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PG 남영자 덕주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SSD 가격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전망이 있어서 정말 그런지 살펴봤습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 정전으로 SSD 가격이 오른다?

몇몇 언론사가 해외 시장조사 기업인 트렌드포스의 보도자료를 인용하여 기사를 썼습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의 정전으로 인하여 SSD 가격이 오를 전망이라는 내용인데요. 최근 PC 부품 가운데 그나마 SSD가 가격이 착했는데 갑작스런 악재라니 선뜻 걱정이 앞섭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트렌드포스의 원문을 보고 왔습니다.

우선 원문을 보면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의 정전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SSD 가격에 영향이 있을 가능성도 있긴 있다' 정도의 내용입니다.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다소 조심스럽고 소극적으로 예측하는 수준입니다. 언론사들이 마치 SSD 가격이 당장 오를 것처럼 기사를 쓴 것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은 SSD에 사용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생산하지 않습니다. 다만 SSD 컨트롤러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있습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 공장은 전 세계 300mm 웨이퍼 생산량의 약 5% 가량을 담당하고 있는데, 공장이 약 1주일 가량 정전되면 전세계 300mm 용량의 1~2%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는군요. 그 중에서도 SSD 컨트롤러는 더 일부일 것입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이번 정전에 미리 대응 준비를 해서,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리드타임이 약간 늘어나는 정도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고객사들이 급히 물건을 찾을 경우 인상된 가격을 받아들여서 (고객사가 삼성전자에 더 비싼 값을 지불하고) SSD를 구매할 수도 있고, 그러면 SSD 시장에 가격이 변동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일리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트렌드포스가 다른 보도자료에서 2021년 낸드플래시 시장 가격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1년 1분기에 -5~10% 정도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실제로도 최근 SSD 가격이 많이 내려갔지요. 

이처럼 가격이 내려가는 시장 상황에서 국지적인 이슈로 SSD 전체의 가격이 갑자기 반등할 것으로 분석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접근일 수 있습니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2021년에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한 상황이기 때문에 수요가 공급을 앞선다고 말을 바꾸기도 어렵습니다. 실제로 메모리 제조사들이 낸드플래시 생산량에 집중하다 보니, 디램은 생산량이 늘지 않을 것으로 여겨져서 디램 가격이 오르고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낸드플래시 가격까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그래서 종합해 보면 이번 정전이 SSD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만약 영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주 미세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정전이 발생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은 낸드플래시 모듈이 아니며, 그 대신 SSD 컨트롤러 생산라인이 있긴 하지만 이번 정전에 미리 대비해서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으며, 낸드플래시 시장이 이미 공급 과잉이어서 2021년 1분기에 -5~10%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트렌드포스가 보도자료에서 가격 인상에 대해 조심스럽게 언급하는 이유도 아마 비슷할 것입니다. 만약 가격에 영향을 준다고 하더라도 가격 하락 폭이 줄어드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이것은 오피셜이 아니라 제가 개인적으로 분석한 의견이기 때문에 실제로 낸드플래시 제조사나 유통사가 이번 일로 가격을 실제로 조정할 것인지, 어느 정도로 조정할 것인지, 그래서 실제로 SSD 가격이 얼마나 변동될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금 SSD 가격이 매우 착하기 때문에 필요하시다면 500GB~1TB 정도를 미리 구매해두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