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에 조립한 제품입니다.
부피를 줄이려고 M-ATX 케이스에 SFX 파워를 설치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바뻐서 이 컴퓨터에 대해 신경을 못썼는데
이젠 여러가지를 이 PC로 하다보니 간헐적 셧다운 현상을 겪었고
너무 바빠서 고칠 엄두를 못내다가
중요한 일을 하는 중에 하필 셧다운 발생!
저장하지 못한 데이터를 다시 만드느라 고생했고,
언제 꺼질지 모르는 이 PC 때문에 불안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원인을 잡기 어려줬던 것이 이 PC가 3D게임, OCCT 같은 고부하 환경에서는 꺼지지 않았는데,
꼭 유튜브, 웹서핑 같은 저부하 상황에서 틱하고 꺼져 버리고 재부팅됐기 때문이죠.
이벤트뷰어를 봐도 특이점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것은 뚜껑을 열고 작업하면 꺼지지 않았다가 뚜껑을 닫으면 꺼져버리는 것을 발견. 이건 온도의 문제라는 걸 직감했죠.
마침 무더운 어느날 PC가 또 꺼져버립니다. 방안의 온도는 30도.
PC의 뚜껑을 열고 PSU 흡기구를 만져봅니다. '앗뜨'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뜨겁습니다.
또 윗면은 더 뜨겁습니다.
PSU를 꺼내서 A/S를 접수시켰습니다.
마이크로닉스에서 연락이 옵니다.
이상이 없다는 연락.
다른 PSU는 잘 되고 뜨겁지도 않다고 어필하니 다행히 교환해 주었습니다.
새로 받은 PSU.... 얘는 과연 얼마나 뜨거울까?
궁금해서 온도를 측정해 봅니다(유튜브, 방온도 30도 기준).
하부쪽에서 최소 64도~ 최대 86.6도 나옵니다. 그런데 팬은 안 돌죠.
온도계 센서를 깊숙히 넣어봤습니다. 최소 80도에서 108.5도까지 나옵니다.
팬은 멈춰있습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제로팬 기능인가요?
팬을 돌리기 위해 OCCT를 실행을 합니다.
100도에서도 돌지 않던 팬이 드디어 돕니다!
팬이 돌 때 온도는 43도. 양호합니다.
GTA를 실행하니 역시 팬이 도는 군요. 고온에서 안 도는 팬이 부하를 먹이니 돌아갑니다.
위의 내용을 퀘이사존에 올리니 게시판 모니터링하던 마이크로닉스에서 답변이 옵니다.
한마디로 이 제품의 제로팬은 오롯이 부하로만 작동한다는 것!
그러면 무더운 여름날엔 파워서플라이의 온도가 109도까지 가도 팬은 돌지 않는 다는 점.
그러다가 110도가 되면 그냥 꺼진다는 얘기!
와... 이거 여름에 문서작업하다가 또 OTP 작동해서 셧다운 후 데이터 다 날라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제로팬은 부하와 온도에 따라서 팬이 작동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 제품은 원가절감(?)을 위해 온도에 따른 팬 작동 기능을 뺐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이 제품은 일반ATX케이스에 설치하고 쿨러를 여러개 장착해야 안정적으로 쓸 수 있다는 말인가? 누가 일반ATX케이스에 굳이 비싼 SFX파워를 박겠는가?' 하는 의문이 남네요.
PSU의 잘 빠지지 않는 고열은 분명 PC내부의 온도도 높입니다.
이 제품을 썼을 때 CPU온도는 42도.
타사 제품을 썼을 땐 38도.
그래서 결국 타사 걸로 바꿨습니다.
와... 타사 것은 만져보니 완전 시원하네요. 그냥 체온이랑 비슷합니다.
혹시 제로팬 기능이 있는 PSU를 찾으신다면 반드시 온도(예: 50도 기준)에 따른 팬의 작동 여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오롯이 부하로만 팬이 도는 제품은 여름에 사용하다간 그냥 꺼질 수 있으니 꼭 거르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행운을 빕니다. Good L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