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7일 방영된 ‘나 혼자 산다’에서는 한혜진, 박나래가 화사의 집에서 정모를 갖는 모습이 방영됐다. 해당 방영분에서 시청자의 눈길을 끈 것은 훈제 삼겹살을 구워 먹는 장면이었다. 육즙이 가득한 훈제 삼겹살은 밤늦은 시각 시청자들의 침샘을 자극했다.
그런데 그 이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것은 다름 아닌 훈제 삼겹살을 구워 먹던 전기 그릴이었다. 집에서 편하게 앉아서 고기를 구워 먹는데도 연기가 보이지 않았다.
한동안 ‘화사 훈제삼겹살 고기불판’이라 불렸던 해당 전기 그릴의 정체는 ‘자이글 파티’였다. 적외선 방식의 전기그릴로 오피스텔 등의 제한된 환경에서도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그런 자이글 파티가 개선된 버전이 이번에 소개할 ‘자이글 파티 스페셜 ZG-KR2051A’다.
조립 PC를 닮은 적외선 전기 그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는 어떤 고기일까? 물론 이 질문의 정답은 없다. 하지만 높은 확률로 등장하는 답변은 있다. 이는 ‘남이 구워주는 고기’다. 특히 고깃집에서 직원이 구워 주는 고기가 이에 해당한다.
물론 가격이야 비싸겠지만, 냄새 걱정 없고 정확한 타이밍에 뒤집기에 굽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뒷정리도 고깃집에서 해 주니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데스크톱 PC로 비유하자면 가격대가 높지만, 안정성이 검증된 대기업 완제품 PC를 닮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집에서 구워 먹는 고기는 조립 PC를 닮았다. 고깃집에서 남이 구워 주는 고기의 특성과는 정확히 반대라 볼 수 있다. 가성비는 아주 뛰어나다. 그러나 집에서 구울 경우 연기와 냄새 문제가 생긴다.
또한 굽는 것도 고기 굽기 실력이 없다면 새카맣게 태울 수 있고, 주방에서 환기 시스템을 가동하고 대부분 서서 구워야 한다. 뒷정리도 번거롭다. 프라이팬에 눌어붙은 찌꺼기들을 벅벅 닦아내야 한다.
▲ 고기는 맛있지만, 뒷정리가 번거롭다.
그렇다면 위에 언급된 단점을 극복한다고 가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고깃집에서 구워주는 고기 못지않은 환경을 집에서 쉽게 구현해낼 수 있다. 그런 방법이 있을까?
있다. 적외선 방식의 전기 그릴이다. 앞서 언급한 집에서 구워 먹는 고기의 단점을 대부분 극복할 수 있다. 연기와 냄새 문제가 없고, 안정적으로 구울 수 있다. 식탁에 앉아서 구워 먹을 수 있고 뒷정리도 아주 편하다.
▲ 자이글의 경우 산소연소 방식이 아닌 형광등과 같은 램프 방식이라 실내에서 문 닫고 조리해도 냄새, 연기, 기름튐이 적다.
적외선 방식의 전기 그릴 중 대표적인 제품은 ‘자이글’이다. 생활 가전업체 자이글을 대표하는 조리기구로 적외선 빛으로 불판에 복사열을 발생 시켜 고기를 굽는다. 평범한 전기 그릴보다 조리 시 냄새와 연기가 적고, 고기가 부드럽게 익어 맛도 좋다.
이번에 소개할 자이글 파티 스페셜 ZG-KR2051A(이하 자이글 파티 스페셜)는 그런 자이글 중에서도 하이엔드 제품군이라 볼 수 있다.
작지만 강한 자이글 파티 스페셜
자이글 파티 스페셜은 위, 아래 2중 양방향 가열 방식을 채택한 전기 그릴이다. 상부는 적외선, 하부는 열선으로 양방향에서 가열해 조리한다. 기존 자이글S, 자이글 슈퍼가 상부의 적외선 빛만을 사용하는 것보다 최대 온도에 다다르는 속도가 더 빠르다. 상, 하부가 동시에 가열되니 속까지 동시에 잘 익는다.
▲ 상, 하부가 동시에 가열되는 전기 그릴이다.
▲ 상부 적외선 빛이 하단 불판에 복사열을 발생시킨다.
▲ 구이팬 하부에는 열선을 확인할 수 있다.
