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드릴 헤드폰은 젠하이저의 엔트리급 오픈형 헤드셋 HD 550입니다. 젠하이저 500 시리즈의 정점에 있는 HD 559의 후속작이자 정식 라인업 모델로, 창립 80주년 기념으로 출시된 제품입니다. 이번 HD 550의 경우 오디오 애호가들을 위한 하이파이 헤드셋이면서도 게이밍 헤드셋 포지션까지 노리고 있는 제품인데요. 아무래도 젊은 층을 타겟으로 잡은 듯한 모습입니다.
그런 의도에 걸맞게 별도의 앰프 없이도 일반 가정용 PC 혹은 기타 재생 기기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150 Ohm 다이나믹 트래스듀서를 채택했습니다. 젠하이저에선 작년 HD 620S를 출시하며 앰프 없이 즐길 수 있는 헤드폰을 선보인적이 있었죠. 또한, 6 Hz - 39.5 kHz에 이르는 대역폭을 커버하기 때문에 저역에서 고음까지 넓은 범위를 보다 정확하게 그리고 안정적으로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패키지를 개봉하면 더스트백에 담긴 헤드셋과 케이블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의 경우 6.35mm 어댑터가 기본 체결되어 있는 모습인데, 손쉽게 돌려 빼면 3.5mm 플러그가 나옵니다. 헤드셋에 연결하는 부위는 돌려서 체결하면 쉽게 빠지지 않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마이크가 필요하다면 마이크가 달린 케이블을 별도로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외관상으로 기존 HD 5 시리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디자인을 다시 한번 선보이고 있습니다. 검은색을 베이스로 실버 색상이 포인트로 이어컵과 이어패드 사이 그리고 젠하이저 브랜드 로고에 들어가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아무래도 오픈형 헤드셋이라는 점인데, 통상적으로 많이 접할 수 있는 밀폐형 헤드셋과 달리 이어컵에 그릴이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진동판에 소리가 머물지 않아 소리가 자연스럽게 퍼져 공간감이 뛰어나고, 이어컵의 반사음을 최소화하여 명료한 사운드를 제공합니다.
이어컵 안쪽으로 반투명 더스트 커버를 통해 드라이버 형태가 언뜻 보입니다. 젠하이저 판매페이지에 따르면 라미네이트 필름 소재의 드라이버를 적용해 저음과 고음이 확장되었으며, 더욱 가벼운 보이스 코일을 사용해 빠른 반응성과 섬세한 표현력, 선명한 사운드를 구현한다고 합니다. *내부 부품 중 150 Ohm 트랜스듀서의 경우 아일랜드 생산이라는걸 강조하더군요.
오버이어 형태의 벨루어 이어패드 내부 직경은 가로 4.5cm, 세로 7.5cm로 귀를 완전히 덮습니다. 이어패드의 경우 소모품으로 오염이 된다면 손쉽게 교체가 가능합니다.
슬라이더는 각각 최대 5cm가량 늘어나며, 조인트에 약간의 유격이 있어 두상에 맞춰서 착용이 가능합니다.
이어밴드는 인조가죽으로 되어있어, 사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인데, 오래 사용하고 싶다면 인조가죽 전용 관리제품을 사용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제 경우엔 그냥 막쓰다보면 1~2년 안에 가루날림이 발생하더라구요.
착용전 헷갈리지 않겠지만, 친절하게 L/R로 좌우 구분을 표기해주고 있습니다.
