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비해 훨씬 발전된 사양을 탑재한 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다양한 키보드들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오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노리고 있습니다. 요즘은 기성품에 가까운 키보드라도 스위치 쉽게 교체할 수 있는 핫스왑 기판을 사용하고 2.4Ghz 무선 연결을 지원하는 등 커스텀 키보드에 가깝게 변한 채로 상향 평준화가 된 느낌입니다.
다양한 입문용 키보드를 판매하는 중국 Cidoo 사에서 내놓은 레트로 느낌이 물씬 나는 디스플레이 키보드를 앱코의 자회사 콕스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럼 COX CK80 VIA 3 Mode Super 염료승화 디스플레이 키보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키보드가 가진 특징은 COX CK80 VIA 3 Mode Super 염료승화 디스플레이 키보드란 제품명에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별도의 키 매핑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웹 via(https://usevia.app)가 호환된다는 점(VIA), 3가지 연결 방식을 지원하고(3 Mode), 닳아 없어지는 uv 각인이 아닌 염료승화 키캡이 사용되었으며(염료승화), 1.14인치 TFT LCD(디스플레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네이밍만 봐도 어떤 특징을 지닌 키보드인지 대충 감이 오실 겁니다.
제품 상세 정보
COX CK80 VIA 3 Mode Super 염료승화 디스플레이 키보드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5핀 정방향 핫스왑 - 자석축 제외 대부분의 스위치와 호환
- 폼떡 빌드에 최적화된 흡음 구조(하부 폼 x2, 기보강 폼, IXPE 폼)
- PC 보강판 Flex cut
- 2~4ms의 낮은 유무선 레이턴시
- 실리콘 양말 가스켓 마운트 결합 구조
- 1.14인치 TFT 디스플레이 탑재 (인디케이터 겸용)
- 3가지 연결 모드 지원
- PBT 함량이 높은 MDA 키캡 사용으로 독특한 타건 사운드 제공
입문용 폼떡 키보드가 지향하거나 유행하는 것들을 모두 다 집어넣은 모양새입니다. 다만 플라스틱 하우징이기에 최신 트렌드인 리빌딩에 용이한 볼캐치 구조나 마그네틱 커넥터 방식을 사용할 수는 없었겠죠. 기성 플라 키보드가 웹 VIA를 정식 지원하는 제품은 찾기 어려웠는데 이건 진짜 귀한 것 같네요. 우측 모디열 부근이 빈곤한 75배열에다가 디스플레이 때문에 사용 가능한 키가 더 적다보니 VIA 지원은 신의 한 수라 생각되네요.
패키지 및 언박싱
▲ 제품 상자 겉면에는 제품 이미지와 주요 특징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 구성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COX CK80 VIA 3 Mode Super 염료승화 디스플레이 키보드 (+ 2.4Ghz 무선 동글 포함)
② 스위치 & 키캡 리무버
③ A to C USB 케이블
④ 사용 설명서 및 AS 접수증
⑤ 키보드 루프 (더스트 커버)
▲ 케이블 재질이 뻣뻣한 패브릭이라 조금 아쉽습니다. 동봉된 스위치 & 키캡 리무버는 하이 퀄리티는 아니지만 임시로 사용하기에 무난합니다.
▲ 사용 설명서에는 각종 연결 방법에 대한 내용과 FN 키조합, VIA 사용 방법 등이 나타나 있습니다. 안내된 VIA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인터넷이 되는 환경이라면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웹 via에 접속해 키 매핑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케이블을 제외한 키보드 무게는 약 815g입니다.
제품 디테일(외부)
▲ 전반적인 컬러웨이 컨셉은 레트로입니다. 화이트 & 아이보리(크림) 투톤 컬러의 하우징에 아이보리, 버건디, 블랙 키캡을 사용해 예전 게임보이가 연상되는 디자인입니다. 앱콕스(앱코 + 콕스)가 유통하는 제품의 장점 중 하나는 타사 제품을 그대로 유통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화를 해준다는 점인데요, COX CK80도 마찬가지입니다. 키캡의 한글 부위가 uv 코팅이 아닌 염승이라 각인이 지워질 염려가 없고 설명서와 LCD 소프트웨어도 한글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 ESC 키 아래에는 3가지 연결 방식을 전환할 수 있는 스위치와 OS 전환 스위치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닥에 스위치가 있는 것보다 하우징 측면에 있는 지금의 형태가 사용하기 편했습니다. C타입 충전 포트 부분도 넓고 무난하게 생겨서 커넥터 디자인 상관없이 다 호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 하판에는 4개의 미끄럼 방지용 범폰이 있으며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다리가 있습니다.
