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코어 CPU'와 '8086 프로세서 4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 '위스키 레이크'와 '앰버 레이크' 프로세서…. 최근 들어와 다시 정체 국면에 접어든 PC 시장을 어떻게든 되살려보고자 인텔이 '컴퓨텍스 2018' 행사서 공개한 단비 같은 소식들이다. 인텔 '타이거 래피즈'에서 영감받은 듀얼 스크린이 장착된 작은 노트북도 관심을 모았다. 사전에 확인된 취재진과 애널리스트를 위한 <인텔 테크놀로지 오픈 하우스>에서 컴퓨팅의 미래를 이끄는 기술을 경험했다.

8086 40주년 기념 '인텔 코어 i7-8086K 리미티드 에디션'

인텔은 컴퓨텍스 2018 기조 연설에서 창립 50주년과 8086 프로세서 40주년을 기념하는 '인텔 코어 i7-8086K 리미티드 에디션'을 공개했다. 남다른 의미의 제품이었을까. 인텔 테크놀로지 오픈 하우스 입구에 설치된 코어 i7-8086K 데모기 주변에는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40주년 기념의 이 리미티드 에디션은 <커피레이크-S> 공정의 6코어 칩으로, 주목할 특징은 터보 부스터에서 작동 클록 5GHz를 돌파한다는 점이다. 인텔의 프로세서가 5GHz까지 다다른 것은 이번 제품이 처음이다. 배수락이 없는 'K SKU' 라인업이라는 것도 인상적. CPU 배율 조절을 통한 오버클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코어 i7-8086K는 LGA1151 소켓을 쓰는 데스크톱 프로세서로 14나노++ 제조공정에서 생산된다. 인텔 300 시리즈 칩셋이 탑재된 커피레이크-S CPU 소켓 메인보드와 호환성을 갖는다. 6개의 개별 코어는 동시에 스레드 2개를 처리하고 L3 캐시는 12MB다. 내장 GPU는 <인텔 UHD 그래픽 630>이고, 기본 동작 클록(350MHz)은 터보 부스터에서 1.2GHz까지 상승된다. 

인텔은 8086 출시 40주년 기념하는 총 8,086개의 코어 i7-8086K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태평양 표준 시간 기준 6월 7일 오후 5시 이후 24시간 동안 응모 사이트(https://game.intel.com/8086sweepstakes/ko/)에 접속하는 전체 방문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을 해 최종 8,086명을 선정한다. 한편, 인텔은 이 칩의 가격에 대해 밝힌 바가 없다. 그러나 클록 속도 등을 고려할 때 고성능 CPU 쿨러가 필요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M.2 폼팩터 '옵테인 SSD 905P'

인텔이 옵테인 SSD를 들고 경쟁 진영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행사장에는 옵테인 SSD 905P와 인텔 코어 i9 칩이 박힌 시스템 환경의 동영상 인코딩 데모가 시연됐다. 인텔 옵테인 SSD는 전송 속도와 내구성, 초당 데이터 처리 능력에서 기존 SSD를 크게 뛰어넘었지만 메인보드가 옵테인 SSD를 지원해야 하고, 또 PCI 익스프레스 슬롯에서만 작동된다. 

최대 용량 380GB의 새 옵테인 SSD는 PCI 익스프레스 타입과 함께 노트북 등에 적합한 M.2 폼팩터으로도 나왔다. 고성능을 유지하면서 부피를 줄여 옵테인 SSD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혔던 호환성 문제를 완화한 것. 노트북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메인보드 등의 NVMe RAID와 결합하여 최대 1.5TB에 이르는 용량 확장이 된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10GBps인 옵테인 SSD는 시스템 제반 기능을 향상시킨다. 프로세서만큼이나 중요성이 커지는 부분이다. 또한 경쟁사 AMD에는 없는 기술이기 때문에 기술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인텔이 칩셋, SSD, 옵테인 SSD를 한데 묶을 수 있다면 더 많은 '인텔 인사이드' 제품이 판매될 것이며, 사용자는 인텔 제품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출시는 올해 여름으로 예정돼 있다.