젠하이저 판매 페이지에선 장력이 약하다고 표기되어있는데, 제가 느끼기엔 상당히 강했습니다. 정수리에 거의 안걸치고 장력만으로도 헤드셋이 고정될 정도니 충분히 강하다고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서양인의 장두형과 동양인의 단두형을 고려하지 않은 설명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단순 무게의 경우엔 평소 배터리가 들어간 무선 헤드셋을 사용하다보니, 237g이란 무게는 체감될 정도로 가벼웠고, 무엇보다 정수리 히팅이 없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평소에 자주 듣는 노래, 처음 듣는 노래, 그리고 들은지 오래된 노래들까지 골고루 들어보며 평소와 좀 다르다고 느낀점들을 나름 적어보았습니다. 처음 노래를 들으면서 가장 신경쓰였던 부분은 더블링치는 부분이 너무 잘들려서 구글에 검색을 할 정도라는 겁니다. 구글 AI가 답하길: "더블링이 잘 들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파수를 정확하게 재현하고, 깨끗하고 선명한 음질을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중음역과 고음역을 잘 표현하는 헤드폰이 더블링 효과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확실히 제가 평소에 듣던 밀폐형 게이밍 헤드셋과는 섬세한 면이 남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평소에 고저음역대가 V자로 강조된 게이밍 헤드셋만 써오다보니, 노래를 들을 때 약간 심심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이게 맞나? 라는 생각도 잠시했었습니다. 그런데 3일차가 지나는 시점부터 HD 550에 적응 되어서, 이제서야 프로듀서의 의도된 방향으로 노래를 감상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슬로우 템포의 R&B 발라드를 들었을 때 가장 큰 감동을 느꼈는데, 판매 페이지에 따르면 HD 550은 전 음역대에서 균형 잡힌 사운드로 깊이 있는 청취에 적합하며, 팝 발라드, 재즈, 어쿠스틱&언플러그드, 다이내믹이 있는 솔로중심의 음악 장르에 추천한다고 하더라구요.
다음은 게이밍 부분입니다. 제 경우엔 오버워치 2라는 FPS 게임을 즐겨하는 편입니다. 오버워치는 FPS 게임임에도 각종 초능력을 같이 쓰기 때문에 FPS에서 기본으로 생각하는 발소리와 총소리 외에도 각종 스킬 사운드까지 사운드 플레이 범주에 넣어야 합니다. 노래를 들을 때도 느꼈지만, 소리로 만들어내는 방향감과 거리감이 기가 막힙니다. 사운드 플레이가 왠만한 게이밍 헤드셋이라고 출시된 제품보다 훨씬 낫다고 봅니다. 그 외에 V자 튜닝이 되어 있지 않아서 타격감 부분에선 밑지고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야 정상일텐데, 오버워치 2 기준으로는 솔직히 차이를 못 느끼겠더라구요. 오히려 노래를 들을 때는 확실하게 느껴졌던게 여기선 그다지 안 느껴졌습니다.
RPG 게임은 요즘 명조를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명조에선 게임 플레이로 레코드판을 모아서 원하는 배경음악을 설정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평소엔 크게 관심이 없다가 HD 550이 생긴김에 들어봤더니, 오케스트라 음악 듣는 재미가 더해졌습니다. 명조가 아니더라도 Square Enix FF, 발더스 게이트(디비니티 오리지널씬), 젤다, 사이버펑크 등 오케스트라·신스·앰비언트 사운드가 중요한 게임에서 강점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참,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150 Ohm 트랜스듀서가 사용되어 별도의 앰프가 필요없이 PC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정수리 히팅도 없을 뿐더러, 오버헤드 이어폰인데도 생각보다 귀에 습도 안차셔 4시간 이상 게임하는데도 편안했습니다.
제 나름대로 젠하이저 제품을 꽤 많이 사용해 본 것 같습니다. 나열해보자면, 통신형 헤드셋 PC 3 CHAT, 외장 사운드카드 GSX 300, 인이어 모니터링 IE 300, 게이밍 헤드셋인 GSP 370과 600, 그리고 가장 최근에 사용했던 Accentum 과 Accentum Plus까지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막연하게 젠하이저는 중후한 중저음을 갖고있는 따뜻한 소리가 프리셋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판매 페이지에 올라온 비교표를 보면, 기존에 출시되었던 5 시리즈 오픈형 헤드폰인 HD 560S가 모두가 생각하는 젠하이저의 따뜻한 사운드 였더라구요. 이번에 제가 사용한 HD 550이 균형잡힌 중립적 사운드를 들려주고, 함께 출시된 HD 505가 분석적이고 섬세한 사운드를 표현하면서 보다 다양한 장르에 대응할 수 있는 풀라인업이 완성 된 것 같습니다.
HD 550의 국내 출시가는 399,000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런칭 이벤트로 할인 및 증정도 있으니, 이번 기회에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젠하이저 5 시리즈의 음향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