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이사 과정에서 사용했던 싱크패드까지 처분하면서, 사용할 게 없어졌고 아이폰으로는 안 되거나 이용하기 불편한 곳이 몇인가 있어서... 그나마 싼 걸로 지르긴 해야겠다싶어 뒤적거려보다 그나마 괜찮다싶은 물건을 하나 발견하여 지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정가가 아닌 할인가이긴 합니다만. 정가가 80만원대인데 모 쇼핑몰에서 할인가로 60만원 조금 안 되는 가격에 풀려있었고, 지금까지 질러본 노트북 가운데 중고품을 제외하면1 가장 싸게 지르게 된 물건입니다.
구체적인 모델명은 'E1504FA-R7532D'입니다.
노트북 킹퓨터 박스. ASUS 공식 쇼핑몰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질러서 그런지 작년 초에 도착했던 싱크패드와는 달리 저 박스 자체가 쌩으로 날아온 게 아닌 별도의 박스에 포장되어 날아왔습니다. QR 코드 형상 안에 QR 코드가 떡하니 보이는데...
저 QR 코드로 들어가면 이런 게 뜨는데, 아마도 디지털 박스까기 시전인 것 같습니다. 카메라 권한을 요구해서 이건 그냥 재켜버렸습니다.
이 물건의 대략적인 사양입니다.
이 쪽은 본체와 별개로 지른 물건들. 전자는 전날 노트북 도착하기 전에 먼저 도착했고 노트북 자체는 그 직후, 후자는 금일 오후 조금 늦게 도착했습니다. 저것들을 따로 지른 게 노트북 가방은 들고 갈 일이 생길수도 있어서, 마우스는 노트북에 기본 제공 안 되는 걸로 알고있음, 윈도우 10은 OS 미포함 기종이라서...
노트북 가방 + 마우스 해서 8만원 안팎인가 그렇고 윈도우 10은 다른 커뮤니티 회원중고장터에서 10만원대 초 쯤 들었네요.
구성품들, 설명서와 보증서 그리고 보증 연장 안내 쪼가리와 노트북 킹퓨터 본체, 전원선 및 65W 어댑터로 끝입니다.
'노트북 킹퓨터 충전'
근데 저 부분만 저렇고 나머지 부분은 정상(?)입니다. 아니 저것만 정상이고 나머지 부분은 전부 오타라 봐야할까요?
위쪽 부분. 겉보기엔 메탈 재질틱하게 보이는데, 실질적으로는 플라스틱 같기도하고 아닌 것 같기도하고 애매한 재질입니다.
공식 사양상 은색 말고도 시꺼먼 색이랑 무슨 민트색... 비스무리한 것도 있던데 국내에 풀린 건 은색만 있습니다.
아래쪽. 확실하게 플라스틱입니다. 저 고무 부분은 시뻘건 색으로 마감되어있던데, 싼마이 노트북에 저게 뭔 의미가 있나 모르겠습니다.
MSI나 한성노트북마냥 나사 어느 한 부분을 가려버리는 '훼손 시 무상보증 절단남' 스티커가 없어서 뚜껑 연다고 크게 문제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위쪽 뚜껑을 열어봤을 때, 아... 이거 글래어 패널이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썩 그리 선호하지 않는 패널인데... OLED 패널 박혀있는 건 처음 손대봐서 이게 글래어 패널일 거라곤 전혀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키보드는 숫자 키패드가 있는 구조입니다만, 정석적인 4열 배치가 아닌 기형적인 3열 배치라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더군요. 없는 것보단 낫기야 하지만, 적응하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그리고 싱크패드를 1년 가까이 사용하다보니 Fn 키가 Ctrl 키 오른쪽에 있는것도 은근 헷갈리고요. 또, 방향키가 테트리스 역 T자 블럭 형태이긴 한데... 저렇게 코딱지만하게 만들어놓으면 뭐 어쩌란건지 모르겠습니다.
ESC + Fn 키 조합으로 맨 위쪽 키를 어떤 기능 우선으로 둘 것인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우선으로 설정된 부분은 그냥 누르는 쪽으로, 그렇지 않은 부분은 Fn 키와 같이 누르는 식으로요. 싱크패드에도 거의 같은 기능이 있는데, 그 쪽은 바이오스에서도 설정 가능한 부분이 있고 LED로 따로 표시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터치패드는 애초에 잘 안 써먹는 물건이라 뭐라 할 말이 없고... 지문 리더기가 특이하게 터치패드 쪽에 붙어있는 구조인데, 전원 버튼 일체형이 아닌 건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아주 약간 귀찮아질 뿐 크게 문제시될만한 부분은 아니라 그냥 넘어갑니다. 인식률은 괜찮은 편이더군요.
