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위해 셰에라자드로부터 지원을 받았습니다.
누군가의 간섭 없이 리뷰어의 의견이 온전히 반영된 리뷰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제품은 파이널의 자회사, ag에서 선보인 '코츠부 ASMR Mk2', 그리고 '코츠부 ASMR 3D' 무선 이어폰입니다.
귀 안에 쏙 들어가는 작고 편안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ASMR 컨텐츠에 오롯이 몰입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설계된 사운드가 특징이라고 합니다.
-
뛰어난 음향 성능과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파이널오디오'의 자회사인 'ag'는, 수많은 무선 음향 기기로 범람하고 있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그저 좋은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설립한 브랜드입니다.
시각, 청각, 촉각을 비롯한 모든 감정을 통틀어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ag'는, 수십 년간 하이엔드 이어폰과 헤드폰을 설계하면서 쌓아올린 '파이널오디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에서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ag'의 간판 모델은 오늘 소개해드릴 두 제품의 기반이 되는 제품이기도 한 '코츠부Cotsubu' 모델입니다. 작고 가벼운 디자인과 화사한 파스텔톤의 7가지 컬러 옵션을 앞세워 무려 3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사한 제품이죠.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은 'ag' 브랜드의 인기작을 기반으로 탄생한 '코츠부 ASMR Mk2', 그리고 '코츠부 ASMR 3D'는 최근 들어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ASMR 컨텐츠와 공간 음향 컨텐츠를 감상하는데 최적화된 사운드로 차별화를 이룬 모델들입니다.
그간 ASMR 컨텐츠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ag'의 母 회사인 파이널에서 선보였던 E500 이어폰이 하나의 교과서처럼 여겨지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E500의 무선 버전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그 동안 상당히 많았었다고 하네요.
배터리와 기판이 추가되어야 하는 무선 이어폰 특성 상, 유선 이어폰의 음색을 무선 이어폰으로 그대로 옮겨오기란 절대 쉽지 않은 도전에 해당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g는 E500 이어폰의 매력을 무선 이어폰 폼팩터에 담아내기 위해 드라이버 구조에 변화를 주는 등, 갖은 노력을 들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오늘 소개할 바로 두 제품, '코츠부 ASMR Mk2'와 '코츠부 ASMR 3D'입니다.
참고로,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3D 버전에는 별도의 'Mk2' 키워드가 붙지 않았지만, 'ASMR 3D'도 'ASMR Mk2' 설계에 기반한 2세대 성격의 모델이라고 하네요.
코츠부 ASMR Mk2 / 3D의 패키지입니다.
같은 모델에 기반한 자매 제품인만큼, 패키지가 유사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서 탄생 비화에서 설명드린대로, 패키지 한 구석에 자리잡은 '무선으로 진화한 E500!'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뒷면에는 스펙이 나열되어 있는데, 아래 표에 보기 쉽게 정리해보았습니다.
내부 구성도 역시나 동일합니다.
이어폰 본체와 충전 케이블, 사용 설명서, 그리고 이어팁이 포함되어 있는데, 품질이 좋기로 유명한 파이널의 Type E for TWS 이어팁이 3가지 사이즈로 제공되고 있어 마음에 듭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물성을 지닌 Type E 이어팁은 편안한 착용감과 더불어, 뛰어난 밀폐력을 바탕으로 꽤 훌륭한 소음 차단 성능을 자랑하는 고품질 이어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ag 코츠부 ASMR Mk2 및 3D 모델의 충전 케이스입니다.
Mk2 모델은 '라벤더' 컬러로, 그리고 3D 모델은 '라떼' 컬러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선을 확 사로잡는 독특한 색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벼운 느낌의 파스텔톤을 유지한 덕분에 지나치게 튀는 느낌이 없습니다.
마치 비누를 연상케하는 동글동글한 외형 뿐만 아니라, 56 × 40 × 24mm 수준의 작은 크기 덕분에 상당히 귀엽게 느껴집니다.
중저가 제품들이 포진한 가격대의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파손되기 쉬운 힌지 부분을 별도의 금속 파츠로 마무리하는 등, 하드웨어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인 것이 느껴집니다.