케이블 하나로 40Gbps '썬더볼트3'

컴퓨텍스에서 소개된 지 3년이 지난 후 위아래 구분이 없는 이 단자는 충분히 성공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출시된 애플, HP, 델의 최고 사양 모델과 에이수스,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최신 규격에 덜 민감한 제조사들도 모두 썬더볼트3 단자를 탑재하고 있다. 어쩌면 노트북이 외장 그래픽 카드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 썬더볼트3의 가장 큰 장점일 수 있다. 아직 썬더볼트 노트북용 외장 그래픽을 제품이 많이 출시되지 않았지만, 이 단자는 극도로 얇은 노트북에 전문 게이밍 기능의 탑재를 의미한다.

행사장에서 인텔은 옵테인 SSD가 탑재된 외장 저장 장치에 3대의 컴퓨터를 연결하고 각각 동영상 재생과 동영상 편집 작업, 프레젠테이션 화면이 나오는 데모를 했다. 

인텔 관계자는 "썬더볼트3는 하나의 케이블로 최대 40Gbps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면서 "고성능 스테이션으로 고해상도 사진과 4K 비디오, 실제 같은 VR,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외장 저장 장치가 보편화될 것"아라고 강조했다. 

듀얼 스크린의 작은 태블릿

이날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를 끈 제품은 PC가 아닌 것 같은 듀얼 스크린의 태블릿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의 접히는 버전을 기다리기는 했지만 인텔의 <타이거 래피즈> 콘셉트 기기는 유리 2장으로 만든 접을 수 있는 태블릿 형태다. LCD 화면에는 윈도우 바탕화면이 나오고 아날로그 노트 유형의 글쓰기를 재현하기 위해 접히는 다른 화면에는 FP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있다. 

레노버 요가북이 연상되는 디자인적으로 상당히 유사하다. 우선 보통의 화면 여닫이 노트북처럼 생겼지만 물리적 키보드는 없다. 아이폰7 플러스와 비교해도 두껍다는 느낌이 전혀 없고 화면과 화면이 연결되는 360도 돌아가는 힌지는 가장 진보된 태블릿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360도 어느 각도에서 자유롭게 고정할 수 있을뿐더러 움직임도 부드럽다.

팬 입력으로 작동되는 OCR 기능의 정확도는 수준급이다. 동봉된 스타일러스를 사용해 필기를 하면 윈도우 화면 노트 앱에 빠르게 입력이 된다. 마찬가지로 이 스타일러스는 그림을 그리는 등의 작업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FPD 디스플레이 위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써도 이를 자동으로 디지털화해 화면에 표시해 준다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강의 내용을 필기할 때 좋을 것 같았다. 

'AMD와 불편한 동거' 델 XPS 15 2in1

인텔 코어 H 시리즈가 탑재된 몇 종류의 노트북도 전시됐다. 인텔 관계자는 "라데온 RX 베가 M GPU를 결합한 8세대 쿼드코어 코어 i7 칩이 탑재된 델 XPS 15 2in1은 모바일 노트북 수준의 무게와 크기에서 뛰어난 가상현실 경험을 할 수 있다."면서 "6GB 메모리의 GTX 1060 보다 약간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이 변종 프로세서가 탑재된 XPS 15 2in1 하드웨어 재원을 보면 CPU에는 4코어 8스레드의 코어 i7-8705G가 사용됐고 메모리는 16GB, 저장 공간은 512GB 용량의 PCIe SSD가 쓰인다. 델이 자체 개발한 새로운 열 설계 디자인 'XPS 13GORE 서멀 인슐레이션'은 화성 탐사선에 사용되는 저밀도 고체인 '실리카 에어로젤'을 이용한 열의 효과적인 방열을 해준다. 두께는 9~16mm이고 무게는 1.96kg이다. 전통적인 노트북 또는 내장 그래픽을 쓰는 모바일 노트북 사이에서 고민하거나 좀 더 강력한 성능을 원한다면 이 변종 투인원 PC는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행사장 한켠에는 저전력 인텔 모비디우스 VPU를 활용한 자율주행차, 고성능 드론, 사물인터넷 장비 등에 적용되는 사례가 소개됐다. 인공신경망 및 이미지 처리에 특화된 인공지능 칩 모비디우스는 칩 외에도 USB 단자에 꽂을 수 있는 '컴퓨터 스틱'이나 미니 PC 형태로도 판매된다.

글, 사진 : 후크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