덧붙이자면, 키보드는 백색 LED 백라이트가 켜지는 사양입니다. ASUS 공식 사이트에는 언급되어있긴 합니다만 공식 쇼핑몰에는 이와 관련된 언급이 전혀 없는데, 이 제품에 대한 간략한 사용기를 뒤적거려본 중에 LED 백라이트가 있는듯한 자료가 보였고 이게 어느정도 구입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백라이트는 OFF 및 ON 내에서 밝기 3단계로 설정이 가능합니다. 다만 키보드가 시꺼먼 색상이 아니라서 그런지 백라이트 ON 상태에서는 가독성이 좀 구리구리한데, 껐을 때의 가독성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며 그래도 어두운 곳에서는 그럭저럭 쓸만한 정도가 됩니다. 뭐 없는 것보단 낫지 않겠습니까.
포트 구성은 왼쪽 USB 2.02, (포트는 아니지만) 전원 및 충전 LED가 있고, 오른쪽엔 3.5mm 마이크 & 이어폰 겸용 포트, USB 3.0 Type-A 및 Type-C 각각 1 포트씩, HDMI 1.4 및 전원 포트가 있습니다.
공식 사양상 USB Type-C 쪽에는 별다른 언급이 없는 것으로 봤을 때, 그리고 기종 위치상(제일 아래급 추정) 데이터 외 다른 기능(DP-Alt, USB-PD)은 지원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말은... 별도로 연결할 수 있는 모니터가 QHD 75Hz 사양 1대로 제한된다는 겁니다.
화면은 15.6" FHD 해상도에 OLED 패널, DCI-P3 100%, 휘도 400cd 사양입니다. 비슷한 가격대에선 OLED는 커녕 sRGB 100% 사양조차 많지 않은 편인데 화면 하나는 괜찮은 걸 박아놨습니다.
이전에 손댔던 16:10 화면비에서 16:9 화면비로 굴러떨어지면서 거기에 따른 불편함이 있기는한데, 세간에 거론되었던 15.6" FHD OLED 패널에서의 가독성 문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이전에 몇 번인가 똥구데기 화면(NTSC 45%에 250cd... 그런 것들) 박힌 물건을 손대본 적이 있다보니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다만 일부 색상 표현이 이질적인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는데, 일부 누리끼리한 색상에서 아주 약간의 녹색빛이 도는 것 같다거나, 일부 시퍼런 색상이 보라빛으로 표현되는 등 그렇습니다. 색상 프로파일 쪽과 연관되어있는 게 아닐까 싶은데, 그래픽 드라이버가 안 잡힌 상태에서는 아예 전체적으로 누리끼리한 색이 돌더군요.
웹캠은 HD 해상도 사양인데... 딱 봐도 구리퀘퀘합니다. 뭐 싼마이 기종에 뭘 더 바라겠습니까만. 그리고 재택근무나 회사 화상회의 뭐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노트북 웹캠을 써먹을 일이 많지는 않을테니까요.
그나마 웹캠에 셔터가 있어서 사용하지 않을 때 내려버릴 수 있습니다. 이거 싼마이 기종들엔 없는 경우가 적잖게 있는걸로 알고있는데, 이 부분은 확실한 플러스 요소입니다.
노트북에 기본적으로 OS가 탑재되어있지 않아서 알아서 OS를 지르고 설치해야 하는데, 이게 공식적으로는 윈도우 11만 지원되고 윈도우 10은 지원되지 않는다고 언급되어있으며, 드라이버 역시 윈도우 11 용으로만 제공되고있긴 합니다만 윈도우 10 설치 멀쩡하게 되고 드라이버 모두 멀쩡하게 잡힙니다.
대신 무선 LAN 카드와 지문 리더기 드라이버가 약간 까다로운데, 제대로 안 잡힌다거나 뭐 그렇다기보단 이게 출고분에 따라 다른 게 박혀서 나오는 모양이더군요. 공식 사이트에서 드라이버를 찾아보면 무선 LAN 카드, 지문 리더기 둘 다 제조사/모델별로 드라이버가 세 종류로 갈립니다. 무선 LAN 카드는 노트북 아래쪽에 FCC 인증 스티커에 대충 뭔지 나와있기는 하고 지문 리더기는 장치 관리자에서 뭔지 대충 뜨긴 합니다. 이 노트북의 경우 미디어텍 무선 LAN 카드 및 ELAN 지문 리더기로 잡혔습니다.
드라이버 얘기가 나와서... 드라이버 중에 좀 특이했던 게 숫자 키패드 드라이버가 따로 있다는건데... 보통 이런 걸 따로 만드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걸 생각하면 이건 좀 특이한 경우더군요. 비표준 배열이라 그런건지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략적인 시스템 정보.
CPU는 AMD 라이젠 5300U 유사품으로, Zen 2 + 4C 8T 구조로 되어있는 물건입니다.
이전에 손대봤던 싱크패드 대비 구린 성능이 나오는데3 그럴 수밖에 없는 게 CPU 자체도 그 물건보다 한 세대 이전 물건에 코어 수도 반토막이다보니... 특히나 멀티 코어에서 성능 차이가 크게 납니다.
