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임시로 사용 중이었던 USB 메모리스틱(킹스톤 DT50 32GB)이 슬슬 뻗을 기미가 보여서 급히 USB 메모리스틱을 둘 지르게 됐습니다. 임시 사용 전 가지고 있었던 게 트랜센드 JetFlash 780 8GB 짜리 및 256GB 짜리였는데, 이게 특정 시스템에서 호환성 문제가 있는지 사용 중 USB 포트 전체가 일시적으로 먹통이 되는 문제가 발생하여(다른 시스템에선 멀쩡했는데 집 데스크탑에서만 그랬습니다. 메인보드와의 호환성에 뭔가 문제가 있는 듯.) 부득이하게 다른 물건으로 알아보게 됐습니다.
다만 괜히 이상한 걸 골라집었다간 속 뒤집어질 게 훤히 보여서 주요 자료 저장용의 경우 몇 가지 요건으로 좁혀봤는데...
- 쓰기 속도가 속 뒤집어지지 않을 정도로(이전에 사용했던 JetFlash 780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와야 함.
- 가급적 MLC 낸드, 혹은 TLC 낸드라 해도 3D 낸드.
- 용량은 100GB 이상.
위 요건으로 좁혀보면 나오는 게...
- 리뷰안 UX200, UX200P, UX300
- 커세어 Voyager GTX 3.1
- 트랜센드 JetFlash 780, 920, 930C
요 정도 선으로 나오는데, 리뷰안의 경우는 850X1 SSD로 반짝 떴던 거 외에는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보이는데(정확히는 그 이후에 나왔던 것들이 거의 묻혔던 걸로...) 관련 정보도 지독하게 찾기 힘들고 아무래도 신뢰도 자체가 좀 미심쩍기도 하니 재켰고, 트랜센드의 경우 앞서 언급했던 특정 시스템과의 호환 문제 의심 및 JetFlash 930C의 경우 고리를 걸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구조라 재켰고, 마지막으로 허세어의 경우 심란한 가격이 문제였는데, 128GB 기준으로 87,000원이었습니다.
근데 종합적으로 따질 경우 그나마 뒤탈이 적을 것으로 보이는 게 허세어 Voyager GTX 말고는 없을 것 같아서 결국 비싼 돈 쳐들이고 지르게 됐습니다. OS 설치 전용으로 써먹을 물건까지 낑겨서요. OS 전용으로 설치하려고 지른 물건도 동일 용량의 다른 USB 메모리스틱 대비 비교적 비싼 편에 속하긴 합니다만.
그렇게 해서 지르게 된 두 물건인데... 내용물을 보고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진으로는 감이 안 잡히실수도 있는데, 오른쪽의 저 물건이 생각보다 제법 크더군요. 크기만 큰 게 아니라 무게도 USB 메모리스틱 치곤 뭔가 묵직하게 느껴졌습니다.
뒷부분. 어떻게보면 두 물건의 특성을 어느 정도 알아챌 수 있는 부분으로, 왼쪽의 Voyager Slider X1의 경우 용량별로 내용물을 어느 정도 쑤셔박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나와있어서 이 물건은 성능이 구릴 것이란 걸 짐작할 수 있고, 오른쪽의 Voyager GTX의 경우 최대 성능이 이 정도 나온다는 것을 그래프로 보여줌으로써 성능을 주로 내세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덤으로 저 물건이 몇 안 되는 3D 낸드를 탑재했다고 공식적으로 당당하게(?) 밝힌 물건이기도 합니다.
성능 얘기가 나온 김에... 오른쪽 물건의 정식 명칭이 'Voyager GTX 3.1'인데... 3.1 부분만 보면 진짜 USB 3.1(10Gbps) 지원인가 싶겠지만, USB 3.0(5Gbps) 지원입니다. USB 3.1 Gen 1이니 USB 3.2 Gen 1이니 이딴 식으로 많이 보이던데, 규격 만든 놈들의 뚝배기 깨진 그지같은 농간짓거리다 판단하여 극심하게 아니꼬와서 어디 가서도 그냥 USB 3.0, USB 3.1, USB 3.2(각각 5Gbps, 10Gbps, 20Gbps) 요런 식으로 표시해놓고 있습니다.
어쨌든 문제의 돌덩어리... 크기가 위와 같은데, 아래에 깔려있는 게 신용카드와 같은 크기입니다. 즉, USB 메모리스틱이란 물건이 길이는 신용카드보다 아주 약간 짧으면서 폭이 신용카드 반 정도 되는 크기를 자랑한다는 겁니다.
재질 자체도 범상치 않은데, 공식적으로 아연 합금 재질의 외장이라 소개하고 있으며, 뚜껑 부분도 열고 닫을 때 딱 소리 나는 그런 구조가 아니라 무슨 고무 같은 게 감싸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USB 메모리스틱 치곤 좀 묵직한 느낌이 들었던 게 이 때문인 듯 하며, 관련 사항은 자세히 언급되어있지 않지만 러기드 사양에 가까운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토록 비싼 게 어느 정도 설명이 될 법도 한데...
근데 무게가 좀 나가는만큼 장시간 연결하면 문제가 생길 것 같이 보이는 게, (PC 케이스 기준으로) 위에서 아래로 세워서 꽂는 구조라면 그나마 덜하겠지만 보통 정면으로 꽂는 구조가 많고 측면(대부분 포트 배치가 세로)으로 꽂는 구조도 있던데, (만듦새가 개판이라면) 포트 휨 혹은 접촉 불량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물건끼리의 크기 비교.
공식 사이트에서는 SSD급 성능을 낸다고 자랑(?)하던데, 아닌 게 아닌 것이 몇몇 사양 확인 유틸리티에서는 저 물건을 실제로 SSD로 인식합니다. 위의 경우도 연결된 건 USB 3.0 쪽으로 연결된건데 인식되는 건 SATA 기반으로 인식됩니다. 내부 컨트롤러 자체가 SSD에 박히는 것과 비슷한 물건인 듯 한데, SSD 정보 확인 유틸리티에선 파이슨 컨트롤러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됩니다.(세부 모델은 확인 불가) 실질적으로 휴대용 SSD에 가까운 물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쓰기 성능의 경우 어지간하면 수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는 배제하는 주의라 벤치마크 툴은 활용을 하지 않고있고, 저장된 자료들 기준으로는 순간적으로는 200MB/s까지 올라가긴 하나 평균적으로는 60MB/s 정도에 머무르는 게 확인된 바 있습니다.(이것도 자료 이동 중 일 때문에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남기지 못함) 아마 낸드 한계상 그런 것으로 보이고, 표기상으로는 '최대' 390MB/s까지 나온다고는 합니다만 이것도 경우에 따라 편차가 극과 극으로 갈릴테고, 임시로 써먹었던 싸구려 USB 메모리스틱보다는 '훨씬' 잘 나오는고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 이걸 어느 메뉴에 올려야 하는지가 좀 애매모호하긴 했습니다만, 물건 하나의 성격이 SSD에 가까운 물건이라 이 쪽으로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