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 시절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냉동 만두 몇개 사왔습니다.
여러분들은 자대에서 냉동식품을 뭐라고 불렀나요?
자대마다 부르는 명칭이 다 제각각인데요.
제가 생활했던 자대에서는 냉동식품을 '띵'이라고 불렀습니다.
전자렌지에 돌리면 '띵'소리가 나면서 완성이 되니깐
'띵'이라고 불렀습니다.
'띵' 소리가 나면 흔히 '짬찌'라고 불리우는 짬밥찌끄레기 막내 라인들은
분주히 움직여야 합니다. 긴장하고 '띵'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거죠.
이등병 시절을 떠올리며 사 온 첫번째 '띵'입니다.
비비고에서 나온 찐만두입니다.
전자렌지에 간편하게 돌려서 먹을 수 있도록 나왔네요.
군 생활시에 비비고가 있었나? 고향만두만 기억이 나네요.
냉동식품 하면 이등병 시절이 떠올리게 하는 이유는
바로 격주에 한 번씩(?) 주말에 했던 '이등병의날' 때문인데요.
각 소대 이등병들을 전부 모아서 PX에서 선임 눈치 볼 것 없이
냉동식품과 과자들을 마음껏 즐기라고 이등병들을 배려해서 만든 날이죠.
저는 전투공병으로 지뢰병이라고 해서 지뢰 지대 폭파장치인 미클릭을 보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생겼어요ㅋㅋ)
한번은 그 당시 부사관에게 미클릭 보수작업을 배우는데,
한여름 땡볕에 등에 2도화상을 입었습니다.
햇빛에 2도 화상이라니, 상상이 가시나요. 얼마나 긴장했는지 등이 익는줄도 몰랐던 거죠.
등에 붕대를 칭칭 감은 상태로 하단(내무실 방바닥) 걸레질을 하는데 당직사관이 병장급 선임들을 다 모아서 갈궜습니다. 왜 다친애한테 청소를 시켰냐는 것이죠.
쪼인트를 찼나?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왕고한테 찍혀서 군생활이 힘들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 생각 없는 상사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그 시기에 '이등병의날'에 같은 이등병들이 많이 힘이 되어줘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첫번째 띵 비비고 찐만두입니다.
정말 전자렌지에 돌려 먹기 편하게 나왔더라구요.
비비고 답게 맛도 좋습니다.
제가 군생활 하던 시절은 비비고가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군대에서는 비비고를 많이 먹을 듯 싶습니다.
전자렌지 돌리기에도 편하고 맛도 좋으니깐요.
제가 군생활 하던 시절 냉동만두 먹는 방법은 이렇게 간편하지 않았는데요.
냉동만두 봉지에 칼을 삭삭 그어서 칼집을 내고
PX 내부에 이런 클래식한 수도꼭지가 있는데, (지금 생각하니 이게 px 안에 있는게 신기하네요)
물을 봉지 내부에 아주 적절~한 양을 뿌린 후
봉지채로 전자렌지에 돌려줍니다.
그럼 겉바속촉까진 아니더라도 속촉은 완성이 되거든요.
두 번째로 사온 '띵'은 오뚜기 X.O.교자만두입니다.
'이등병의날'에 먹던 만두가 바로 이런 봉지형태의 만두였죠.
여기에 칼을 X자였나? 암튼 그런 형태로 칼집을 삭 내준 뒤에
수도꼭지에서 물을 아주 적절~하게 넣어준 후에 전자렌지에 돌려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추억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먹을 땐 제대로 먹는게 좋겠죠 !
찜기에 쪄 먹었습니다.
군대 뽀글이를 추억 삼아서 막상 전역 후 라면 봉지에 물을 넣고 뽀글이를 해먹으면?
사실 냄비에 끓여 먹는것보다 맛이 없잖아요 ㅋㅋ
그래서 만두도 그냥 쪄먹었습니다.
오뚜기 X.O.교자만두, 속에 육즙이 꽉 차있어서 맛이 좋네요.
처음 보는 것이 올해 나온 신상인 것 같은데,
봉지에 프리미엄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여서 구입했어요.
프리미엄이라는 문구가 붙을만 하네요. 맛있어요.
역시 만두는 쪄 먹는게 최고죠 ㅎㅎ
오랜만에 냉동 만두를 먹으며 과거 군대 시절을 생각하니 떠오르는 추억(?)들이 많네요.
마치 정글과 같은 분위기, 묵직한 압박감에 내무실 안에만 들어가도 숨이 막혀서 숨이 잘 안쉬어지던 그 느낌들.
'이등병의날'에 이것저것 집어서 막상 먹으려고 하니 다들 배불러서 겨우겨우 입에 넣어 배터지게 먹었던 기억들.
살면서 다시 겪기 힘든 색다른 추억(?)으로 남을 것 같네요.
+번외
건빵은 냉동식품이 아니지만, 추억을 공유해보고 싶어서 번외로 남겨둡니다.
다들 건빵을 부셔서 우유에 말아 먹는걸 무엇이라고 불렀나요?
제가 생활했던 자대는 '건빵뽀글이'라고 불렀습니다. 일명 '건뽀'
군대에서 '건뽀'를 만들어 먹었던 방법을 그림판으로 간단히 그려서 공유해 봅니다.
다들 어떤 방식으로 먹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