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발생하는 식중독은 수저와 식기들을 열탕 소독하는 것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탕 소독은 하나하나 넣었다 빼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집안의 모든 그릇을 소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조금만 움직여도 지치는 계절이니 깨끗하게 씻는 걸로 만족하자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귀찮음을 해결할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야 당연히 식기 살균 건조기와 같은 장비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살림은 무엇보다 장비가 중요한 법이니까요. 특히나 가정에 어린 자녀나 어르신, 면역이 약한 분들이 있다면 하나쯤 구비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위제품들은 건조는 물론이고 각종 균을 제거해 주는 식기 살균 건조기입니다. 왼쪽은 델키 UVC 식기 살균 건조기이며, 오른쪽은 하임셰프의 식기 살균 건조기입니다. 두 제품은 살균을 해준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균을 없애는 방식부터 세부 스펙, 외관, 기능 등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 실험을 통해 자세하게 파헤쳐 보려 합니다.
실사용
- 살균 실험 -
첫 번째 실험은 살균 실험인데요. 같은 세제를 사용해 동일한 조건에서 접시 7개를 세척합니다. 그중 하나는 자연 건조를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접시는 각 식기 살균 건조기에 3개씩 넣었고 시간대별로 1시간, 3시간, 5시간 동안 시간차를 두고 살균 건조를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접시들은 미리 만들어둔 키트에 세균 배양을 하였고, 25℃ 이상의 온도에서 24시간 동안 배양을 진행했습니다. 이 실험은 자연 건조뿐만 아니라 제품별 시간에 따른 접시 잔여 세균 양을 알 수 있습니다.
△ 델키 (좌) / 하임셰프 (우)
동일한 조건에서 세척한 접시를 각 3개씩 넣어둔 모습.
델키는 3단계 살균모드로 진행, 하임셰프는 시간 설정 모드 사용
식기 살균 건조기가 돌아가는 동안 미리 만들어 둔 세균 배양 키트입니다. 시간대별로 살균 건조가 끝나면 접시 표면을 면봉으로 닦아 키트에 문질러 줍니다.
△ 세균 배양하는 모습
△ 휴대폰과 손 (좌) / 자연 건조 (우)
혹시나 접시 표면의 세균이 제대로 배양되지 않을까 봐 비교를 위해 휴대폰과 손을 함께 실험했습니다. 그 결과 손에서 나온 세균은 누가 보아도 심할 정도로 많은 세균이 확인되었고 휴대폰의 표면도 손보단 덜 하지만 육안으로 세균이 관찰되었습니다. 우측의 자연 건조 2시간 후 측정한 접시에서는 생각보다 균이 적게 나왔습니다.
△ 자연 건조 + 4시간 더 지켜본 결과
실험실의 온도나 시간이 부족했나 싶어 4시간 정도를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확실히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세균들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추가한 시간은 살균 식기세척기 실험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했습니다.) 결과를 정리하자면 소독을 따로 실시하지 않아도 깨끗하게 여러 번 헹궈내고 말려주면 심각한 수준의 세균은 나오지 않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세균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살균 건조기 사용과는 어떤 점이 다른지 비교해보겠습니다.
△ 식기 살균 건조기 1시간
△ 식기 살균 건조기 3시간
△ 식기 살균 건조기 5시간
위 사진은 1시간, 3시간, 5시간 동안 살균 건조한 접시에서 배양한 균들입니다. 첫 번째 1시간 살균 건조에서는 미세하지만 두 제품 모두 균이 검출되었습니다. 하지만 3시간 건조에서는 두 제품 모두 균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5시간 뒤 측정한 결과에서는 델키에서 작은 세균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내부 온도가 높게 올라가는 하임셰프의 기능 덕분에 나온 결과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배지가 오염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델키의 미세 균은 이러한 이유로 검출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 건조 실험 -
다음은 건조 실험입니다. 첫 번째는 두 제품에 접시를 한 개씩만 넣어 물기가 다 마르는 데 몇 분이 걸리는지 지켜보았습니다. 이번 실험에서 델키는 2단계 열풍 건조 모드를 적용하였고, 하임셰프는 위와 같이 시간 설정 모드로 진행했습니다.
