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작성을 위해 제품을 대여받았으며 반납 후 소정의 저작권료를 지급받습니다. 그러나 글의 내용은 제가 체험한 그대로를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1968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캠브리지오디오는 거의 70년 가까이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성능을 가진 앰프와 DAC, 올인원 오디오 시스템 등의 제품을 선보여 온 업체입니다.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음향 트렌드에도 대응하기 시작하여 2017년부터는 이어폰 시장에도 진출하였고,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도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릴 제품은 캠브리지오디오의 최신 제품, 멜로매니아 A100입니다. 이 제품은 소위 '콩나물 이어폰'이라고도 불리는 줄기형 디자인을 가진 제품으로, 10mm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탑재하고 ANC(액티브 노이즈캔슬링)를 지원하는 제품입니다. 전통적인 오디오 회사답게 음질과 음향 경험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래서 보통 무선이어폰들이 클래스D 앰프(디지털 앰프)만 탑재하고 있는 것과 달리 클래스AB 아날로그 앰프를 탑재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럼 한번 이 제품을 살펴보겠습니다.
패키지입니다. 친환경 기조에 맞춘 갈색 박스에 금은 띠가 둘러져 있고, 거기에 심플하게 A100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제품의 주요 스펙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블루투스 5.4
- SBC, AAC, AptX, AptX Adaptive, AptX Lossless, LDAC 코덱 지원
- 10mm 다이나믹 드라이버
- 클래스A/B 앰프
- 퀄컴 어댑티브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 멀티포인트 커넥트 지원
- 최대 12시간 재생(이어폰 본체) 및 39시간 재생(충전케이스 포함)
- IPX5 방수(이어폰 본체)
설명서를 제외한 기본 구성품은 이어폰 및 충전 케이스, 추가 이어팁, 충전 케이블로 심플합니다.
케이블은 짧은 길이의 USB-A to USB-C 케이블이 제공됩니다.
이어팁은 기본 장착된 M 사이즈를 포함해 대/중/소 3가지 사이즈로 제공됩니다. 반투명한 실리콘 소재이며 원형입니다.
충전 케이스입니다. 전체적으로 무광~반광 마감된 플라스틱이지만 뚜껑 아랫부분에는 유광 크롬으로 마감하여 심심하지 않게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사이즈가 아주 작지는 않지만, 비교적 슬림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서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크게 어색하지 않습니다. 상단에는 캠브릿지 로고가 은은하게 들어갔습니다.
후면 하단에는 충전단자가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무선 충전을 지원하기 때문에 쓸 일은 많지 않습니다.
각종 인증정보와 함께 페어링 버튼이 바닥면에 위치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면 자석으로 고정되는 이어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뚜껑을 열면 바로 페어링이 이뤄져서 체감상 연결 속도는 꽤 빠르게 느껴집니다.
한 가지 특이사항으로, 뚜껑의 경첩 장력이 다른 이어폰들과는 반대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힘으로 뚜껑을 밀면 턱하고 경쾌하게 뚜껑이 열려 최대한 열린 상태를 유지하고, 닫을 때에는 반대로 지속적으로 힘을 주어 닫아야 합니다. 이 열고 닫는 느낌이 묘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이어폰입니다. 전형적인 줄기형 이어폰의 디자인을 따르면서도 터치패드 부분을 캠브리지오디오 로고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주위에도 충전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크롬 포인트가 들어갔습니다. 줄기 부분에는 캠브리지 텍스트가 있는데, 이 부분도 너무 튀게 드러나지 않고 빛의 각도에 따라 은은하게 보이는 정도입니다.
이어폰 형상 자체가 전반적으로 각지거나 걸리는 부분 없이 매끈한 느낌입니다.
안쪽에는 내부 마이크와 벤트 정도만 있고 착용 감지 센서가 따로 눈에 보이지는 않는데, 착용감지 기능도 제대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줄기형 디자인의 이점을 살려 충전단자와 마이크가 모두 아래쪽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어팁은 원형이지만 노즐이 타원형이라 이어팁이 잘 빠지지 않고, 이도 모양에 어느 정도 맞춰지는 형태로 장착됩니다. 노즐 자체는 짧고 작은 편이며, 오렌지 색상으로 이물질 방지 필터가 달려있습니다. 이 오렌지색 필터가 안쪽에 있는데도 은근히 잘 보여서, 이어폰을 꺼낼 때마다 뭔가 컬러 포인트가 되어주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요즘 무선이어폰들이 보통 그렇듯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각종 제어나 펌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합니다.
앱은 기본적으로 첫 화면에서 스크롤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디자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최상단에는 배터리 레벨을 보여주고(제품 컬러에 따라 어플에 표시되는 이어폰 색상도 바뀝니다), 바로 아래쪽에는 ANC 이어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주변 소음 제어 항목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을 때에만 활성화됩니다.
그 아래로 이제 터치패드 커스터마이징, 설명서, EQ 및 DynamEQ(낮은 볼륨에서 저음과 고음 레벨을 조절하여 청감상 비슷한 소리로 듣게 해 주는 기능), 번역이 살짝 잘못되었으나 착용감지센서 On/Off를 켜고 끌 수 있는 항목이 있습니다.
모노 오디오가 흥미로운데, 보통 이어폰을 두 사람이 나눠서 사용하면 한 명은 좌측 소리만, 안쪽은 우측 소리만 듣게 되는데 이 부분을 활성화하면 양쪽에서 동일한 모노 사운드가 재생됩니다.
그 외에도 취침모드(터치센서 비활성화 및 안내음성 끄기), 게임모드(딜레이 낮춤), 절전모드 등의 설정이 가능합니다.
