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것은 단 하나, 전부입니다'는 애플이 아이폰 6S 당시 광고 문구로 사용한 캐치 프레이즈입니다. 아이폰 6보다 많은 것이 변화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문구였으나, 사실 이 문구는 아이폰 6S보다 애플의 맥북 프로 14/16(2021)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맥북 프로 14/16(2021)은 기존 13.3형 맥북 프로와 맥북 프로 16의 포지션을 어느 정도 계승하는 모델이나, 굉장히 많은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애매하다는 터치바를 과감히 제거하고 제대로 쓰려면 USB Type-C 또는 썬더볼트 허브가 필수였던 과거와 달리 훨씬 다양한 포트를 갖췄습니다. 본격적으로 프로를 저격하는 노트북이 된 것이죠.

맥북 프로 14/16은 기존 M1 제품들보다도 괄목할 만한 성능 향상이 더해졌고 하드웨어적 완성도도 뛰어나 고성능 작업이 필요한 작업자에게 적합한 제품입니다. 최근 애플 실리콘 계열 CPU의 높은 인기와 macOS와 iOS의 연동이 점점 강화되고 있기에 맥북을 알아보시는 분들이 크게 늘어 맥북 프로 라인업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준비해 봤습니다. M1 Pro와 M1 Max까지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한 맥북 프로 14/16(2021)의 리뷰를 연재합니다.

첫 번째 리뷰는 맥북 프로 14 (2021 M1 Pro 8코어)로 세부 스펙은 그래픽 코어 14, 32GB 램, 512GB SSD입니다.

1. M1 Pro 8코어의 성능을 살펴보자

리뷰에 사용된 맥북의 칩은 기존 M1보다 더욱 강화된 M1 Pro입니다. M1 Pro는 맥북 프로 13과 맥북 에어의 M1처럼 모델에 따라 구성이 다소 다릅니다. 14인치용 M1 Pro는 CPU 8코어 GPU 14코어, CPU 10코어 GPU 14코어, CPU 10코어 GPU 16코어로 나뉘며, 리뷰에 사용된 M1 Pro는 CPU 8코어 GPU 14코어입니다. 기존 M1과의 격차가 가장 적은 칩인 셈이죠.

또한, 필요에 따라 M1 Max가 탑재된 맥북 프로 14인치 모델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메모리는 16GB~64GB를 필요에 따라결정할 수 있으나, 다른 노트북과 달리 스토리지/램의 업그레이드가 전혀 불가능하니 처음부터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팅 속도를 테스트해 봤습니다. OS 진입까지 약 18초 소요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 부팅이 아주 빠른 편은 아닌데, 이건 OS 업데이트 등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있습니다.

 

다음은 대기 모드에 복귀하는 속도입니다. 키보드를 누르자마자 거의 바로 복귀됩니다~ 애플 실리콘 칩셋 자체가 배터리 효율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니 항상 대기 모드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을 거 같습니다.

블랙매직 디스크 테스트로 내장 SSD의 속도를 확인해봤습니다. 쓰기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을 확인할 수 있고 PCIe 3.0 SSD (3500MB/s)보다는 확실히 빠릅니다. 영상 편집용으로도 적합하다고 확인됩니다.

긱벤치를 통해 맥북 프로 14의 성능을 알아봤습니다. 싱글코어는 1759점, 멀티코어는 9658점입니다.

대조군으로 테스트한 맥 미니 M1의 테스트 결과입니다. 싱글코어는 1730점, 멀티코어는 7611점입니다. 싱글코어는 거의 비슷하지만 멀티코어에서는 맥북 프로 14가 약 25% 가량 우세합니다.

다음은 시네벤치 R23입니다. 맥북 프로 14는 멀티코어 9570점, 싱글코어 1530점을 기록했네요. 발열도 별로 없는 노트북치고 상당한 점수입니다.

맥 미니 M1의 시네벤치 결과입니다. 긱벤치처럼 싱글코어는 큰 차이가 없고 멀티코어에서 약 25% 가량 뒤쳐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파이널 컷 프로 영상 편집 테스트도 진행해봤습니다. 4K 해상도에 자막 효과가 적용된 5분 가량의 영상을 같은 조건으로 익스포트 해봤습니다. 맥북 프로 14는 6분 42초 소요됐습니다.

동일 조건에서 맥 미니 M1은 7분 27초 소요됐습니다. 맥북 프로 14가 45초 빠르다는 결론인데 영상 편집을 주로 하시는 분들에게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속도 차이입니다.

2. 이제는 허브가 없어도 된다?

맥북 프로 14의 디자인을 살펴봅시다. 고급스러운 알루미늄 상판에 유광 재질로 제작된 블랙 애플 로고가 눈길을 끕니다. 굉장히 고급스럽네요.