△ 식기 살균 건조기 사용 전 물기 있는 모습 (좌) / 하임셰프 (중) / 델키 (우)
그 결과 살균 건조 모드에서 15분이 지나니 두 제품 모두 물기 한 점 없이 바짝 말라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식기 살균 건조기를 똑같은 양의 그릇으로 꽉 채워 다 마르는 데 몇 분이 걸리는지 시간을 비교 측정했습니다.
△ 하임셰프
하임 셰프의 경우 아래쪽 물 받이 옆에 수저를 놓는 공간이 있지만 동일한 실험을 위해 모든 수저와 식기를 한곳에 모아서 넣었습니다.
△ 하임셰프 결과
15분 단위를 기준으로 끊어서 측정하였을 때 살균 건조를 시작한 지 15분에는 곳곳에 다 마르지 않은 물기가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30분이 지났을 때는 대부분이 다 말라있었고 몇몇 겹쳐져 있었던 숟가락의 경우 물이 다 마르지 않은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기계 특성상 표면이 노출되어야 살균과 건조가 가능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아래 델키도 동일)
△ 델키 결과
똑같은 개수의 식기와 수저 등을 델키에도 넣었습니다. 시간은 하임셰프와 같이 15분 단위로 끊어서 확인을 했는데 델키의 경우에도 15분에는 곳곳에 작은 물방울이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30분에 다시 꺼냈을 때는 모든 표면이 바짝 말라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살균 실험에서는 살균 건조하는 시간이 올라갈수록 균이 덜 검출되거나 거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하임셰프의 경우에는 델키보다 높은 온도를 유지해 3시간, 5시간 측정에서 세균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델키는 비교적 낮은 온도를 유지했지만 UV 모드가 있다는 점에서 하임셰프에 뒤처지지 않습니다. 건조 실험에서는 접시 하나와 많은 양의 식기류가 마르는 시간을 비교했습니다. 접시 하나만 말릴 경우 시간이 적게 소요되었는데 이는 15분 정도의 차이로 그릇이 많다고 하여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아니었습니다. 즉, 어차피 살균을 하는 거라면 한꺼번에 많이 채워서 돌리는 것이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외관 비교
△ 델키 (좌) / 하임셰프 (우)
두 제품의 외관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델키는 직사각형의 깔끔한 하이트 톤이며 원터치 방식으로 깔끔함을 살렸습니다. 그에 반해 하임셰프는 블랙으로 사각형에 속하지만 곡선으로 부드러움을 더했습니다. 이러한 외관은 주방 인테리어에 따라 깔 맞춤을 위해 선택이 나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외관만 보았을 땐 델키가 확실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가벼운 무게나 열고 닫는 게 쉬운 부분 등에서 사용감은 하임셰프가 조금 더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 거치 방법 및 내부 구조-
△ 델키 거치대 (좌) / 하임 세프 거치대 (우)
거치대의 비교를 위해 본체에서 꺼내어 보았습니다.
△ 델키 (위) / 하임 세프 (아래) 제품에 따른 공간 활용
델키의 경우 접시를 꽂는 공간이 5개가 있고 그 옆으로는 그릇이나 컵을 올리기 좋습니다. 2단에는 오른쪽 끝에 수저를 넣을 수 있으며, 윗부분엔 젖병 뚜껑 등 높이가 낮은 그릇을 올리기 적절합니다. 하임셰프는 4개의 접시를 꽂을 수 있는 큰 거치대와 위로 쌓는 다용도 받침대, 수저 말리는 공간에 넣는 거치대로 구성됩니다. 다용도 받침대의 경우 아예 빼거나 2단 3단으로 높이 조절이 가능해 텀블러 등 길이가 있는 것을 넣을 때 활용도가 높아 보입니다.
