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내 페이커 마우스의 참혹한 사망 현장이다.
향년 1.8세 마우스 패드에서 지다.
페이커의 장비를 쓴다고 내 실력이 페이커가 되진 않는다는 깊은 교훈을 단돈 7만9천원에 산 것을 생각하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싸이버거 세트 14개를 보낼 수는 없었기에 심폐소생술을 강행했다.
양면테이프로 죽어버린 옆패드를 부착하기로 하였다.
뭔가 잘못됐다.
패드 아래쪽까지 덮혀 마우스를 끄는 내내 패드를 긁어버린다.
패드가 차라리 죽여달라며 애원하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비로소 마우스를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제 잘못 아니에요. 코로나가 망쳤어요.
됐어, 우리 사이에 양면 테이프는 무슨
앗 뇌절;
후기에 크기 크다고 다들 겁주더니 데스에더 엘리트를 쓰던 감이 있어서 작게까지 느껴진다.
손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로 F값을 쓰던데, 내 손크기가 그닥 크지 않음에도 F11.5가 나오니 별로 알맞는 실험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몸은 약지에서 엄지까지 일자로 뻗어도 손바닥이 땅에 땋는 극강의 유연함을 가진 특이케이스 손이 있기 때문이다.
실 사용으로 넘어가자
마우스 최초이자 현재까지 독점기술 광축으로 보편화된 게이밍 마우스보다 반응속도가 3배 빠른 0.5ms 및 최신식 레이저 센서가 탑재되어 16000dpi로 업계 2위의 센서를 가지고 있는 유선계의 끝판 쌍두마차중 한 명 바이퍼라 이말이야@@!!
[작성자는 레이저로부터 금품 등의 원고료를 일체 받지 않았음을 굳이 이 타이밍에 공지합니다.]
레이저 특유의 초록색 usb 핀셋이 감성을 자극한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꽂으면서 가려버리기 ㅋㅋ
감성의 등가교환으로 상급 디자인에 반해 칙칙했던 까망이 도색에 LED로 숨결을 불어넣는다.
앗! PC환경이 바뀌었다.
그렇다. 레이저 사 조차도 버린 소프트웨어, 시냅스를 동작시키기 위해 시냅스를 터쳐먹은 PC를 배제하고 잠시 랩탑으로 전환하였다.
물론 이는 옛 말이고, 내가 페이커 마우스를 사용할 당시에 반해 시냅스 프로그램은 정말 많은 발전을 거듭하여 실사용에도 유용한 기능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써보진 않았다.
설정을 마쳤으니 게임을 하며 실사용 해보도록 하자
앗;; 너무 편안해서 게임 중에 스크린 샷을 뜨는 것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어차피 게임 리뷰가 아니니 마우스의 소감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우선 우연히 나오는 무빙 포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마우스 커서가 정확하게 지정한 곳을 짚었다.
이는 아마 데스에더 엘리트를 사용했던 유저라서 감도를 그대로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에 한 판이 끝나기도 전에 적응하는 것이 무리가 없었던 덕도 본 듯 하다.
하지만 데스에더를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 전문의 페이커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했지만, 여러 프로게이머가 말하는 '장비빨' 이라는 말이 장사속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해주게 했던 데스에더 엘리트의 충격 만큼은 아니더라도 바이퍼에게 충격적였던 것이 몇 가지 있다.
위에 올린 사진을 다시 보면 알 수 있다시피 필자는 클로그립 유저이다.
후기는 프로게이머나 판매진 관계자들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니 루즈하더라도 이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겠다.
클로그립은 보다 시피 손바닥 일부만 마우스에 닿고 손가락의 손톱 밑으로 버튼을 클릭하는 듯한 '클로' 형태의 자세를 취한다.
이는 반응속도와 에임정확도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마우스를 움직이는데 있어 그만한 피로를 유발하고, 손끝이 항상 긴장상태가 유지되어 장시간 사용 시 손가락이 저리다.
물론 필자는 마우스를 잡고 나서부터 쭉 저 그립법을 따랐고, 그립법에 대한 차이를 나중에 알게 된 것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저 그립을 따라하는 사람들보다는 적응도나 그에 따른 피로도가 덜하다.
