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iel SOUND REVIEW
정통 음향기기 제조사 제품을
예전에는 게이밍 헤드셋 하면 게이밍기어 제조사 제품을, 음악 감상용으로는 정통 음향기기 제조사 제품을 고르는게 정석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게이밍기어도 음악 재생 성능에 신경쓴 기본기 탄탄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더군요. 변화에 무던한 정통 음향기기 제조사들도 이제는 게이머들의 귀가 예민해진걸 눈치채고는 게이밍기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제품인 EPOS 젠하이저 GSP 600 게이밍 헤드셋이 그런 노력 중 하나랍니다.
EPOS 젠하이저 GSP 600 게이밍 헤드셋은 음향기기 명가 젠하이저가 게이머들의 귀를 사로잡기 위해 야심차게 출시한 제품입니다. 사실 EPOS 라인업은 젠하이저가 몇 년 전부터 PC/콘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출시되고 있었는데요, 이 녀석도 출시 자체는 2018년에 한 제품입니다.
판매가는 약 15만 원대부터 시작하고 있으며, 3.5mm 유선 연결을 지원하는 기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헤드셋입니다. PC 또는 콘솔, 그리고 사용자에 따라서는 스마트폰(젠더가 있다면 말이죠)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활용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품 스펙은 밀폐형 인클로저에 200*90*190mm의 크기와 395g의 무게, 28옴 저항, 10~30,000Hz 응답 특성, 10~18,000Hz 입력이 가능한 마이크 등이 있습니다.
EPOS 젠하이저 GSP 600 게이밍 헤드셋의 구성품은 헤드폰 본체와 2.5m 길이의 3극 오디오/마이크단자 구성의 3.5mm 케이블, 1.5m 길이의 4극 3.5mm 케이블, 사용설명서가 있습니다. 대개 실내에서 사용하게 될 제품의 특성상 파우치 등의 추가 구성품은 딱히 필요없지요. 하지만 15만 원 정도의 판매가라면 챙겨줬어도 좋을 뻔했습니다.
게이밍 헤드셋이라면 우선 헤드밴드와 이어컵을 살펴봐야 합니다. 이 녀석의 헤드밴드를 보면 장력을 약간 조절할 수 있는 조절부와 푹신한 쿠션, 그리고 위에 뚫린 구멍이 인상적입니다. 다른 게이밍 헤드셋의 경우, 극단적으로 쿠션을 두껍게 하거나 이중 프레임 구성을 선보이는데 젠하이저의 선택은 다르더군요. 착용감의 경우, 위로도 옆으로도 압박이 심하지는 않은 편이며(장력을 세게 조절하면 약간의 압박감은 생깁니다), 이어쿠션은 통기성이 있는 재질이 아니기 때문에 오래 착용하면 귀가 따끈해지기 시작합니다. 이외에는 훌륭한 느낌이네요.
EPOS 젠하이저 GSP 600 게이밍 헤드셋의 왼쪽편에는 각도 조절을 할 수 있는 마이크가 있습니다. 길이 조절은 할 수 없지만, 감도가 나쁘지는 않네요. 밤시간에 게임을 즐길 때도 음성채팅을 원활하게 할 수 있습니다. 3.5파이 오디오 입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있는 분들이라면 추가 증폭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제품 오른쪽에는 볼륨 조절 다이얼이 있습니다. 게이머들에게는 헤드폰의 인라인 컨트롤러가 거치적거린다는걸 젠하이저가 눈치챈 듯하네요. 약간 힘을 줘서 돌려야 하는거 빼면 디자인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제품 옆쪽에는 금속 재질로 이루어진 멀티조인트힌지가 있습니다. 각도가 부드럽게 조절되기 때문에 귀에 착 달라붙는 느낌을 주며, 금속 재질이라서 내구도도 좋아보이죠.
EPOS 젠하이저 GSP 600 게이밍 헤드셋의 소리는 깔끔하고 확 퍼지는 특징적인 소리가 눈에 띄네요. 대부분의 게이밍기어에선 저음에 집중해서 웅장한 느낌을 주려는 의도가 잘 느껴졌는데, 이 제품의 경우에는 젠하이저의 다른 라인업과 비교해도 저음이 특출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깔끔한 음색을 위해 크게 부풀리지 않은 느낌이 들며, 젠하이저의 탄탄한 느낌만 남겨둔 편이네요. 젠하이저 치고 플랫한 성향입니다.
저는 게이밍 PC에서 트리플 A급 패키지게임과 온라인게임 몇 종을 플레이해 봤습니다. 조만간 12세대로 교체하고 싶어지는 국민사양 인텔 10세대 게이밍PC에서 즐길 수 있는 스팀게임들에서 제법 괜찮은 느낌을 보여주었습니다. 음질이 특히 몰입감에 영향을 주는 DJMAX RESPECT V같은 리듬게임에서 주변 소리를 차단해 줘서 아주 좋고요, 오버워치 등의 e스포츠 게임에서 보이스챗을 할 때도 불편함이 없네요. 특히, 오래 착용해도 부담 없는 압박과 귀가 피로하지 않은 적절한 수준의 자극이 말이죠.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저음이 부족하지 않은 편이라 웅장한 느낌을 느끼려면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중음역은 평이한 수준이며, 적절한 공간감이 형성되어 있어서 보컬의 특성에 따라 약간 멀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Demant EPOS의 인지음향을 적용해 방향감을 위한 튜닝이 적용되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널찍한 공간감과 잘 정돈된 듯한 정위감에서 느낄 수 있네요. 해상력은 이정도 가격의 게이밍 헤드셋 치고 엄청나게 좋은 편이라 고음질의 음악을 아낌없이 사용한 게임에서 훌륭한 품질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역시 정통 음향기기 제조사라는 느낌이 드네요. 물론, 음악이나 영화 감상에서도 좋은 인상을 줍니다.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대개 스피커 외적인 부분에 있습니다. EPOS 젠하이저 GSP 600 게이밍 헤드셋은 3.5mm to 2.5mm 케이블을 쓰는데, 헤드폰에 장착되는 2.5mm 단자는 깊게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에 타사 케이블을 쓰기어렵다는 점이 첫번째고요, 두번째로는 마이크에 노이즈가 약간 섞여들어가는 일이 잦다는 점이예요.
하지만 음질 쪽에서 가성비가 떨어지는 편인 여느 게이밍헤드셋들과 비교해서 우월한 음질을 보여주는 면은 대체 불가능한 장점이랍니다. 정통 음향기기에서 빈약했던 정위감을 중심으로 한 게이밍기어적인 특성을 조금 챙기고, 착용감 개선에 혼을 쏟아넣은 듯한 결과물이라서 더욱더 마음에 들고 말이죠.
제품 외적인 특징을 찾아보자면, CLOUD9 레인보우식스 팀에서 사용하는 헤드셋 브랜드라는 특징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EPOS 젠하이저 GSP 600 게이밍 헤드셋을 살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도 정통 음향기기 제조사의 헤드폰을 사용하는 일이 잦았는데요, 재밌는 음악을 위한 튜닝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사운드플레이를 하기는 어렵다는 점과 착용감이 대개 좋지 않다는 단점을 EPOS 젠하이저 GSP 600 게이밍 헤드셋으로 바꾸면서 상당 부분 해결했습니다. 여느 게이밍기어의 RGB LED 감성이 꼭 필요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추천드릴 만하네요.
제품 살펴보기 >>>
http://prod.danawa.com/info/?pcode=5968195
https://smartstore.naver.com/eposkorea/products/4974270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