△ 하임 세프
하임셰프는 물받이가 있는 아래 칸에도 열이 전달되며 이를 통해 수저를 말릴 수 있습니다. 물 받이 또한 깊이가 낮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넘칠 염려는 없어 보입니다. 제품에 사용된 소재는 겉으로 보기엔 플라스틱 같아 환경호르몬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RoHs2 인정을 받은 친환경 제품이라 합니다. 거치대의 경우 SUS304 스테인리스를 사용하였고 이는 녹발생을 줄여줍니다.
△ 델키
델키는 좌측 사진과 같이 총 3개의 UVC LED 파장을 통해 빈틈없는 살균 소독이 가능하며, 리플렉스 내부 구조로 반사를 통해 99.9% 살균해 줍니다. 또한 최우수 스테인리스 소재인 SUS 304를 사용해 위생은 물론이고 내구성을 높였습니다. 가운데 사진은 필터가 장착된 곳인데 PET 필터를 꽂아 식기에 쌓이는 먼지를 필터링해줍니다. 우측 사진은 내부에 있는 물이 빠지는 홈이며 이를 통해 나온 물은 아래 받침대로 모이게 됩니다.
- 크기 -
△ 델키 (좌) / 하임셰프 (우)
제품을 주방에 두었을 때 실제 크기입니다. 용량은 45L인 하임 셰프가 크지만 제품 자체의 부피는 델키가 큰 편입니다. 저희 집을 기준으로 밥통과 전자레인지가 있는 아일랜드 식탁에 두었을 때 두 제품 모두 공간 차지가 심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이는 싱크대 옆 기존에 사용하는 건조대를 치우고 자리를 마련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설거지 후 바로 넣는 편리함이 중요하니까요. 혹시나 싱크대 옆에 자리가 협소하다면 간이 선반을 만들어 보관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 같습니다.
- 조작법 -
△ 델키 (좌) / 하임셰프 (우)
델키는 원버튼 형식이며 컴퓨터 전원처럼 심플한 게 특징입니다. 사용 단계는 총 3가지로 분류되는데 버튼의 색상에 따라 초록, 빨강, 파랑으로 나뉩니다. 초록은 AUTO 약 모드로 UVC 살균과 함께 열풍 건조 40분이 작동되고, 빨강은 강 모드로 열풍 건조 60분, 파랑은 살균 60분으로 작동됩니다. 하임셰프의 경우 절전형 자동 표준 기능, 저소음 자동 취침 기능, 5가지 수동 시간 설정 기능, 음성 시스템이 탑재 되었으며 이는 터치 방식이라 고무장갑을 착용하여도 작동이 가능합니다.
△ 델키 작동법
△ 하임셰프 음성 볼륨 조절 기능
△ 하임셰프 시간별 조절
△ 하임셰프 취침과 표준 모드 작동
- 구성품 -
△ 델키 (좌) / 하임셰프 (우)
델키의 구성품은 본체와 거치대 2개, 사용 설명서, 필터가 들어있습니다. 받침대의 경우 오른쪽 하단에 붙어있어 물이 찰 때마다 비워주면 됩니다. 하임셰프는 본체와 거치대 3개, 사용설명서가 있으며 아래의 받침대는 탈부착이 가능합니다.
두 제품은 식기 살균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를 없애는 방식이 다릅니다. 하임셰프는 70~80℃에 이르는 높은 온도를 통해 9가지의 균을 99% 없애고, 델키는 비교적 온도는 낮지만 UV 파장을 이용해 이중으로 균을 99% 제거합니다. 델키는 비록 실험에서 미세한 세균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공식적인 제품 테스트에서 균이 완벽하게 제거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처럼 균을 제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둘 다 비슷한 결과라 했을 때 스펙은 취침 모드와, 자동 표준 모드, 음성 모드가 있는 하임 셰프가 좀 더 다양한 기능을 가졌습니다. 또한 화면을 통해 남은 시간을 알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특히 하임 셰프의 자동 표준 모드는 온도와 습도를 센서가 정밀하게 체크하여 완벽한 열풍 건조를 마친다는 점에서 믿음이 갑니다. 다만 음성 모드의 경우 도중에 문을 열거나 버튼을 누를 때 다소 거슬리게 느껴질 때가 있어 취향에 따라 기능을 끄고 사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델키의 슬라이딩 도어는 크게 편리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깔끔한 외관을 포기할 수 없는 젊은 층에게 추천합니다. 또한 원버튼으로 군더더기가 없으며 살균 모드에서 칫솔이나 행주 등 다방면 활용이 가능한 점 또한 장점이 될 것 같습니다.
