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KO
앱코는 국내 기업으로, 다양한 PC 관련 제품들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 분야에서도 저렴한 라인업부터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있는 키보드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으며,
무접점 키보드와 같이 시장 평가가 좋은 제품도 많습니다.
또한, 소비자의 수요를 빠르게 반영하여 다양한 배열과 가스켓 마운트와 같은 방식의 타건감이 우수한 키보드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습니다.
ABKO AM61
현재 래피드 트리거 키보드가 굉장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지만,
15만원 언더의 래피드 트리거 키보드는 국내에는 거의 없다시피하고,
해외 제품을 직구를 통해 제한적으로만 구할 수 있는 게 현재 시장 상황입니다.
이처럼 비용과 시간이 래피드 트리거 키보드 입문에 큰 장벽이 되어왔는데요.
이런 상황에 대응하여 2024년 7월 말에 출시된 앱코 AM61 자석축 키보드는 89,000원(출시 특가 75,000원)으로 다른 자석축 키보드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과 국내 정발이라는 이점으로 인해 일주일 만에 초기 물량이 완판되어 9월에 재입고된다고 합니다.
래피드 트리거 기능 외에도 중요한 점이 많은데도 인기가 상당하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을 갖춘 엔트리 제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주요 포인트
미니 배열, 무한 동시입력 지원, 래피드 트리거(오테뮤 자석축), 유선, 8K 폴링레이트, 핫스왑 기판, 저렴한 가격
패키지는 미니 배열의 키보드에 꼭 맞는 작은 사이즈입니다.
미니 배열이다 보니 FN 조합키가 갯수가 많은데,
키캡에 FN 조합키가 함께 각인되어 있어 설명서가 따로 필요하진 않습니다.
핫스왑 기판을 사용하여 키캡 풀러와 스위치 풀러가 들어 있으며,
비키 스타일의 제품이어서 청소를 위한 브러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키보드가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이어서 케이블도 화이트네요.
키보드의 C타입 포트가 왼쪽에 있어서 C타입 케이블이 ㄱ자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노이즈 필터가 달려 있으며,
8K 폴링레이트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동봉된 케이블을 사용하도록 권장합니다.
아무래도 C타입 케이블은 품질이 천차만별이니
앱코에서 권하는 것처럼 AM61 전용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높이 조절은1단 가능합니다.
게이밍 키보드에 많이 사용되는 비키 스타일이 적용되어 동봉된 브러시로 먼지 청소하기가 편합니다.
C타입 포트가 왼쪽에 나 있습니다.
상판이 화이트로 도색되어 있어 도색 하자와 같은 부분이 있을 법도 한데,
상하판 모두 마감이 준수합니다.
자석축을 인식하는 핫스왑 기판과 오테뮤의 자석축.
자석축 기판은 다른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와는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오테뮤 자석축의 경우 핑크, 블루, 브라운, 레드로 다양해서 스위치를 따로 구매하여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정 입력 지점에서 걸림이 있는 청축류, 갈축류가 원하는 지점에서 입력되도록 하는 자석축과 어울릴지는 의문입니다. (기본 장착된 핑크는 걸림이 없는 리니어 느낌입니다)
자석축은 일반 기계식 스위치와 달리 접점부가 없어 이 부분의 마모로 인한 내구성 문제가 없으며,
가운데 HE 센서가 눌린 거리를 인식하는 방식입니다.
자석축과 자석축 기판이 있어야 소프트웨어를 통해 래피드 트리거 설정이 가능합니다.
앱코 AM61에서는 0.1mm~ 4.0mm의 범위에서 0.1mm 단위로 래피드 트리거 설정이 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할당된 FN 조합키가 많은 미니 배열이지만 키캡에 적혀 있어 외우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무게는 550g으로 매우 가벼워 게임할 때 꺼내 쓰기 좋습니다.
제 지인은 타건감이 꽤 우수하다는 타사의 비싼 래피드 트리거 키보드를 사용하는데도 발로란트를 플레이할 때만 꺼내서 쓰더라구요. 그런 유저에게는 가벼운 무게가 소소한 장점이 될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이런 가벼운 무게는 내부 흡음재 면에서 부실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상품 설명 페이지에서도 구성은 탑마운트 방식으로 결합된 상하판과 기판이 전부인 것으로 보이네요.
정갈하고 단단한 타건음까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8K 폴링레이트?
폴링레이트는 허위 스펙 표기가 많은데,
AM61은 FN+K+O 키로 직접 폴링레이트를 측정할 수 있다고 소개하는 점에서 자신감이 돋보인다..고 생각했으나
실제 FN+K+O 를 입력하면 마우스가 빠르게 움직여서 마우스의 폴링레이트를 측정할 때 쓰는 단축키인 것 같고, 키보드의 폴링레이트를 따로 측정해보니 전용 케이블을 사용했음에도 1000Hz로 측정됩니다.
타건 평가
앱코 AM61 래피드트리거 기계식 키보드 타건
전체적으로 바닥 치는 리니어 느낌이 나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바치리류와 다르게 스위치 바닥음이 아니라 키캡이 상판을 치는 소리란 점이 다릅니다.
각종 잡음을 잡으려면 가격이 오르기 마련인데, 큰 타건음으로 게이밍 키보드의 느낌을 내면서 동시에 내부 흡음재가 없는 점과 통울림 소리가 있다는 단점을 어느 정도 상쇄하려 한 것 같습니다.
키압은 적당히 강해서 게이밍 키보드에 적합해 보이네요.
특이한 점은, CTRL, WIN, ESC, 백스페이스바와 같이 모서리 쪽에 있는 키들은 끝까지 눌러도 키캡이 상판과 부딪히지 않아 스위치 자체의 바닥을 치는 소리만 들리는 반면, 대부분의 키는 키캡이 상판을 때리는 소리가 나서 소리의 질감이 다릅니다.