메인보드 쪽은 딱히 이렇다할 만한 게 없습니다. 바이오스 얘기를 빼먹었는데, 이것도 딱히 손댈만한 부분이 별로 없다시피합니다.
RAM은 LPDDR5 5,500MHz 16GB 모듈이 탑재되어있고, 듀얼 채널 구조입니다. SK하이닉스 모듈로 확인되네요.
별도 VGA는 없고 라데온 610M IGP로 작동됩니다. RDNA2 기반인 대신 꼴랑 2CU라던데, 비슷한 급의 인텔 CPU에 박혀있는 바탕화면 표시기와 비슷하거나 쥐꼬리만하게 나으려나요? 시스템 RAM에서 512MB가 IGP에 할당되어있으며, 별도 설정은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IGP 급이 후진 물건이라 뭐 설정해봤자 의미가 있겠나 싶습니다만.
SSD 정보. 마이크론 2450 256GB SSD가 박혀있긴 합니다만, 이건 출고분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SSD 자체는 PCIe 4.0에 176단 3D TLC 낸드, DRAM X 사양입니다만 CPU 쪽 PCIe 컨트롤러가 3.0 버전 기반인데다 레인이 2개로 끊어져서 공식적으로 표기된 사양대로의 성능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뭐 이 노트북 킹퓨터를 지를 사람들이 주로 이걸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생각하면 딱히 문제시될만한 부분은 아니고, 오히려 싼마이 노트북 치고는 그럭저럭 괜찮은 물건이 박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끝으로... 3DMark 성능 정보. 하드웨어 차이가 크긴 하지만 이전에 손댔던 싱크패드 대비 다소 낮은 점수가 나오는 걸로 확인됩니다.4 Vivobook이 아니라 悲報book이네요. 물론 웹서핑이나 일반 사무용도로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정도입니다.
Pros
- 동일 모델 혹은 동일 계열의 CPU가 탑재된 기종들 중 유일하게 RAM 16GB 기종이 존재
- 싼마이 기종 치곤 괜찮은 SSD : 다만 출고분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평가는 위의 마이크론 2450 SSD 기준.
- 웹캠 셔터 有
- 제법 괜찮은 인식률의 지문 리더기 : 전원 버튼 일체형이 아닌 게 조금 흠이긴 하나 크게 문제시되는 부분은 X
Neutral
- 좀 애매한 무게 : 1.63kg으로 무거운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것도 아닌 평균적인(?) 무게
- 키보드 : 숫자 키패드가 있는 건 좋은데 기형적인 3열 배치는 그닥 마음에 안 들고, 백라이트가 있는 건 좋은데 가독성이 약간...
- 할인가로 지르면 어느정도 메리트가 있지만 정가라면 바가지 그 자체
- 화면이 나쁜 건 아니지만(오히려 비슷한 가격대에선 거의 최상급이라 볼 수 있는 수준) 일부 색상 표현이 좀 이질적
Cons
- 구린 무선 LAN 카드 : 그나마 교체는 가능한 구조
- 구린 웹캠 성능
- 구린 포트 구성 : HDMI는 QHD가 최고한계선이고 USB-C는 데이터 외 기능이 없음
- 코딱지만한 방향키
Unknown
- 배터리 성능
- 터치패드 : 애초에 노트북 사용할 때 터치패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니...
결론
할인가로는 어느 정도 고려할만한 물건입니다. 하지만 정가(80만원대)라면? HP 노트북 중에 이것보다 싸면서 성능 좋은 기종이 있으니 그 쪽을 알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기종 키보드 백라이트가 없어서 거르고 이걸 고르게 되었는데 반대로 표현하자면 키보드 백라이트가 있었음 이거 안 고르고 HP 기종으로 골라집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그래도 첫 인상 자체는 짜잘한 부분을 제외하면 나쁘진 않았습니다.
그 외
- ASUS 공식 스토어에도 판매 중이긴 한데 그 쪽 기종은 SSD가 512GB인 대신 RAM이 8GB입니다. 게다가 가격이 80만원대 후반이라는 바가지 수준이라 거기서 지르시는 건 절대 추천해드리지 않습니다.
- 보증 서비스 연장 신청도 해놨는데, 거기 할인이 된다는 걸 전혀 눈치 못채고 질렀다가 할인 코드가 있다는 걸 뒤늦게 발견하고 쌩돈 날려먹었습니다. 10% 할인이라곤 하나 그게 16,000원 가까이 되는 금액이라...
*1 중고품까지 포함하면 제일 싸게 지른 건 20만원 좀 안 되는 가격에 질렀던 싱크패드 E540. 다만 반본체라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깨졌습니다.(전원 어댑터 별도에다 CPU 교체까지 있어서 실질적으론 40만원 Over)
*2 장착되어있는 건 무선 마우스 리시버
*3 R7 Pro 6850U, 싱글 621.8점, 멀티 5490.9점
*4 R7 Pro 6850U, 타임 스파이 2,772점, 파이어 스트라이크 6,685점, 나이트 레이드 25,321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