모습을 보일 때도 많다. 무엇보다 수세기 이상 인간 사회에서 자랐기 때문에 사람을 잘 따르고, 장난치기를 좋아하며 공격성도 적어서 어린아이들과 같이 둬도 잘 지낸다.
특히, 웰시코기는 주보호자에게 진돗개 못지 않은 충성과 복종, 애정을 갖는다. 하지만 일부 아이들은 보호자에 대한 애착이 변질되어서 다른 강아지들에게 질투심을 갖거나 보호자가 외출하면 심한 분리불안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 목축견일 적 습관으로 입질이 있는 편이며 특히 눈앞에서 다리가 왔다갔다 거리면 소몰이 할 때의 본능으로 자기도 모르게 물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웰시코기 카디건은 살짝 여유롭고 내성적인 성격인데, 펨브록은 다정하고 활발해서 사교성이 좋다. 그래서 카디건보다 인기가 높고 반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웰시코기는 중형견에 목축견이라 활동량이 굉장히 높다. 그래서 하루 최소 1시간, 기본 2시간 정도는 산책 시간에 투자해야 한다. 산책이 어렵다면 터그놀이나 공놀이 등을 해서라도 에너지를 소모하게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쌓여서 물건을 물어 뜯거나 격한 땅파기 같은 행동으로 항의할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허리가 길고 관절이 다치기 쉬우니 무리한 운동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또 다리가 짧아서 더운 여름에 산책을 하면 길바닥의 열기가 배에 전해져 체온이 올라가고, 결국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그늘로 다니거나 해가 진 저녁 산책 시간을 이용한다.
사실 웰시코기는 실내견으로 그리 추천하지 않는 견종이다. 털 빠짐이 굉장히 심하고, 활동 에너지가 높아서 산책량이 조금만 부족해도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목축견일 적 몰이본능 때문에 발목을 보면 물려고 하며, 짖는 소리도 우령차다.
게다가 식욕도 왕성해서 음식을 상 위에 올려두고 잠깐 자리를 비우면 웰시코기에게 처참하게 털린 빈 상을 볼 수 있다. 만약 웰시코기를 실내에서 반려하기로 결심했다면 매일 위 같은 문제와 전쟁을 치를 수 있다는 것을 미리 대비해두자. 또 웰시코기는 비만이 되기 쉽기 때문에 자율배식보다는 시간을 정해 급여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웰시코기 보호자에게 추천하는 강아지 용품1)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사료를 정량씩 급여해주는 자동급식기2) 실내에서도 반려견 운동을 도와줄 강아지 전용 트레드밀3) 수시로 씹기 본능에 휩싸이는 반려견을 위한 개껌4) 웰시코기의 치명적인 뒷태를 생생하게 담아줄 액션캠5) 관절이 약한 반려견을 위한 관절 영양제와 관절 건강용 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