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ZXT를 최고의 자리로 발돋움하게 해 준 수랭 쿨러 분야의 일등 공신 KRAKEN (크라켄)은 다년간 최상급 CPU 쿨러로 군림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최근 상향 평준화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성능 벤치 순위는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지난 2023년 4월 새로운 시리즈가 출시되었습니다.
아세텍 8세대가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7세대 구형 펌프를 탑재한 신규 라인업은 아쉬움과 함께 등장했지만, 명불허전이라고 했던가요? 그래도 크라켄이긴 합니다. 360mm 크기의 라디에이터의 기본 모델이라 할 수 있는 NZXT KRAKEN 360을 가져와 봤습니다. 출시 직후 바로 구매한 제품이지만, 다양한 제품 리뷰로 미뤄오다 이제서야 내돈내산 사용기로 안내합니다.
01 패키지 |
지난 라인업과 비교해 보면 크라켄 X73과 동일한 포지션이고, 같은 펌프 적용되어 쿨링 성능 또한 유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과거 주류 팬이었던 NZXT Aer P120는 높은 PWM 부하에서 심한 소음을 유발했지만, 이번에 적용된 NZXT F120P는 소음 문제점을 어느 정도 해결한듯합니다. 물론 둘 다 찐 FDB (Fluid Dynamic Bearing) 방식으로 낮은 RPM에서 정숙하다는 것은 공통 사항입니다.
언박싱
NZXT의 패키지는 단순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업계 최상의 퀄리티라는 것에 늘 동의합니다. 이번 라인업 역시 그들의 감성을 그대로 반영했고, 일체형 쿨러 본체, 쿨링 팬, 브라켓의 패키지는 언제나 깔끔합니다.
쿨러 본체
과거에는 오버클록을 즐겨 하거나 감성적인 이유로 커스텀 수랭 쿨러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 CPU의 발열이 높아지면서 펌프와 라디에이터가 순환구조로 결합된 일제형 제품이 일반적입니다. 사실 NZXT는 수랭 쿨러 대중화에 있어서 큰 역할을 했던 제조사이기도 합니다.
워터 블록
원통형 워터 블록 방식에 장착형 브라켓의 구성은 전신 모델과 매우 흡사합니다. 기본 써멀이나 히트 스프레드 역시 같기 때문에 얼핏 보면 어떤 것이 최신인지 전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그렇습니다. 인피니티 미러 방식이 탑재되었고, RGB 링 형태의 이전 모델과 다르게 작은 LCD가 적용되어, CPU 혹은 그래픽카드 온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해당 사항은 이번 모델에 최대 변경 사항이라고 보셔도 좋습니다.
쿨링 팬
500 ~ 1800 RPM 스펙에 최대 풍량 78.02 CFM, 최대 풍압 2.7 mmH2O 스펙입니다. NZXT H5와 H7 FLOW 케이스 출시 시점에 함께 판매되었던 F120P 모델이며, 라디에이터에 적합합니다. 기존과 비교해 보면 유사한 사양이지만 소음 레벨을 많이 낮추었기 때문에 실사환경에서도 크게 향상된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브라켓
현시점 출시된 AMD 라이젠 AM4 / AM5와 인텔 LGA1700 포함 다양한 소켓을 지원합니다. AMD의 경우 향후 몇 년 동안 지속해서 설치가능하고 인텔의 경우 14세대 소켓을 이번 LGA1700과 호환이 되므로 지원 브라켓에 대한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02 설치 |
라디에이터의 크기는 이전 모델과 같은 394mm로 대부분의 PC 케이스에 장착할 수 있습니다. 딥쿨 LT720이나 LS720의 경우 400mm가 넘는 크기로 간섭 발생 가능성이 있지만 360mm 3열 라디에이터를 장착할 수 있는 케이스에 특별한 문제는 없습니다.
인텔 13세대 13700KF에 설했고, 전용 백플레이트에 스탠드오프 장착 이후 워터 블록을 설치하면 모든 작업이 완료됩니다. 연결 케이블은 메인보드 내부 USB 2.0 연결 케이블, SATA 전원 케이블, 라디에이터 팬 장착 스플릿터 케이블, 펌프 3핀으로 구성되어 있고, 케이블 묶음이 복잡하다 보니 선 정리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이전 모델과 다른 점은 케이블이 통합되었다는 점과 쿨링 팬 연결을 위한 3Y 스플릿터 케이블이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메모리 소켓, 메인보드 전원부 방열판, 워터 블록 하단부 공간을 최대한 이용하여 선 정리를 마무리했습니다. 오랫동안 NZXT 크라켄을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예전 생각도 나고 좋네요. 상단 배기 형태로 장착할 때 400mm의 튜브를 6시 방향으로 진행해도 튜브 자체가 굉장히 유연하므로 불편함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쿨러 제품이 USB 2.0 연결 방식일 경우 Powered by xxxxx 형태의 제조사 설정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합니다. 리안리, 커세어, NZXT, MSI를 제외하면 바이오스나 메인보드 팬 속도 제어 프로그램이 일반적이며, 최초 연결 시 펌웨어 업데이트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워터 블록 표시창이나 전용 프로그램 하단부에 펌웨어 업데이트 표기가 나타나므로 PC를 강제 종료하게 되면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주의해야 합니다.