출처 : (작성자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게이머인 김종인=)프레이 미친 카이팅
해당 영상처럼 게임 내 한타가 언제나 압승일 수는 없고, 카이팅이 길게는 1분, 루즈한 한타가 저 유튜브처럼 30초가량 진행될 수 있다.
이 경우 필자의 징크스처럼 일반적인 장거리 카이팅 원딜이라면 순간 피로 누적치는 일반적인 게임 한 판에 비견될 수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위 딜량 사진을 다시 봐도 알겠지만, 게임을 혼자 딜해서 풀어나간 경우로, 방금의 경우와 맞물린다. 최장 1분의 롱타임 한타 동안 손목에 무리가 가긴 커녕, 뻐근함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데스에더 엘리트가 야구공을 드는 무게라면 바이퍼는 셔틀콕을 드는 무게와 비견된다.
손의 피로누적이 낮아짐은 2시간 3시간, 또는 그 이상 게임을 하는 유저들에게 매 판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시켜줄 것이며, 한 게임 내에서도 하드코어한 전투가 일어난 후 집중력을 흐리는 요소 하나를 지워줄 것이다.
둘째는 에임 정확도이다.
사실 같은 레이저 계열이기 때문에 큰 효과를 기대하지 않았으나, 가벼움과 맞물린 시너지가 장난없다.
흔히 알고있는 르블랑의 사슬 점멸로 캐스팅을 눈속임하여 반응하지 못하게 하는 기술을 응용하였다.
커서전환이 힘들 정도의 거리 두 개의 인형을 두고 캐스팅이 끝나기 전 양쪽에 사슬을 부여하고 점멸을 쓰는 모습이다.
데스에더 엘리트에서도 불가능한 장면은 아니다. 다만, 빈도에서 바이퍼 사용 시 거의 무조건적인 성공률을 보여주었다.(사진에서 5회의 연속 시도 중 5회 모두 성공하였고, 가장 성과가 또렷하게 보인 사진을 가져왔다.)
무거운 마우스가 마이크로 컨트롤에 유용하다는 편견을 깨부순 실례가 되었고, 가벼움이 가져오는 타겟 포착 속도차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가 될 것이다.
셋째는 디자인이다.
미적인 아름다움은 레이저 로고와 LED로 끝났다. 레이저 한 번 써보려고 후기 들여다 본 사람이면 누구나 인정하지 않을까 싶은데, 디자인은 단순한 미형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만약 미형만이 디자인이었다면 다비드 석고상 마우스가 업계 1위였겠지.(찾아보지 말자 그런거 없다)
레이저 마우스에 대해 설명하자면 10명 중 9명은 이렇게 말한다.
'손 큰 사람들의 워너비'
두 사진의 차이가 느껴지겠지만, 바이퍼 마우스가 손목 각도를 더 낮게 잡게된다.
광고 효과를 위해 연출한 것이 아니라 높이 차이가 정말로 저 자세를 만든다.
주말에 게임 몇 시간 연장 달리고 나면 손목을 돌리기가 무서워지는데, 대충 저 자세때문이다.
내가 손이 큰 편이 아니지만 클로그립 덕분에 데스에더에 맞는 손이 갖추어 졌고, 대부분의 사람이 손이 크지 않아도 데스에더의 디자인과 센서에 매혹되어 유입되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 대부분이 클로그립을 사용한다면, 아마 이 글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해줄 것이다.
바이퍼의 손목 높이가 엘리트보다 낮다.
그 높이 하나만으로 상당한 손목피로를 줄여줄 것을 우리 클로그립 유저들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관련 직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10만원짜리 마우스를 선택하게 됐지만, 다른 이들은 선뜻 10만원짜리 마우스를 선택하기 겁이 날 것이고, 이때문에 잘 찾아보고 사기 위하여 이 글과 같은 실사용 후기를 보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환경때문에 가성비 마우스, 저렴한 마우스 등의 마우스들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적은 없다.
하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 한 가지는 손 크기가 크지 않은 클로그립 유저가 내게 11만원 내의 마우스 하나만 짚으라고 하면 고민없이 레이저 바이퍼 마우스를 선택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