특히, 제품을 만졌을 때 느껴지는 소재감에서도 '파이널다운' 손길이 느껴지는 것이 인상적인데, 마치 고운 설탕 입자를 코팅해둔 듯한 표면을 만지다보면 느껴지는 까슬까슬한 촉감이 제법 중독적입니다.
코츠부 특유의 독특한 '스노우 파우더' 마감 덕분에, 지문을 비롯한 각종 오염이 잘 남지 않는 것은 물론, 손 끝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특성이 있어서 제품을 꺼내다가 떨어뜨리는 불상사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장점들이 있습니다.
케이스만큼이나 작고 귀엽게 디자인된 제품 유닛을 살펴보면, 여기에서도 동일한 마감 처리가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깥에는 ag 로고와 덕트 하나가 배치되어 있는데, LED가 투과되며 상태를 알려주는 것과 더불어 마이크 구멍의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로고 아래에는 터치 센서가 숨어 있어서, 톡톡 두드리는 방식으로 이어폰 조작이 가능합니다.
제품 안 쪽에는 모델 이름이 기재되어 있고, 충전을 위한 접점을 제외하면 달리 특별한 부분은 보이지 않습니다.
코츠부 ASMR 유닛을 자세히 살펴보면 노즐이 꽤 길게 설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딥-핏Deep-Fit 디자인'으로 불리는데서 유추할 수 있듯이, 코츠부 ASMR 모델들은 귀 안에 나름 깊이 삽입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외부로 이어진 별도의 통기 구멍이 없어서 다소 이압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물리적인 차음성이 극대화되어 웬만한 노이즈캔슬링 이어폰들을 상회할 정도의 뛰어난 소음 차단 성능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깊게 삽입해서 착용하도록 설계된 이어폰들은 착용감이 불편하다는 편견이 존재하기도 하는데, 약간의 이압을 제외한다면 코츠부 ASMR은 유닛 자체가 워낙 가볍고 작다보니 착용감 자체는 편안한 편에 속합니다.
다양한 귀 모양에 적응할 수 있는 디자인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조금 더 단단하게 고정되길 원한다면 수평에 가깝게 눕혀서 착용할 수 있고, 보다 가벼운 착용감을 원한다면 수직에 가깝게 세워서 쓸 수 있어요.
-
우리 인간이 소리를 듣고 방향을 인식하기까지, 굉장히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친다고들 합니다.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것을 넘어, 양 쪽 귀에 전달되는 소리 사이의 시간 차, 그리고 우리 신체에 반사되고 회절되어 변형된 소리를 경험적으로 인식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수반되어야 우리는 비로소 소리에서 방향 정보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이도를 막은 채, 고막 바로 앞에서 소리를 흘려내주는 인이어 이어폰 폼팩터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이어폰들은 음상이 주로 머릿속에 맺히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넓은 공연장 한 가운데 있는듯한 광활한 공간감은 느끼기 어렵다는 문제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IEC 60318-4 이어 시뮬레이터 특성 상 8kHz 이상의 대역은 비신뢰구간으로 간주합니다.
측정에 사용된 샘플은 제품 전체의 특성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코츠부 ASMR Mk2 / 3D 모델은 소리에 의도적인 왜곡을 걸어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제품이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이어폰 폼팩터 특유의 물리적인 한계를 억지로 덮어쓰려 하지 않고, 다만 음원에 기록된 공간 정보를 보다 살려주는 기조로 설계되어 있는데, 이러한 설계 사상은 앞서 ag가 수차례 언급한 '파이널 E500'의 설계 목표와 맞닿아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파이널의 'E500'은 일반적인 2채널 스테레오 시스템에서 만들어진 음악과, 공간 정보가 기록된 '바이노럴 음원' 사이의 차이를 연구하던 과정에서 탄생한 제품이었습니다. 바이노럴 음원을 들었을 때 고음역대에서 느껴지던 특유의 위화감을 한 층 줄이고, 보다 자연스러운 방향 감각과 공간 이미지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하죠. 덕분에 ASMR 매니아와 게이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제품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E500 특유의 공간 표현 능력에 만족하셨던 분들이라면, 동일한 설계 기조를 따라가고 있는 코츠부 ASMR Mk2와 ASMR 3D 모델에도 만족하실 가능성이 다분히 높습니다.