상위 엘리트 라인업은 전체가 LCD로 튜닝할 수 있지만 일반 제품은 28mm x 28mm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됩니다. 시야각이나 시인성은 그리 훌륭하지 않으므로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올블랙 감성으로 매칭할 경우 조금 유리할 수 있습니다. 워터 펌프의 경우 인피니티 미러가 아닌 솔리드 타입으로 디자인되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03 NZXT CAM |
작은 디스플레이는 NZXT CAM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Dual Infographic (듀얼 인포그래픽)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해당 세팅으로 고정할 계획입니다. 튜브의 위치에 따라 90° 기준으로 회전을 할 수 있습니다.
듀얼 인포그래픽
게이밍이나 작업에 있어서 CPU 혹은 그래픽카드 온도를 자주 확인한다면 최적의 세팅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즐겨하는 타입으로 무난한 시각적 효과와 정보를 유지해 주며, 모니터링 채널은 "온도 °C 와 로드 %"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싱글 인포그래픽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싱글 인포그래픽입니다. 배경 이미지와 혼합하거나 블랙 배경으로 고정됩니다. CPU 부하, 클럭, 수온 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펌프 및 팬 속도 조절
아세텍 7세대는 그리 정숙한 펌프는 아닙니다. 100% (대략 3000 RPM)으로 고정하면 정숙한 환경이나 PC가 가까운 곳에 있을 때 펌프 소음으로 피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전 모델과 유사한 소음 레벨이고 민감한 분들의 경우 대략 2600 RPM 전후로 조절하면 케이스 내부에 장착된 팬 소음에 상쇄되므로 어느 정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F120P의 경우 꽤 쓸만한 퀄리티이며, 별도로 교체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한 성능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휴상태나 낮은 부하 영역에서 30~40%로 조절하고, 높은 부하 영역에서 75% 정도로 조절했을 때 소음 및 성능에 대한 스윗스팟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04 성능 테스트 |
실내 온도는 에어컨을 미세하게 가동한 상태에서 27°C 정도이며, 쿨링 팬 전체 소음은 50cm 거리에서 45dBA 정도에 조절했습니다. 벤치 테스트에 사용된 시스템은 다음과 같습니다.
> CPU: 인텔 13세대 13700KF
> 서멀: ARCTIC MX-6
> 메인보드: MSI MAG Z690 토마호크 WIFI DDR4
> 케이스: 리안리 랜쿨 216 (번들 팬 그대로 사용)
> 펌프 속도: 3000 RPM 고정
> 라디에이터 팬 속도: 1450 RPM 고정
벤치 테스트는 MSI 바이오스의 CPU LITE LOAD를 용하여 "기본값, MODE 7, MODE 5"로 낮추어 CPU의 소비 전력 별 쿨링 성능을 확인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세텍 7세대 펌프가 적용된 기존 모델과 성능 체감은 유사하며, 현시점 대부분의 CPU에 충분합니다.
시네벤치 R23 멀티테스트 10분간 구동 시 최대 소비전력 기준 CPU PACKAGE 온도 (HWINFO 7.5) 기준으로 코어 최고 온도를 확인했습니다. 최근 출시된 10만 원 중반대의 가성비 모델과 유사한 범위이며, 확실한 성능의 우위를 판가름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NZXT X73 제품을 가지고 있다면 구태여 변경할 이유는 없어 보여요.
실내 온도 27°C 기준에서 쿨링 성능이 우수한 리안리 랜쿨 216 케이스 환경이라면 240W 최대 소비전력 부근에서 90°C를 크게 넘지 않는 성능이므로 게이밍이나 CPU 부하를 높게 사용하는 작업 영역에서도 사실상 충분한 성능입니다.
05 마무리 |
신규 제품 출시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아세텍 8세대를 사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행복 회로는 풀가동되었지만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큰 법이네요. 그래도 명불허전입니다. 쿨링 성능이나 펌프 소음은 자체 기술이 적용된 딥쿨 LT720이나 LS720보다 못하다는 느낌이지만 감성적인 부분은 NZXT 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 다양한 유사 제품이 출시함에 따라 선택의 폭도 그만큼 넓어진 상황이고, 실제 환경에서 성능 차이는 엇비슷합니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지만 수랭 쿨러는 잠재적인 누수가 존재하는 만큼 확실한 유통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해당 제품은 다년간 사용자들의 우수한 평판과 함께 브라보텍의 확실한 서비스 정책이 뒷받침되므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좋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이상 리뷰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