▲ 좌측 다리 쪽에 무선 리시버가 있는데 자석으로 보관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금 불편하지만 구조상 각도 조절 다리를 접어두면 리시버가 빠지지는 않습니다.
▲ 키보드 각도는 기본, 1단계, 2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팜레스트를 사용하지 않으신다면 손목 건강을 위해 기본 형태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우측 상단에 위치한 LCD는 기본적으로 배터리나 날짜 및 시간, 연결 방식 등을 나타내 줍니다.
▲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진이나 움짤 등을 나타나게 할 수 있습니다. 메모리에 최대 2종류의 사진 및 움짤(GIF)를 저장할 수 있으며 움짤은 최대 90프레임까지 적용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 키마다 LED가 나오는데 적당한 수준의 광량을 보여줍니다. 정방향(SF) 기판이라 LED는 키 아래에 위치해 있습니다.
▲ LCD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간단한 편집(펜 기능)이 가능합니다.
제품 디테일(내부)
▲ 키보드 내부를 살펴보기에 앞서 키캡을 분리해 보았습니다. SA 프로파일 느낌이지만 높이는 낮아진 MDA 프로파일의 PBT 90% 함량 염료승화 키캡이 제공됩니다. OEM이나 체리 프로파일과는 달리 SA나 MDA 프로파일 키캡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타건음을 들려줍니다. 뭔가 청아한 목탁소리 같다고 할까요. PBT 함량이 높다 보니 키캡 번들거림에 어느 정도 내성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키캡을 다 제거한 모습입니다. CK80에 빌드 된 Cidoo Matte 스위치도 전체적인 컬러감에 통일감을 줍니다.
▲ 잔망스럽게 커팅 되어 있는 PC 보강판이 사용되어 보다 물렁(유연)한 타건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카일 핫스왑 소켓을 사용했으며 LED는 무난한 광량을 보여줍니다.
▲ 스테빌라이저는 보강용 체리식 스테빌라이저가 사용되었습니다. 구리스형 윤활제가 넉넉히 도포된 모습입니다. 스테빌 별로 도포된 윤활제 양에 편차는 있었습니다.
▲ 좀 웃긴 게 잘 보시면 기판은 무보강 스테빌을 지원하는데 보강판이 보강용 스테빌만 지원하는 형태입니다. 무보강 스테빌로 변경해서 사용하고 싶다면 니퍼나 칼 등의 도구를 사용해 보강판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 보강용 스테빌이지만 유격이 큰 편은 아닙니다.
▲ Cidoo Matte 스위치는 롱폴 스템의 바치리(바닥 치는 리니어) 스위치입니다. 22mm의 롱프링이 사용되었으며 47gf의 낮은 키압으로 타이핑에 큰 힘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 스템(슬라이더) 4면에 구리스형 윤활제로 골고루 윤활이 되어 있는 모습이며 공장 윤활이다 보니 개체별 윤활 편차가 있습니다.
▲ 마그네틱 카드(기한 지난 신용카드)를 이용해 하우징을 분리해 보았습니다. 크게 상하판과 기보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상판은 특별할게 없습니다. 다만 화이트 & 아이보리(크림)의 하우징이 컬러별로 분리되는 게 아닌 일체형이더군요.
▲ 하판에는 3개의 연결 케이블과 하부 폼이 존재합니다. 하부 폼의 제원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EPDM 폼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통울림을 줄여주고 타건음에도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 최하단의 폼을 제거하면 좌측에 도터보드가 있고 가운데에는 배터리가 있습니다.
▲ 앱코(or Cidoo)는 정직합니다. 제원에 표기된 대로 3000mAh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 하우징 측면에 전환 스위치가 있는 건 사용할 때는 편리하지만 분리 후 조립할 때는 상당한 주의를 요합니다. 스위치 위치를 맞게 하고 조립해 주셔야 다시 분해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 보강판 가스켓 마운트 방식을 채택해 최대한 균일한 타건감(음)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가스켓은 실리콘 재질의 양말 가스켓입니다. 모 회사처럼 한두 개가 빠져있거나 하지는 않네요. 그래도 혹시나 모르니 가스켓 여분을 조금 제공해 주면 좋겠어요.
