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PG 남영자 덕주임입니다. SSD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아주아주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인텔의 옵테인 SSD를 들어보셨거나, 혹은 직접 해당 제품들의 다나와 상품블로그를 살펴보셨을 텐데요. 이들과 관련 있을 수도 있는 인텔의 SSD 기술 이야기를 정리해왔습니다. 함께 살펴보면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1. 인텔의 옵테인 SSD?
인텔의 옵테인 SSD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지금 소개해드리는 Intel Optane SSD 900P, 905P가 되겠습니다. 900P는 480GB 용량에 약 80만 원, 905P는 최대 960GB 용량에 약 200만 원이라는비싼 값에 팔리고 있는데요, 인텔을 제외한 일반 소비자용 SSD 가운데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삼성전자 970 Pro 와 비교해도 5배 이상의 가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여러 파일을 동시에 읽고 처리하는 임의 읽기/쓰기 성능에서 다른 SSD의 수 배에 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개인용 저장장치 끝판왕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2. 성능의 원천은 바로 3D XPoint 메모리 기술
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3D XPoint 메모리는 인텔과 마이크론이 합작해서 개발한 메모리입니다. 이 두 회사의 관계는 3D XPoint 개발 이후 결별과 재결합이 번복되는 등 다소 복잡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3D XPoint 기술을 사용한 메모리와, 시제품은 인텔과 마이크론만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3D XPoint는 현재 대부분의 SSD에서 사용하고 있는 3D NAND 플래시 메모리 기술과는 다소 다른 개념인데요, 낸드 플래시 메모리처럼 전원이 차단되어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이면서도 처리 속도 면에서는 마치 DRAM과 비슷한 빠른 속도와 반응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기술입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DRAM과 NAND 사이 어디쯤 (성능면에서 DRAM에 조금 더 가까운곳)에 위치한 기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3. 지금도 최강인데, 다음에는 더 빨라진다고?
인텔이 최근 SSD 관련 발표에서 들고 나온 차트입니다. 파란색인 P4800X는 위에서 소개한 900P, 905P와 거의 동일한 성능을 보여주는 데이터센터/서버용 제품인데요. 임의 읽기/쓰기 성능이 약 500,000 IOPs에서 멈추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아래에 있는 노란 점선은 차세대 3D XPoint 기술을 활용한 제품의 성능 예상치인데요, 800,000 IOPs를 넘어서 차트를 뚫어버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무슨 뜻이냐 하면, 현존 최강 제품보다 최소 약 2배 더 빠른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요. PCIe 4.0 기술도 실현되었기 때문에, 성능을 뿜어낼 수 있는 기반은 구축되었고 이제 실제 제품만 등장하면 되는 상황입니다.
▲ 왼쪽은 인텔 905p의 벤치마크 결과, 오른쪽은 삼성전자 970Pro의 벤치마크 결과
위 이미지를 보면 순차 읽기/쓰기 성능은 삼성전자 970Pro가 더 빠르지만, 나머지 4KiB 임의 읽기/쓰기 성능에서는 인텔 905p가 월등히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 로딩이나 기타 실제 컴퓨팅 환경에서 인텔 905p가 더 우수한 체감 성능을 보여줍니다. 심지어 위 벤치마크는 인텔 905p가 42% 용량을 사용한 상태이기 때문에, 포맷 후 0%에서 측정했다면 차이가 더 많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말도 안 되게 비싼 가격으로 인한 최악의 가격 대비 용량은 문제입니다만, 성능만 보자면 최강인 것은 사실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905p보다 두배 이상 빠른 제품이 나온다면 어떨까요? PC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비쌀테니 우리가 맘 편히 사용하려면 최소 몇 년은 지나야겠지만요.
경쟁자인 삼성전자도 3D XPoint에 대응하기 위한 Z-NAND 기술과, 이것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고 있긴 합니다만, 이 또한 일반사용자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에 아직은 이렇게 이론과 벤치마크, 뇌피셜로만 신기술을 접해야 하는 것이 제 입장에선 좀 아쉽습니다.
4. 차세대 제품, 아마도 머지 않은 미래에 등장
인텔 옵테인 스토리지 로드맵에 따르면 다음 세대 옵테인 SSD인 ALDER STREAM은 쿠퍼레이크/아이스레이크와 겹치는 시기에 등장할 예정입니다. 쿠퍼레이크/아이스레이크 프로세서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텔의 다음 세대 옵테인 SSD 등장도 머지 않았다는 말이 됩니다. 개인적인 희망사항이 있다면, 차세대 제품은 꼭 제 손으로 테스트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구매하는 것은 로또에 당첨 되면 고려를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