노이즈 캔슬링은 3가지 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변 소음 정도에 따라 자동으로 제어하는 적응형 모드를 지원합니다. 주변소리듣기 모드는 높음/낮음 두 가지 단계와 사람 목소리에 집중하는 보이스 포커스 모드가 제공됩니다.
터치패드를 통해 ANC/주변소리듣기를 제어할 때 '끔' 모드도 함께 순환할지, 아니면 둘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할지 선택이 가능합니다.
터치패드는 싱글, 더블, 트리플, 롱 터치 네 가지 조작법이 있고 각각 원하는 기능을 자유롭게 배정하여 커스텀 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자체적으로 볼륨 제어를 할당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EQ는 7밴드 EQ로 플랫을 포함하여 6가지 프리셋이 제공되고 커스텀 EQ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체감상 EQ가 굉장히 잘 먹는 편이었습니다.
소리는 어떨까요?
이 제품은 전체적으로 저음이 강조되고 고음은 다듬어진 웜틸트 성향의 소리를 갖고 있습니다. 저역대가 풍성하게 깔리면서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주면서, 고음역대는 날카롭지 않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중음역대는 중립적인 느낌인데, 일부 곡에서는 살짝 보컬 배킹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으나 심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클래스A/B 앰프를 적용한 덕분인지, 전체적으로 건조하지 않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음색을 갖고 있습니다. 또 장시간 들어도 귀에 피로감이 적은 여유롭고 편한 느낌의 소리입니다.
아이폰과 연결 시에는 AAC 코덱이 사용되며, 안드로이드폰에서는 다른 고음질 블루투스 코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흔히 고급 무선이어폰에 탑재되는 AptX Lossless/Adaptive 뿐만 아니라 소니 LDAC 코덱도 지원하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이 높은 갤럭시에서도 LDAC 고음질 코덱을 사용해 연결할 수 있습니다. LDAC으로 연결 시 고음역대가 좀 더 매끄럽게 다듬어지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착용되는 깊이가 얕은 편이라서 귀에 가볍게 걸쳐진다는 느낌으로 착용이 됩니다. 그래서 장시간 착용 시에도 피로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그래서 격렬한 움직임에는 쉽게 빠질 수 있어서 평소 사용하는 것보다 한 단계 더 큰 이어팁을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PX5로 일반적인 무선이어폰보다 방수 등급이 한 단계 높은 덕분에 비가 오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상황에도 어느 정도 안심이 됩니다.
노이즈 캔슬링도 준수한 성능을 갖고 있습니다. 착용감이 얕은 편이라 다소 걱정했는데, ANC를 켜면 차량 엔진 소리 같은 저음역대의 소음을 꽤 효과적으로 잡아줍니다. 다만 중고음역대 이상의 소리는 패시브 차음성에 의존하는 부분이라 약간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만요.
주변 소리 듣기의 경우 보이스 포커스가 아닌 그냥 '높음' 모드에서도 어느 정도 목소리가 좀 더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서, 안내방송이나 대화는 잘 들리지만 묘하게 주변 소리 볼륨이 작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바람소리는 ANC 모드에서는 꽤 효과적으로 잡아서 그르르 하는 소리가 들리는 정도이고, 주변 소리 모드에서는 살짝 크게 들어오는데 너무 심한 풍절음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외부 마이크를 꺼버려서 원천 차단합니다.
통화품질은 어떨까요? 마이크가 입 방향으로 향해있어서 통화품질이 괜찮을 것이라 기대되었습니다.
실제로 실내에서는 선명하게 목소리를 전달해 주었고, 실외에서도 옆에서는 매미소리가, 아래로는 지하철이, 뒤편으로는 차량들이 지나가는 꽤 나쁜 환경이었음에도 어느 정도 주변 소음을 억눌러주면서 내 목소리는 비교적 또렷하게 들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제품은 멀티포인트를 지원해 제조사에 상관없이 동시에 2대 기기에 연결해두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노트북으로 동영상을 감상하다가 전화가 걸려오면 일시 정지되면서 스마트폰으로 연결이 넘어가 통화를 할 수 있고, 통화가 종료되면 다시 노트북으로 연결이 넘어와 동영상이 재개됩니다.
배터리는 어떻게 될까요? 스펙상으론 최대 12시간 재생인데, 이는 노이즈캔슬링을 껐을 때를 기준으로 하는 지속시간입니다. 그리고 클래스A/B 앰프가 풍성한 소리를 들려주는 대신에 전력 소모가 약간 있는 만큼, ANC를 켰을 때 차이가 꽤 날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노이즈캔슬링을 켜고 아이폰에 연결하여 AAC 코덱으로 음악을 재생해 본 결과 6시간 40분 동안 음악을 재생할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ANC를 끈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좀 많이 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준수한 재생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사용시간은 사용 환경이나 연결 코덱, 볼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충전케이스는 약 2.5회 정도 추가 충전을 제공하며, 무선 충전을 지원해서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캠브리지오디오 멜로매니아 A100을 살펴봤습니다.
이 제품은 하이파이 오디오로 잘 알려진 캠브리지 오디오가 한층 더 대중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작 격인 M100에 비해 더 친숙한 줄기형 디자인으로 변경된 점, 블루투스 5.4로 버전업 및 갤럭시 유저들도 사용 가능한 LDAC 코덱 지원 등으로 편의성을 높였으면서 클래스A/B 앰프와 10mm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통한 고음질 브리티시 사운드를 들려주는 점이나 ANC 켰을 때 기준 6시간을 상회하는 만족스러운 재생시간이 마음에 듭니다. 어플 번역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지만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쉽게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20만원대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서 고음질에 집중한 무선이어폰을 찾고 있는 분이라면 이 제품을 한번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