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드릴 제품은 탕주 Tangzu 와 디비누스 Divinus 의 콜라보로 탄생한 두보 FuDu verse 1 유선 이어폰 입니다.
하이브리드 이어폰으로써 제법 정석적인 1DD + 2BA 설계를 바탕으로, 탕주의 당삼채 이어팁과 디비누스의 벨벳 이어팁이 함께 제공되는 화려한 구성품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동봉된 두 이어팁 세트의 가격만 합쳐도 4만원에 달하다보니, 10만원 초반대에 책정된 두보의 국내 정발 가격은 꽤나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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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TForce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탕주 오디오는 저렴한 1DD '시민리'를 필두로, 당시에는 생소했던 평판형 드라이버를 일찍이 채택한 '측천무후'에 이르기까지 - 훌륭한 가격 대 성능비를 지닌 다양한 모델들을 성공적으로 런칭하면서 국내외로 개발 실력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이후로도 단일 드라이버 제품인 '상관완아', '장락공주' 등을 출시하여 시장에 이름을 알린 탕주는 이제 Zen 시리즈로 명명된 하이브리드 이어폰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제품들에서 이미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탕주는 언제나 자사 제품에 중국의 역사적 인물에서 이름을 따오는 풍습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탕주는 이 기조를 따라 하이브리드 Zen 시리즈의 첫번째 제품에 중국 역사 상 최고의 시인이라고 평가받는 두보(杜甫)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화려한 구성품만큼이나, 두보의 패키지는 가격대에 비해 제법 큰 부피를 가지고 있습니다.
패키지 전면에는 두보의 해외판매명인 'FuDu verse 1'이 적혀있는데, 성과 이름의 순서가 반대인 해외에서 '두보'는 'FuDu'가 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여기에 탕주의 하이브리드 IEM 시리즈 - Zen의 첫 번째 제품이라는 뜻이 담긴 'verse 1' 부제가 뒤따르고 있습니다.
패키지 뒷면에는 중국어, 일본어, 영어, 그리고 한국어로 스펙이 적혀 있습니다.
탕주의 스펙을 아래에 정리해보았습니다.
드라이버 : 10mm 다이나믹 드라이버 1개 +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 2개 (1DD+2BA)
왜곡률 : ≤1% (1kHz 기준)
감도 : 106dB ±≤1dB (1kHz 기준)
좌우 편차 : <1%
임피던스 : 16 ohm
대역폭 : 20Hz - 20kHz
유닛 케이블 단자 : 0.78mm 2핀
기본 제공 케이블 : 0.05*25선심 은도금 무산소동선(OFC) 케이블, 1.25m
상자를 열어보면, 굉장히 호화로운 구성품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어폰 유닛이 자리잡은 가운데 섹션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탕주의 당삼채 이어팁 3쌍과 디비누스의 벨벳 이어팁 3쌍,
우측에는 은도금 무산소동선 케이블이 들어있는 캐링 케이스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두보와 함께 제공되는 두 프리미엄 이어팁들은 개별 구매 시 총합 4만원을 지불해야 할 정도로 결코 저렴하지 않은데요, 두보 유닛과 함께 결합되면 소리에 제법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어 이어팁을 바꿔가며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어팁과 소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제공된 캐링 케이스 속에는 4.4mm 은도금 무산소 동선 케이블이 들어있습니다.
충격에 강한 하드 케이스는 아니지만, 지퍼를 비롯한 부속품의 퀄리티와 전체적인 만듦새가 제법 좋고, 이어팁이나 실리카겔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등 여러모로 신경써서 제작된 느낌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이어폰이 여러 개 들어가는 하드 케이스를 이미 가지고 있다보니, 오히려 가방에 슬림하게 넣어 휴대하고 다닐 수 있는 이쁜 케이스가 생겼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구성품으로 포함된 0.05 x 25선심 4코어 은도금 OFC 케이블은 3.5mm 단자, 4.4mm 단자 두 가지 옵션으로 제공되어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매니아층으로부터 선호도가 높은 4.4mm 케이블을 추가금 없이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매트하고 탄탄한 재질로 마무리된 케이블은 만졌을 때 부들부들한 촉감이 느껴지고, 이어폰과 단단하게 체결되는 2핀 단자는 케이블의 높은 품질을 실감케 합니다.
이어폰 유닛을 꺼내보면, 의외로 기본 이어팁이 한 쌍 장착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탕주의 당삼채도, 디비누스의 벨벳도 아닌 기본 이어팁은 품질이 나쁜 편은 아닙니다만, 구성품으로 제공되는 두 프리미엄 이어팁에 비하면 확실히 초라해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사이즈도 M 사이즈 하나만 제공되고, 다른 사이즈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보니 사용하게 될 일이 거의 없습니다.