크기는 기존 자이글S, 자이글 슈퍼보다 작은 편이다. 본체 크기는 16.3x34.3x25(가로x세로x높이, 단위 cm)에 불과하다. 가로 넓이가 손바닥 한 뼘도 채 되지 않아 식탁 위에 올려두고 사용할 수 있다.
▲ 크기는 상당히 작다. 그렇기에 식탁 위에 올려두고 쓰기 편하다.
사용 방법은 아주 쉽다. 자이글 파티에 불판을 장착한 후 레버만 돌려주면 된다. 레버는 1, 2단으로 변경할 수 있다. 1단은 일반 구이와 보온에 적합하며, 2단은 구이에 적합하다.
참고로 1단은 상부 적외선만 작동되며, 2단은 상부 적외선과 함께 하부 열선도 작동한다. 참고로 2단으로 조리 시 화력은 아주 강해지지만 연기가 생길 수 있다. 참고로 조리 전 2단으로 가열해 불판 온도를 최대치로 올린 후 고기를 올린다면 빠른 속도로 조리할 수 있다.
▲ 레버를 돌려 화력을 조절할 수 있다.
조리 시 기름은 하단의 기름받이 통으로 이동한다. 덕분에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자이글 본체를 크게 청소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불판과 하단 양방향 기름받이 서랍 정도만 씻어 주면 된다. 기름 튐도 적고 고기도 잘 눌어붙지 않아 세척이 편하다.
▲ 청소가 편하다.
또한 자이글 파티 스페셜은 헤드 회전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는 헤드 부분을 좌, 우로 돌리는 기능이다. 헤드를 돌리면 상부 적외선 부분이 꺼진다. 덕분에 고기를 쉽게 꺼낼 수 있다. 최대 90°까지 돌릴 수 있지만 무리하게 조절하면 제품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다.
▲ 헤드 회전 기능이 추가돼 고기를 꺼낼 때 편하다.
구성품은 구이팬 한 개가 제공된다. 크기는 15.9x27.4x2.3cm로 자이글 파티 스페셜에 딱 맞는 정도다.
▲ 동봉되는 구이팬은 쉽게 분리할 수 있다.
직접 구워 보자
코스트코의 미국산 냉장 토시살과 국산 하이포크 삼겹살을 구워 먹어보며 자이글 파티 스페셜의 성능을 확인해 봤다. 냉동이 아닌 냉장 상태다. 또한, 열 측정기 플리어 원 프로를 통해 최대 온도에 다다르는 시간도 확인해 봤다.
온도 변화 확인
2단으로 설정 후 온도 변화를 확인해 봤다. 전원을 가동한 지 20~30초도 안 되는 시간에 하단 중앙부는 70.6°로 측정된다. 주변부는 43.3°다. 이어 대략 1분 남짓한 시간 안에 중앙부 온도는 측정 한계인 150°까지 치솟았다. 주변부는 91.6°다.
그 상태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부마저 133.7°까지 치솟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략 3분 정도면 중앙 부분은 물론이며 주변부까지 최대 온도에 가까워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온도 변화 측정 시작 부분. 2단으로 가동한 지 얼마 안 되는 짧은 시간에 70.6C로 치솟았다.
▲ 1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이 지난 뒤 중앙 부분은 플리어 원 프로의 측정 한계점인 150도까지 치솟았다. 주변부는 91.6도로 측정된다.
▲ 주변부의 최종 온도는 133.7°까지 상승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달아오른 불판에 토시살을 올려 봤다. 불판에 올린 직후 토시살 표면의 온도를 확인해 봤는데, 29.9°로 측정됐다. 20~30초 정도 후 해당 고기를 뒤집어 보니 표면은 77.2°로 측정됐다.
▲ 토시살은 굽기 시작할 때 29.9°로 측정됐다.
▲ 짧은 시간 동안 고기가 구워졌다. 뒤집으니 고기 표면은 77.2°로 측정됐다.
삼겹살은 표면 57.4°에서 뒤집은 후 84°까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확인하다 고기가 탈 것 같아 촬영을 그만두고 먹게 됐다. 참고로 상단 적외선 헤드 부분은 120.5°C로 측정됐다.
▲ 상단 적외선 헤드 부분은 120.5°로 측정된다.
▲ 삼겹살을 뒤집으니 표면 온도는 84°로 확인됐다. 잘 구워졌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자이글 파티는 2단 설정 후 3~5분 정도 가동하면 중앙 부분은 물론 주변 부분까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골고루 열이 퍼진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소비전력은 제원에 1100W라 표기되어 있다. 실 측정 시 해당 상황에서 이와 비슷하게 측정되리라 추정된다.