키캡과 상판이 부딪히는 소리는 까랑까랑한 피치가 높은 소리에 울림이 더해져서 일반적인 게이밍 키보드의 느낌을 주는 반면,
스위치가 바닥을 치는 소리는 어느 정도 정돈된 느낌을 주는 적당한 소음 수준으로, 윤활하면 꽤 준수한 소리를 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전자의 소리만으로도 소음이 크긴 해도 적당히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후자의 소리를 듣고 나니 모두 키캡이 상판과 닿지 않을 정도로 설계했다면 더 나은 타건 경험이 되었을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스테빌에서도 마찬가지로, 스페이스바는 상판을 쳐서 소리가 큰 반면에 다른 스테빌 키들은 상판을 치지 않아 소리가 다릅니다.
다른 스테빌 키는 어느 정도 손을 본 약간은 먹먹한 느낌의 스테빌 소리가 납니다.
스페이스바에서는 자석축의 스프링 소리와 키캡이 상판에 부딪히는 소리가 납니다.
스페이스바 부분의 완성도가 키보드 전체의 완성도에 대해 주는 인상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른 스테빌 키처럼 상판에 닿지 않게 설계하여 스테빌에도 신경을 썼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키캡이 상판을 때리는 소리와 스위치가 바닥을 치는 소리가 섞여 있는데,
영상을 보시면 CTRL,WIN 키를 누를 때와 ALT를 누를 때의 소리가 다르고, 섞어서 치면 동일한 종류의 타건음을 듣는 것에 비해 잡음이 난다는 인상이 더 큽니다.
백스페이스바와 \키를 번갈아 누를 때는 이질감까지 듭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하나의 키보드에서 이렇게 통일되지 않은 소리가 나는 것은 의도한 설계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자석축을 탑재한 래피드 트리거 키보드가 타건감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사는 것이라고 해도, 이 부분은 설계의 완성도와 직결되는 부분이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하나의 소리로 통일한다면 어느 소리로 통일할 것인가 하면,
스페이스바의 소리가 앞서 말한 것처럼 전반적인 완성도에 주는 인상이 크고,
스위치 소리만으로도 통울림 기타 잡음은 흡음재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덮이는 효과가 있으며
이미 스페이스바를 제외한 스테빌 키에 들인 공을 봤을 때
모든 키가 상판을 때리지 않도록 하고 스위치의 바닥 치는 소리만 들리도록 약간의 설계 변화를 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
앱코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앱코 AM61용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서 실행합니다.
트리거 설정 옵션에서 누름 / 놓음 지점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발로란트와 같은 FPS 게임에서는 놓음 지점의 설정을 통해 보다 빠른 키 입력 해제가 가능한데,
작년에 다른 래피드 트리거 키보드를 리뷰할 당시는 떼는 지점의 설정이 가능한 래피드 트리거 키보드가 굉장히 한정적이었는데 이제는 엔트리 모델에서도 가능한 기능이 되었네요.
입력 지점만 설정 / 입력, 놓음 지점 일괄 설정 / 입력 지점, 놓음 지점 따로 설정 모두 가능합니다.
고급 키 탭에서는 DKS, MT, TGL의 설정이 가능합니다.
타사 래피드 트리거 키보드에도 비슷하게 하나의 키를 깊게, 얇게 누를 때에 따라 다른 키가 입력되도록 하는 기능이 있던데, 앱코 AM61에서는 더 상세한 설정이 가능합니다.
DKS : 조절 가능한 한 지점과 3.6mm의 지점을 기준으로 해당 지점까지 눌렸을 때, 해당 지점보다 깊이 눌렸다가 해제될 때 각 입력되는 키를 설정 가능하고 조합 키로도 지정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설명이 너무 부실해서 제대로 된 설정을 만드는 난이도가 너무 높습니다. 첫 지점에 설정한 4개의 키가 순차적으로 눌리게 설정은 했는데, 2차 지점에서와 뗄 때 눌리는 설정은 못 하겠네요.
MT : 길게 누를 때(홀드), 키를 클릭할 때 별로 다른 키 설정
TGL : 연속 트리거 ON/OFF 설정
위와 같이 다양한 설정이 가능한데,
고급 키를 만드는 방법이 복잡하고,
만든 고급 키 설정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연속 트리거 설정은 무엇인지와 같은 부분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합니다.
저장한 고급 키는 "키 커스텀" 탭의 "종류"에 들어가 있습니다만,
기본 키에 설정하는 것은 가능한데 FN 조합키에 할당하려고 FN 레이어를 누르면 오류 메시지가 뜨면서 소프트웨어가 종료돼 버립니다. 미니 배열이니 FN 레이어 키 설정이 원활하면 좋겠습니다.
그 외 조명 설정, 매크로 설정 등이 가능합니다.
총평
타건감에 대한 평가에서 말한 부분은 게이밍 키보드로서의 역할을 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부분이고, 적당히 반발력과 소음이 있는 게 이 키보드의 용도에는 잘 맞는 느낌입니다.
래피드 트리거 키보드의 경우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편인데 자잘한 점에 있어 불편하긴 하지만, 떼는 지점 설정까지 가능해서 래피드 트리거의 기본 기능을 활용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가격적인 부담과 직구 배송 기간으로 인해 래피드 트리거 키보드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층이 꽤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AM61은 래피드 트리거 키보드 중 매우 저렴한 가격의 제품으로, 앱코에서 유통 중인 국내 정품이기도 해서 확실히 메리트가 있는 제품입니다. 리듬 게임이나 발로란트를 즐겨 하는 게이머라면 래피드 트리거 입문 키보드로 추천합니다.
이 사용기는 앱코에서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