▲ 기보강(기판 + 보강판)을 분리해 보았습니다. PCB 기판 아래에 포론 폼이 한 장 있으며 기판에는 얇은 비닐 스티커가 한 장 붙어있습니다. 기판 바로 위에 타건음에 큰 영향을 주는 IXPE 폼이 있으며 포론 기보강 흡음재가 PC 보강판 아래에 위치해 있습니다. 전형적으로 최적화된 폼떡 구조입니다.
▲ PCB 기판 위에 얇은 비닐이 붙어 있었는데 PET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한다기에는 탄성이라든지 두께가 달라 아리송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테빌을 살펴볼 때 언급했듯 무보강용 스테빌을 지원하는 기판입니다. 기성품에 이런 건 흔치 않은 일인데.. VIA도 지원하고 뭔가 오버 스펙의 기판이 들어간 힘순찐 같은 느낌입니다.
타건 영상
▲ PBT가 빵빵하게 들어간 MDA 프로파일 키캡과 폼떡 구조의 시너지를 잘 보여주는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저는 주로 알루미늄 하우징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커스텀 입문기로 손색없는 트랜라처럼 플라스틱 키보드만의 매력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COX CK80는 전반적으로 옹골찬 타건음을 들려줬으며 폼떡 빌드 특유의 반사되어 증폭되는 사운드로 스위치의 잡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스페이스바 타건음이 목탁 소리처럼 들렸는데요 기성품 키보드에서 쉽게 느끼기 어려운 소리라 매력적이었습니다.
타건음과 마찬가지로 타건감도 취향에 따른 호불호가 나뉘기에 좋다 나쁘다를 언급 드리긴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부드러운(물컹한)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MDA 프로파일은 SA 프로파일처럼 극단적인 높이가 아니다 보니 금세 익숙해지더군요.
VIA 및 LCD 설정
▲ 앱코 홈페이지에서 CK80을 검색해 json 파일과 via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VIA를 이용해 키매핑을 할 수 있습니다. json 파일만 받고 웹 via(https://usevia.app/)를 이용해도 무방합니다. 스샷에는 없지만 WKL 레이아웃을 사용하던 습관 때문에 캡스락을 짧게 누르면 한영 전환, 캡스락을 길게 누르면 WIN 키가 작동하도록 설정해놓고 실사용할 계획입니다. 캡스락은 레이어 1에 설정해서 'FN + 캡스락'을 누를 때 작동하도록 설정했습니다.
▲ 9월 10일 자로 앱코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된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LCD 이미지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최대 2개를 메모리에 저장할 수 있으며 움짤은 90프레임까지 적용됩니다. 펜 기능을 이용해 프레임마다 이미지 수정이 가능합니다. 기존에 구한 움짤에 이니셜을 추가하는 등 간단한 편집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기판 레이턴시 측정
▲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기판도 빠릿빠릿하면 좋겠죠? 보통 레이턴시 측정 기록이 좋으면 제품 설명에 광고하기 마련인데 딱히 관련 언급이 없어서 다른 기성품 키보드와 비슷하게 대충 10ms 정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들었는데요, 실제 측정 기록을 보겠습니다.
▲ 테스트 옵션은 '유지 시간 30ms, 테스트 간격 50ms, 1번 측정 시 100회 테스트'입니다. 100회짜리 1세트를 10세트 진행(총 1000회) 해서 중간 값 결과를 아래에 첨부하겠습니다.
▲ 유선 연결 레이턴시 측정 결과입니다. 약 2~3ms 정도로 무척 준수한 측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8K 기판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게임용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하며 게임용 키보드라 말해도 무방하지 않나 싶네요. 뇌피셜이지만 결과의 편차가 조금 있는 듯해서 리듬게임 유저에게 적극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
▲ 무선(2.4Ghz) 연결 레이턴시 측정 결과입니다. 3~4ms로 측정되었는데 기대 이상입니다. 거의 레이니75 급의 충격과 공포네요. 무선 연결로 게임해도 충분한 수준이며, 게임 패배를 키보드 탓으로 돌릴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마무리
* PLUS
- 정방향 핫스왑 스위치
- 3Mode 연결 방식 지원
- 폼떡 빌드에 최적화된 구성 및 구조
- VIA 지원
- 움짤 지원 TFT LCD 디스플레이
- QC 좋은 염승 한영 키캡
- 게이밍으로 손색없는 기판 레이턴시
* MINUS
- 분해할 때 하우징 손상(벌어짐 등)이 생기기 쉬움
"본 사용기는 앱코로부터 제품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