실제 체감 성능은 어떨까?
필자는 자이글 파티 스페셜을 리뷰해보기에 앞서 자이글S를 사용해 본 적이 있다. 그렇기에 자이글S의 성능을 잘 알고 있다. 자이글S는 자이글 사의 대표 상품인 만큼 연기가 적고 화력도 좋아 고기를 구워 먹기 적합하다.
그러나 단점도 있었다. 구워진 고기를 꺼낼 때 손이 아주 뜨겁다는 점이다. 특히 고기를 연속으로 굽기 위해 전원을 끄지 않고 적외선이 내리쬐는 곳에 손을 집어넣고 젓가락질로 고기를 빼다 보면 너무나 뜨거워 흡사 자해 행위와도 같았다.
▲ 좁은 공간에서 자이글S를 사용해 고기를 구울 경우, 고기를 꺼낼 때 손이 뜨거워지는 경우가 있다.
자이글 파티 스페셜은 이 점이 개선됐다. 크기가 작아 굽는 도중 젓가락질로 고기를 꺼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한 고기를 접시에 대량으로 옮겨 담아야 할 경우, 헤드만 옆으로 돌려주면 상단 적외선이 꺼지기에 고기를 손쉽게 꺼낼 수 있다. 반강제로 피가 끓는 열혈 사나이가 될 일이 사라진 셈이다.
▲ 고기를 구우면서 실시간으로 불판에서 젓가락질로 집어가기 편하다. 고기를 옮겨 담을 때도 헤드를 돌리면 상단 적외선 빛이 꺼지기에 꺼내기 수월하다.
프라이팬과 비교한다면 어떨까? 가장 중요한 조리 시 연기는 자이글 파티 스페셜로 조리 시에도 조금은 난다. 그러나 기존 프라이팬 조리 시의 연기와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고깃집에서 덕트를 고기에 갖다 대거나 집 안에서 싱크대 주방 환풍기를 가동하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다.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다. 연기로 인한 냄새도 프라이팬 대비 압도적으로 적었다.
조리 후 뒷정리도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쉽다. 불판에 고기가 눌어붙는 현상이 없어 불판 청소가 아주 쉽다. 그릴과 열판의 분리는 허무할 정도로 쉽다. 그냥 그릴만 들어 주면 된다. 추가로 하단의 기름받통에 모인 기름 정도만 분리해 정리해 주면 된다.
다만 자이글 파티 스페셜의 크기가 작고, 기름이 빠르게 모이는 편이기에 많이 굽는다면 기름양은 가끔 확인해야 한다.
▲ 불판과 기름받이 정도만 신경 쓰면 되기에 청소가 아주 쉽다.
고기를 구워 먹을 때 회전 속도는 2~3인 가정 정도면 충분하다. 테스트 시 4인 가족이 고기를 구워 먹었는데, 고기 굽는 속도가 빠르니 별문제 없이 먹을 수는 있었다. 다만 한 번에 많은 양의 고기를 올릴 수는 없다. 삼겹살 기준으로 세 줄이 최대다. 즉 배차 시간이 빠른 경전철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 삼겹살 세 줄을 올릴 수 있다.
다 구워진 고기를 따로 옮겨 담고 바로 굽기 시작한다면 크게 문제는 없지만, 아무래도 기존 구이팬으로는 양이 좀 아쉽다. 별매품인 멀티와이드 구이팬을 구매한다면 팬 외각 부분에 고기를 옮겨 두고 바로 고기를 구울 수 있기에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마치며
자이글 파티 스페셜에 대해 알아봤다. 토시살, 삼겹살의 고기로 테스트를 진행해 본 바로는, 집 안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에는 흡사 사기템과 같은 성능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연기 및 냄새가 기존 프라이팬과 비교하는 게 민망할 정도로 적고, 뒷정리도 쉽다. 심각하게 뜨거웠던 기존 자이글S와 달리 상당히 작은 크기라 식탁 위에 올려놓고 가족들이 젓가락질해 가며 구워 먹기도 편했다.
상, 하단에 동시에 열이 들어오니 화력도 뛰어나 고기도 금방 구워지고 헤드도 돌아가 고기를 한 번에 접시에 담을 때 수월했다. 기름받이 통을 조금 신경 써야 한다는 점 정도를 제외하면 가정에서는 완벽한 고기 굽기 솔루션이라 볼 수 있다. 이용 인원이 많을 경우 멀티와이드 구이팬, 볶음팬을 구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