실제 사용시의 모습입니다. 스타벅스 입장권이라는 별명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가봐요~ 심플하면서도 쉽게 질리지 않는 점이 아주 좋습니다.

포트를 살펴볼까요? 오른쪽에는 풀사이즈의 SD 카드 리더기, 썬더볼트 4, HDMI가 위치합니다. 오래된 맥북 프로 15 이후 SD카드 리더기를 볼 수 없었는데, 다시 추가되어 매우 반갑습니다.  

왼쪽에도 반가운 단자가 있습니다. 맥세이프 포트가 부활했습니다. 2개의 썬더볼트4 포트와 3.5mm 오디오 단자도 확인할 수 있네요. 이 정도면 USB Type-A만 없기 때문에 USB 허브를 사용할 일이 꽤나줄어들 것 같습니다.

상판의 모서리 곡률도 전작과 달라진듯한 인상입니다. 약간 두께가 있어서 그렇게 보이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더욱 부드러워진 느낌이네요.

거의 대부분의 노트북, 특히 고성능이나 게이밍 노트북은 노트북 하판에 흡기구가 아주 넓게 위치합니다. 하지만 맥북 프로 14는 발열에 자신이 있어서인지 하판 거의 대부분을 알루미늄으로 처리했습니다. 음각으로 맥북 프로를 각인한 점도 독특하네요.

영상편집 테스트나 벤치마크 등을 다소 더운 곳에서 진행했음에도 팬이 돌아가는 소리도 거의 들리지않았고 노트북 본체에서도 발열이 아주 적었습니다.

3. 게이밍 노트북 보다는 가볍지만...

맥북 프로 14의 휴대성을 살펴볼 시간입니다. 맥북 프로 13이 1.3kg으로 가벼워서 그런지 맥북 프로 14는 무게감이 있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그러나 게이밍 노트북이나 다른 고성능 노트북과도 비교하면 제법 가볍고, 디스플레이 크기를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는 무게입니다.

토트백에 넣었습니다. 가방에 넣고 휴대할때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디스플레이 힌지를 최대한 젖혔습니다. 180도나 360도는 아니지만 제법 넓은 각도를 지원하는군요.

힌지의 완성도도 뛰어납니다. 타건 중 흔들림을 거의 체감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합니다.

다음은 충전기의 휴대성을 살펴봅시다. 한 손으로 쉽게 잡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입니다. 손으로 들었을 때의 무게감도 준수하네요.

충전기를 자세히 살펴보니 67W 충전이 지원됩니다. 윈도우 노트북을 기준으로 보자면 고성능 제품보다 일반적인 노트북이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65W와 거의 비슷한 출력입니다.

맥세이프 케이블이 동봉되는데 자석 방식으로 맥북 프로 14와 결합됩니다! 위아래 구분 없이 손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직접 사용해보니 노트북을 충전하는 것이 아주 간편하네요! 실수로 노트북 케이블을 밟아도 안전할 거 같습니다.

노트북의 실제 무게를 살펴봅시다. 저울로 측정해보니 1603g으로 확인되네요. 고성능 14인치 노트북이 1.6kg입니다.

충전기와 함께 측정한 무게는 1823g입니다. 충전기의 무게가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이군요.

충전 속도는 어떨까요? 오후 3시 13분에 배터리 47%인 상태에서 충전을 시작했습니다.

1시간이 경과된 오후 4시 12분에 배터리 잔량을 확인해봤습니다. 배터리가 94%로 1시간 동안 47%가 충전됐습니다.

이 상태에서 중간 밝기로 유튜브 영상을 재생해보니 남은 시간이 8시간 13분으로 확인됩니다. 절전 모드로 설정한 것도 아닌데 윈도우 노트북 보다 배터리 시간이 훨씬 오래가는군요.

4. 사용성은 이 정도면 최상급

사용성을 알아봅시다. 우선 힌지 한 손 열기 테스트부터 진행해 볼까요? 힌지를 열어봤는데, 한 손으로도 가볍게 열렸습니다. 역시 애플 노트북 다운 완성도 입니다.

터치패드의 크기를 아이폰 13 프로와 비교해봤습니다. 예전부터 터치패드가 크기로 유명한 맥북이라 아주시원시원하네요.

터치 감도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윈도우 노트북에서는 찾기 힘든 최상의 감도입니다. 감도는 물론이고 터치 패드의 상단도 클릭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네요.

키보드 배열인 호불호가 적게 갈리도록 됐습니다. 터치바를 제거해 물리 버튼을 배치했고 오른쪽 쉬프트키의 길이도 깁니다.

오른쪽 구석에는 터치 ID 및 전원 버튼이 위치합니다. 일반 키보다 훨씬 세게 눌러야 입력되기 때문에실수로 눌러도 노트북이 쉽게 꺼지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키는 깊게 눌리는 편이고 타건감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영상을 첨부했으니 궁금하시다면 재생해보시길 바랍니다!

