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중학생이던 저한테 pc는 친하면서도 어려운 존재였죠. 그저 전원을 키고 게임할때는 둘도 없는 친구로서 친숙했지만 블루스크린을 보거나 본체 커버를 열기만 해도 어지러운 내부의 모습에 겁먹고 무서워했던 기억이 남아있네요. 그만큼 pc에 대한 아무런 지식없이 그저 사용할줄만 아는 사실상 컴맹이였습니다. 조립컴이라는 개념도 없었고 그저 만들어진 완본체로만 컴퓨터가 판매되는 줄 알고 있었으니까요 ㅋㅋㅋㅋ
이 친구를 만난건 2009년 겨울, 갑자기 잘 사용하던 pc의 수명이 다하자 아버지께서 삼성매장에 방문해 구매하셨습니다. 삼성전자 매직스테이션 슬림 제품으로 당시 모니터도 그렇고 본체도 그렇고 약간 밝은 회색? 하얀색의 색상에 굉장히 두꺼운 본체만 접해본 제게 굉장히 슬림한 DM-Z200의 첫 인상은 아름다웠어요. 당시 가격대도 130~140만원 정도에 구매해 너무 어마어마한 제품으로 보여 처음 몇달은 이걸 내가 사용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애지중지하면서 사용했었네요.
여담으로 당시 형 방, 제 방 따로 있던터라 고등학생인 형방에 pc를 설치했었는데 그것때문에 제 방에 설치해달라고 며칠 삐져서 말도 안했던 철없던 기억도 갑자기 떠오르네요.. 지금생각하면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서 글자크기를 줄였습니다 ㅋㅋㅋㅋㅋ
다나와를 이 pc덕에 알게 되었는데 사용을 하면서 pc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당시 140이라는 가격이 굉장히 컸기 때문에 더 저렴하게 구매를 할 수 없을까? 찾아보다 조립컴퓨터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고 결국 다나와까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처음 견적을 내봤을때 완본체로 구매할때보다 같은 부품으로 견적을 내보니 가격차이가 나길래 굉장히 깜짝 놀랐습니다. 이정도로 차이가 나는데 조립컴퓨터를 사지 않고 완본체를 살까? 하는 의문이 들었구요. 근데 생각해보면 지금과는 다르게 당시에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터라 조립컴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현재 pc를 구매한다 하면 다나와에서 각 부품들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하면서 도착한 부품들을 조립하고 하는 당연한 과정을 정말 어려워하고 무서워했었습니다. '고장나면 그냥 삼성에 맞기면 되잖아 조립컴은 어떻게 수리를 해?', '당연히 브랜드 제품이 좋겠지' 하는 생각도 한편에 편견처럼 박혀있었구요.
살짝이지만 어느정도 알고 있는 지금생각하면 말이안되는 고민이고 소리같지만 저때는 정말 막막했었네요. 저때의 느낌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제게 pc물어보는 지인들한테 오지랖이라면 오지랖이겠지만 더 나서서 도움을 주고 있네요. 귀찮기도 하고 문제가 생기면 피곤하기는 하지만 관심없는 분들한테는 진짜 막막한 부분인걸 잘 알고 있어서 어쩔수없이 도와드리게 되는것 같아요.
다나와를 만나게 해주고 주변분들께 오지랖을 부리는 피곤한 성격을 만들어준 DM-Z200을 살짝 보여드릴게요.
잘빠진 슬림한 자태. 당시 얇은 본체를 처음봤던터라 정말 애지중지 했었는데 아직도 변함은 없네요.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ODD DVD-Multi. 그때는 필수였죠.
멀티카드리더기도 있고 포트들도 있고 항상 이렇게 숨겨져 있었던것 같아요. 저 커버를 열고 사용하다 보니까 몇개 부러뜨리기도 했었네요 ㅎㅎ
DM-Z200의 이름표입니다. 그저 영어와 숫자로 뭐가 써있는 건지도 몰랐던 적이 있었죠.
본체 옆판 잠금장치도 있습니다. 레버를 당겨야 잠금이 풀려 열 수 있습니다.
내부를 열어보니 제 pc와 다르게 굉장히 견고하게 고정이 잘 되어있네요...
270W의 PST-270DHF9. 크기가 참 앙증맞습니다 ㅋㅋㅋㅋ
폭스콘 N15235 메인보드
자그마치 590의 그래픽클럭을 가진 GeForce G210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워낙 고령이기도 하고 몸이 약하셔서 만지지 말라는 경고를 하고 있네요
시금치가 외롭게 홀로.. 2G의 램 하나만 박혀있네요.... 4G였던것 같은데 사용하지 않으면서 주변분께 하나 빼서 드린것 같아요. 컴퓨터 작동은 되게 하나라도 남겨놨던것 같아요.
씨게이트의 500GB짜리 HDD가 단단히 고정되어 있습니다.
인텔 쿼드코어 Q8400.... 진짜 오랜만에 보는것 같네요. 당시 정말 잘 사용하고 사양 좋다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시간이 참 많이 흘렀구나 싶습니다.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이게 뭐라고 못버리고 있었나 싶은데 폴더들 뒤적뒤적 거리다 보니 사진들도 저장되어 있고 문서들도 있고 오랜만에 짧게 나마 추억여행 하고 온 듯한 기분이드네요. 오랜만에 pc를 키고 뒤적뒤적 거리니까 아버지께서도 옛생각이 나시는지 이런저런 이야기 나눴습니다. 자리만 차지하고 사용할일도 없어서 언제 버릴까 생각했었는데 추억도 많이 쌓여있고 언젠가 부모님과 도란도란 나눌 이야기거리가 될 것 같아서 이번에도 버리기는 불가능할것 같네요.
이번 인증글을 마치면서 DM-Z200과의 추억을 다시 깊은곳으로 넣어두겠습니다. 다나와 조립pc포럼에 이 글이 남아있다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이 글을 볼 미래에는 오늘 5월 5일 어린이날이 추억의 한페이지가 될것같습니다.
좋은 기회로 부모님과 추억을 돌이킬수 있게 해준 다나와께 감사드리고 추억을 하나 더 쌓았다는 점에대해 다시한번 더 감사를 드리며 다나와 창립 20주년 기념 여러분의 20년 글을 마치겠습니다. 20주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