이어폰 유닛의 몸체가 되는 검은색 반투명 레진 쉘은 3D 프린팅 기법으로 만들어져 다양한 드라이버들이 정밀하게 배치될 수 있도록 오차를 최소화하였고, 여기에 CNC 머신으로 가공된 알루미늄 플레이트와 황동색 금속 노즐로 마감되었습니다.
화려한 중국풍 장식으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던 탕주의 전작들에 비해, 차분하고 심플해진 두보의 디자인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중앙의 매끈한 삼각형 주위로 서리가 내린 듯한 알루미늄 페이스 플레이트는 지금 다시 봐도 가격대를 떠나서 정말 매력적입니다.
또한 1DD+2BA 하이브리드 구성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닛의 부피가 상당히 작아 착용감이 매우 편안합니다.
덕분에 사진에서는 노즐이 길어보이는데, 다른 제품들과 직접 비교해보면 노즐의 길이는 평범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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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C 60318-4 특성 상 8K+ 피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측정에 사용된 샘플이 제품 전체의 특성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평범한 기본 장착 이어팁을 사용한 상태에서 측정한 주파수 응답 그래프입니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데요, 하만타겟 수준 이상으로 양껏 부풀어오른 저음, 그리고 3kHz와와 5~8kHz 대역을 적절히 눌러놓은 고음역대 덕분에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게 듣기 좋은 부드러운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디비누스의 벨벳 이어팁은 이름대로 부들부들한 촉감의 미세 엠보싱 처리가 되어 있는 독특한 이어팁입니다.
독특한 표면 처리 덕분에 이물질 제거가 쉽고, 이어폰 착용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이압이 해소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 마치 항아리처럼 끝부분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특유의 형상 덕분에 이어폰을 깊게 삽입하여 착용하기에 유리합니다.
기본 장착 이어팁 측정치와 벨벳 팁 측정치를 비교해보았습니다.
삽입 깊이를 일정하게 통제하는 측정치 상으로는 초고음을 제외하면 별 다른 차이가 보이지 않는데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벨벳 팁 특유의 구조를 살려 두보를 깊게 착용한다면 밀폐력이 상당히 좋아지면서 실제 청감 상으로는 극저음이 약간 늘어나는 듯한 효과가 생기고, 깊어진 삽입 깊이로 인해 스테이징이 소폭 개선되는 것이 느껴집니다.
탕주의 당삼채 이어팁도 벨벳 팁 만큼이나 상당히 독특한 물건입니다.
표면에 오돌토돌한 무늬 처리가 되어 있어, 착용했을 때 밀폐력은 유지하면서 이압은 해소시켜주고, 무엇보다 극저음을 감소시켜주는 굉장히 재미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믹으로 인해 실제로 벨벳팁 측정치와 당삼채 측정치를 비교해보면, 극저역에서 눈에 보이는 차이가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속 재질의 이어 시뮬레이터 상으로는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는 않았지만, 실제 청감 상으로는 생각보다 극저음이 제법 감소되면서 보컬과 고음이 조금 더 강조되는 것처럼 느껴져, 결과적으로 조금 더 플랫한 사운드가 됩니다.
탕주의 당삼채 이어팁은 이번에 처음 사용해보는데, 다른 이어팁에 비해 밀폐력이 딱히 나빠진 것 같지는 않으면서도 극저역이 줄어드는 현상은 지금봐도 신기합니다. 취향에 따라 이어팁을 바꿔가며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탕주와 디비누스의 콜라보로 탄생한 두보를 살펴보았습니다.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절묘한 톤밸런스를 가진 하이브리드 이어폰 두보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여기에, 두보와 함께 제공되는 두 가지 프리미엄 이어팁은 패키지를 풍성하게 채우면서 개봉했을 때의 만족감, 그리고 이어팁을 바꿔가며 다양한 소리를 즐기는 재미를 동시에 선사합니다.
이어팁에 따른 소리 변화를 체험해보고 싶으신 매니아부터, 10만원 대 웜틸트 이어폰을 찾고 계시는 입문자까지, 모두에게 부담없이 추천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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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GZU x DIVINUS FUDU Verse 1 - 탕주 x 디비누스 두보 verse 1 리뷰를 위해 사운드픽(디비누스)로부터 제품을 제공받았습니다.
누군가의 간섭 없이 리뷰어의 의견이 온전히 반영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