작동 비교
- 사용 시 소음-
△ 평상시 소음 (좌) / 하임셰프 (중) / 델키 (우)
거실에서 측정했을 때 평상시 소음은 43db이 나왔습니다. 하임 셰프는 평균적으로 57db, 델키는 61db로 큰 차이는 없지만 델키가 비교적 높은 소음이 발생됐습니다. 60db은 1m 떨어진 곳에서 대화하는 정도의 소음이라 하니 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으며 어느 정도 거리를 둔다면 숙면에 방해가 될 것 같지 않습니다. 또한 하임셰프의 경우 취침 모드가 있어 더욱 조용한 사용도 가능합니다.
- 1시간 사용 시 내 외부 온도 -
△ 델키 내부 온도 (좌) / 델키 외부 온도 (우)
△ 하임셰프 내부 온도 (좌) / 하임셰프 외부 온도 (우)
델키는 2단계를 기준으로 측정한 온도이며 두 제품 모두 한 시간 동안 사용하고 나서 쟀습니다. 확실히 높은 온도에서 열풍 건조하는 하임셰프의 내부 온도는 78℃로 거의 80℃에 육박했습니다. 외부 온도의 경우 오랫동안 손을 올리기엔 뜨거운 온도로 아이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위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델키의 경우 내, 외부 온도가 큰 차이 없이 40℃ 주변을 맴돌았으며 비교적 하임 셰프보다 낮게 측정되었습니다. 이러한 특성을 보아 델키는 온도도 온도지만 살균 모드에서 좀 더 높은 살균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소비 전력 -
△ 델키 대기 전력 (좌) / 델키 사용 전력 (우)
△ 하임셰프 대기 전력 (좌) / 하임셰프 사용 전력 (우)
두 제품 모두 대기전력이 발생했으며 미세하지만 하임셰프가 더 높았습니다. 하지만 사용 전력의 경우 약 40W 정도 델키가 더 높게 나왔습니다. 이러한 측정을 토대로 한 달 치 전기세를 계산하면 매일 24시간 풀가동으로 돌렸을 때 델키는 28,590원, 하임 세프는 21,380원이 나옵니다. 이는 7,000원 정도의 차이로 사용 시간이 많은 분이라면 충분히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제품 특성상 하루 3~5시간 정도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한 달에 2,000원이 채 되지 않는 요금입니다. 이는 두 제품 모두 사용에 부담이 없을 듯합니다.
총 결론
하임 셰프는 비교적 저렴한 전기세와 낮은 소음에 다양한 기능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공간 활용이 용이하고 사용감에 있어서 문을 열고 닫는 게 확실히 편리합니다. 작동법에 있어서 여러 가지 버튼이 때문에 어르신의 경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높은 온도 살균에 만족감을 원하는 분들에게 딱 맞는 제품입니다.
델키의 경우 무엇보다 외관과 심플한 사용법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높은 온도까지 올라가지 않아 제대로 살균이 되는지 의구심이 들 수 있으나 UV 살균을 인증받은 제품입니다. 또한 각진 모양으로 그릇을 넣고 빼는 데 있어 약간의 불편감은 있었지만 눈높이 위치에 설치함으로써 그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임 셰프가 비교적 가격도 싸고 살균 실험에서도 더 나은 결과를 보였지만 외관을 중요시하는 저로서는 델키에게 마음이 가는 건 사실입니다.
결론적으로 두 제품에 성능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사용감과 가격, 외관에 비중을 두어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 사용 후기는 다나와로부터 원고료를 제공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