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와 20주년을 축하하면서 오랜만에 삼보 애버라텍 2300을 꺼내보았습니다.
2007년초에 폐암으로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한달에 절반은 병원에 입원하곤 했었습니다.
가뜩이나 번역 작업까지 맡아서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은 없고... 해서 처음으로 노트북을 구입했지요.
병실에서 사용하기 위해 입원 전날 컴퓨터상가에 가서 삼보에서 나온 애버라텍 2300을 백만원 정도 주고 구입했습니다.
한번 항암주사를 맞으면 40시간 가까이 걸리는 터라 한쪽 팔에는 계속 수액을 맞으면서도 노트북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작업했던 기억이 지금도 어제일처럼 생생합니다.
사용을 많이 하지 않아서 외관도 낡았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컴퓨터가방은 벌써 낡아서 두번이나 교체를 했는데 말이죠...
화면을 180도로 펼쳐놓은 모습... 무겁기는 왜 이리 무거운지... 애버라텍 2300 마크가 아직도 선명합니다.
CPU는 샘프론 3500+... 듀얼코어도 아닌 싱글코어였지요.
게다가 램은 2G... 그것도 처음엔 512m 2개인 것을 1G 2개로 교체해서 2G가 된 것입니다...
컴퓨터 이름에 zhangfu는 대장부라고 할 때 장부의 중국어 발음입니다. 짱푸라고 읽는데 중국어로는 남편이라는 뜻입니다.^^
지금도 잔 고장 하나 없이 작동은 잘 됩니다만 이젠 너무 나이가 들었지요...
원래는 윈도우 비스타가 깔려있더 것을 윈7로 바뀠습니다. 윈도우10을 깔아보니 램 용량이이 부족해서 도저히 안 되겠더군요... 다시 윈7로 복귀해서 비상용으로 책상 옆에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그래도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이 노트북으로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의뢰받은 책 한권을 다 번역하고 출판했으니 제 몫은 다 했지요. 그후 집사람이 작업용으로 사용했지만 로딩 시간이 너무 길어서 도저히 못 쓰겠다고 불평하기에 몇년 전에 아수스 A555L-DM2536 노트북으로 교체하고 이 녀석은 어쩌다 한번씩 꺼내 보면서 추억을 회상하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내년쯤에 새로 노트북을 하나 장만하면 이 녀석을 쓸 일은 아마도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첫 노트북인테다가 몸이 아픈 상황을 같이 버틸 수 있게 해 준 녀석이라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