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가 조금씩 늘어가면서, 집에 계속 있다보니 치워야 할 것들이 늘어가더군요.

행거를 사서 옷정리도 좀 하고, 이것저것 치우다 보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불필요 한 것들은 버리고 새로 살 것들은 사자! 싶었죠.

그러고 보니 이사올 때 기본으로 설치된 식기세척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거의 5년째 제자리에서 전원 한 번 안들어간채로 쉬고만 있는...

이상하게 식기세척기는 손이 안가서 안쓰고 있었는데, 막상 이제와서 걱정이 되더군요.

혹시나 고장난거면 어떻게 해야하지?

부랴부랴 안에 비닐이나 부자재 치우고 작동을 시켜봤습니다.

고체세제 하나가 서비스로 들어있어서 바로 실행에 옮겨봤죠. 

그런데... 그런데!!

이 좋은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요... 5년동안 대체 뭘했나 싶을만큼 편한겁니다.

이제 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한다! 라고 결정을 짓고 보니 세제가 없더군요.

그래서 또 없는 지식에 부랴부랴 막 찾다가, 나름 천연성분으로 만들어진 1종 세제가 있어서 구매해봤습니다. 내 돈 내고 내가 사는 거라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 하기에는 사실 가격대가 저렴하죠. 천연세제 이러면 세척력은 떨어지고 비싸기는 비싸고 해서 이미지가 좋지 않았는데, 일단 저렴하게 판매중이라 한 번 사봤습니다.

고체세제가 한 번 써보니 참 편한 것 같았지만, 퍼서 쓰는 세제가 저렴하고 뭔가 양을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아 1Kg짜리로 구매했네요. 이름이 참 좋습니다. 뽀숑. 뽀드득 뽀드득 하게 설거지를 해줄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1종 세척제라 야채와 과일까지 세척이 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담가둬서는 안된다는 경고문구가 있습니다. 사실 식기세척기에만 쓸 생각이라 다른용도로 생각해본적은 없지만, 그만큼 뭐 안전하다 이렇게 받아들이면 되겠죠.

고운 입자가 인상적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드는 세제인데, 집에서 쓰던 구연산이나 베이킹소다 섞어둔 느낌이네요. 스푼은 5g과 1g 양쪽으로 쓸 수 있습니다. 단단함이 살짝 아쉬운 스푼이긴 하나, 사용에 불편함이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그럼 바로 세척을 해봐야겠죠. 투입구를 열어 세제를 부어줍니다. 15g 정도면 될 듯 해서, 5g 스푼으로 3번 퍼주었네요. 조금 넉넉하게 담으면 세번 정도 옮기면 20g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 세척을 시작해봐야죠.

대충 애벌로 헹궈둔 그릇을 위치시키고, 식기세척기를 돌려줍니다.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하지만, 편리함을 생각하면 의외로 짧다고 느껴지기도 하네요. 이렇게 좋은 문명의 혜택을 5년동안 쓰질 않았다니 참...

세척이 완료되었습니다.

나름 이래저래 살펴본 결과, 2종 세제가 아니라 세척력이 떨어진다는 사용기들도 있었는데 그 정도로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 같더군요. 애벌을 미리 해둬서 그런지 몰라도 나름 뽀드득 뽀드득 하게 잘 된 것 같습니다. 기름 때가 남거나 하는 것은 없는 걸로 봐서 이만하면 충분한 것 같네요.

물론 아직 제가 식기세척기 초보라, 2종 세제는 딱 한번 샘플로 제공된 고체 세제밖에 못써본지라 어느정도의 세척력이 차이가 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는 걸로 봐서, 2종 세제를 쓰시는 분들은 좀 더 애벌을 덜해도 더 깨끗하게 씻겨지는 걸 경험해보시다 보니 비교가 되는게 아닌가 싶네요.

아직은 초보라 이정도도 대만족 하고 있습니다.

1종 세제가 주는 심리적 편안함과(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식기세척기가 주는 편리함이 코로나로 지친 연말에 큰 위안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기분이네요.

앞으로 꾸준히 사용해보면서 혹시나 뽀숑하지 못한 순간이 오면 다시 사용기 남겨보겠습니다.

뽀숑뽀숑하게 가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