두 제품 모두 뛰어난 정위감과 앞 뒤 양옆을 모두 활용하는 공간 표현력을 바탕으로 공간 음향 컨텐츠를 즐기기 좋은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ASMR Mk2 모델과 ASMR 3D 모델 사이에는 제법 눈에 띄는 차이가 있는 편입니다.
ASMR Mk2는 특유의 작은 공간을 살려 ASMR에 몰입하기 좋은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속삭이듯 말하는 목소리나 귀를 마사지하면서 생기는 효과음이 귀를 간질간질거리면서, 마치 녹음 현장에 내가 앉아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반면 ASMR 3D를 사용해보면, 머릿속에 잡혀있던 음상이 제법 확장되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바이노럴 음원을 들었을 때 더욱 크게 느껴지는 편으로, 특히 헤어샵 컨셉의 ASMR 컨텐츠에서 분무기를 뿌려주는 사운드를 들어보면 제법 멀어진 거리에서 분무기가 뿌려지는 느낌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두 제품 모두 바이노럴 음원을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제품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섬세하면서도 가까운 거리감을 바탕으로 온전히 ASMR 사운드에 몰입하고 싶으시다면 Mk2를, 조금 더 확장된 공간을 바탕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실감나게 느끼고 싶으시다면 3D 모델을 추천드립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코츠부 ASMR 시리즈는 아티스트가 의도하지 않은 공간감을 억지로 부여하는 스타일의 제품이 아니기에 일반적인 스테레오 음원을 감상할 때에도 제법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줍니다.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ASMR 컨텐츠를 겨냥한 듯, 넉넉하게 확보된 중저음과 귀를 찌르지 않는 고음을 통해 전반적으로 자극없이 약간 풍성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사운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품 이름에 'ASMR'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전반적인 사운드의 밸런스가 제법 괜찮게 잡혀 있어서, 비단 바이노럴 음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기에도 좋은 소리를 들려줍니다.
스테레오 음원을 들었을 때 두 제품 간의 소리 차이는 생각처럼 엄청 큰 편은 아닌데, 굳이 비교하자면 ASMR Mk2 쪽이 저음의 무게중심이 조금 더 중저음에 가깝게 배치되어 있어서 전반적인 사운드가 비교적 약간 두툼하게 느껴지는 편이고, 이에 반해 ASMR 3D 쪽은 조금 더 개방된 느낌의 시원시원한 소리를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시면 좋겠네요.
-
지금까지 ag의 코츠부 ASMR Mk2 / 3D 모델을 살펴보았습니다.
얼마 전 유튜브 구독자와 관련된 게시글을 지나치게 되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ASMR 컨텐츠를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에 꽤 놀랐었던 기억이 납니다. 일부 소수의 매니아들만이 즐기는 마이너한 취미가 이제는 아니라는거죠.
평소 스테레오 음원만 주로 들어왔던 제게 'ASMR 특화 이어폰'은 일종의 '미지의 영역'에 가까웠고, 또 얼마나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제품을 체험해보니 '와 확실히 다르긴 다르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네요.
그간 에어팟 프로를 비롯한 대중적인 제품들만 가지고 바이노럴 음원을 즐겨오셨던 분들이라면, 상당히 인상적인 수준의 소리 변화를 느끼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ASMR 초심자인 제가 듣기에도 벌써 몰입감에서부터 차이가 느껴집니다.
전용앱과 노캔을 비롯한 각종 기능의 부재, 그리고 여타 다른 제품들에 비해 다소 낮은 최대 출력 등을 비롯한 여러 아쉬운 점들이 보이긴 하지만, ASMR에 특화된 거의 유일무이한 무선 이어폰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추천할만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 내 버츄얼 유튜버를 비롯해, 한국에서 개발된 서브컬쳐 게임 - '블루 아카이브'와의 콜라보가 성사되기도 하면서 코츠부 ASMR이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쪽(?)으로도 제법 잘 어울리는 제품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