오래 타건해도 손에 부담이 적었고 타건하는 손맛도 제법 좋습니다.

애플은 과거 노트북 라인업에 120Hz 디스플레이를 넣지 않았으나, 맥북 프로 14에는 '프로 모션'이라는 이름으로 120Hz가 더해졌습니다.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웹 서핑 등의 작업을 더욱 부드럽게 진행할 수 있죠.

해상도는 3024x1964입니다.

맥북 프로가 작업자를 타겟으로 출시된 만큼 리퀴드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를 품었습니다. 100만:1 명암비를 지원하고 1000니트 밝기, 10000개의 미니 LED가 장착됐죠. 덕분에 색 표현력이 아주 뛰어납니다.

최대 밝기 기준 오후 4시에 실외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보정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콘텐츠를 실외에서 감상하는데 무리가 없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 콘텐츠 감상에도 좋습니다. 색 표현력이 뛰어난 것외에도 HDR을 지원하고 스피커 역시 수준급입니다.

웹캠은 FHD를 지원합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탑재된 전면 카메라 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텍스트를 구분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5. 이런 소프트웨어가 다 무료?

맥북은 가격이 높지만, 대신 OS가 기본 제공되고 강력한 전용 소프트웨어도 일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가벼운 영상 편집에 적합한 아이무비도 과거에는 유료로 판매되었으나,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애플이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윈도우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춰 누구나 쉽게 영상 편집에 입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페이지스라는 워드 프로세서도 무료입니다! 제법 완성도 높은 문서 프리셋을 제공해 약간의 노력만으로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외에도 다른 애플 기기가 있다면 더욱 활용도를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패드가 있다면 아이패드를 보조 모니터로 활용하는 '사이드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선 없이 무선으로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죠.

무선으로 연결했음에도 커서가 매끄럽게 움직이고 끊김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라면 에어플레이라는 기능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TV나 스피커에 iOS 기기의콘텐츠를 쉽게 재생할 수 있는 편리한 기능이죠. 맥북 프로 14를 에어플레이 기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패드 프로에서 노래를 바로 재생하는 것이 아닌 맥북 프로 14로 감상할 수 있죠.

스피커의 퀄리티 차이가 크기 때문에 꽤 유용했습니다.

6. 맥북 프로 14의 상자를 열어봅시다!

 

상자를 개봉해봅시다. 애플 제품은 언제나 흰 바탕에 제품 사진을 메인으로 내세우고 있네요. 일관성 있는 패키징입니다.

측면도 심플합니다. 그냥 맥북 프로라고만 적혀있어요. 인치수나 출시년도 정보는 없습니다.

반대쪽에는 검은 사과 로고만이 위치하네요! 감성적인 패키징입니다.

겉 패키지가 제법 두껍게 되어있습니다. 패키지 퀄리티에도 공을 들였기 때문에 아마 이런 노트북을 사시는 분들 중 패키지를 버리는 분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패키지 하단에는 시리얼과 제품의 모델명, 스펙이 적혀있습니다.

겉 상자를 들어올리면 고급스러운 종이로 포장된 맥북이 사용자를 맞이합니다.

정갈하게 포장되어 있네요. 

충전기의 모습입니다. 충전기도 유광 재질이라 운송 중 생길 스크래치를 막기 위해 종이 포장을 적용한 것 같습니다.

전체 구성품입니다. 노트북 본체, 맥세이프 케이블, 충전기, 스티커, 매뉴얼이 동봉됩니다.

7. 장단점 총정리

맥북 프로 14 (2021 M1 Pro 8코어)는 하드웨어 완성도와 소프트웨어 완성도 모두 아주 뛰어난 제품입니다. 뛰어난 성능으로 주목받았던 M1 보다 의미있을 정도의 성능 향상이 더해졌고 전체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노트북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프리미어나 파이널 컷 등으로 영상 편집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만한 선택지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성능이 비슷할 수는 있더라도 발열까지 적고 전력 효율도 우수한 제품은 윈도우 노트북 중에서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크리에이터에게 꼭 필요할 SD 카드 슬롯 탑재도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USB Type-A 포트 하나 정도는 넣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동일 스펙의 제품은 애플 공식 홈페이지 기준 300만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300만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윈도우 노트북 중에는 적어도 전문 작업용이라면 이 정도 만족감을 줄 제품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장점	단점
1. 강력한 성능	1. 14형 치고 생각보다 무거움
2. 높은 품질의 디스플레이
3. 뛰어난 사운드	2. 업그레이드 불가능
4. 맥북치고 다양한 포트 구성
5. 썬더볼트4 탑재	3. USB Type-A 포트의 부재
6. 성능 대비 낮은 발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