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21:9 모니터를 드디어 구매했다.
예전 아는 형 집에 가서 21:9 모니터를 처음 봤을 때 엄청나다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다.
그때 본 모니터는 27인치 모니터 21:9 비율인 모니터였지만 특정 게임에서는 추가적인 시야를
제공한다길래 그때부터 가지고 싶은 마음을 항상 가지고 살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게임을 잘 안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구매한 이유는 로망 같은거랄까나...
어쩌다 한번씩 게임을 할지도 모르니 합리적인 소비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본다.
그래서 왜 MSI MAG401QR을 골랐느냐? 가성비가 기가막혀서 그만 지르고 말았다.
닉부터 갓성컴쟁이인 나는 뼛속부터 극한의 가성비충이었기에
웹서핑과 유튜브머신이 될 확률이 농후한 모니터에게 큰 돈은 쓸 수 없었던 상황에
광군제로 타사 40인치 모니터 대비 10만원이 넘게 저렴한 MAG401QR은 절호의 기회였다.
너무 싸서 이거 괜찮은거 맞나 의심 반 기대 반으로 주문했다.
도착하자마자 조립해서 켜자마자 확인한 건 무결점, 그리고 빛샘.
정말로 운이 좋게도 광점이나 흑점이 하나도 없었다.
빛샘이 가장 걱정했던 부분인데, 예전 열정적인 컴덕이던 시절
20만원짜리 싼마이(?) 144Hz 게이밍 IPS모니터를 무턱대고 3개나 사서
트리플 모니터를 만들겠다고 깝죽대다가 싸구려 IPS 빛샘크리에 호되게 당해서 결국 죄다
눈물의 당근행을 했다는 슬픈 이야기의 주인공... 그래서 빛샘을 확인해본 결과
MSI MAG401QR(좌)과 UG-329Q PVA패널(우). 놀랍게도 PVA패널 빛샘이 더 심해보일 정도. 실제로는 거의 없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IPS 패널임에도 빛샘이 거의 없다! 아예 없다고 되도 무방할 정도로
VA패널과 크게 차이가 없다. 혹시 내가 극상품의 수율 모니터를 뽑은건가? 다른 사람 모니터도
이런지 궁금할 지경. 사진에는 있어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긴가민가 할 정도의 빛샘.
(폰카메라 조도를 최저로 맞추고 찍어도 실제로 보는 것보다 빛샘이 더 심하게 보이는 걸 감안해야 된다. 폰카로 찍으면 VA패널도 빛샘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에...)
영롱한 MSI MAG401QR. 빛샘이 없어서 IPS 특유의 쨍한 색감을 아주 잘 보여준다.
사실 모니터야 뭐 별거 있는가. 화면 번지르르한게 1순위다. 주사율은 막눈이라 이정도면 충분.
빛샘이 거의 없으니 IPS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느낌이다. 약 3년간 써온 PVA 모니터도
참 좋은 녀석이지만 압도적인 사이즈와 화질에 사람이 간사해진다.
오래 일했으니까 웹서핑용으로 퇴역하거라...
가격도 좋고 화면도 널찍하고 빛샘 없고 다 좋은데 아쉬운 점이 없는 없는 건 아니다.
단 하나의 아쉬운 점은 기본 설정 색감이 누렇다... 차가운 색감을 선호하는 나에게는 가장
큰 단점이다. 디폴트 차가운 색감 설정값이 있는데 이조차도 잘쳐줘봐야 6500K 정도?
게이머들이 장시간 게임할 걸 고려해서 눈의 피로를 덜기 위한 극약처방인가?
블루라이트 척결에 진심인 MSI...
그렇다고 해서 색상조절을 못하는건 아니니 다행이지만 기존에 쓰던 모니터는
6500K부터 9300K까지 세부적으로 디폴트값을 제공해 편했던 것을 생각하면 단점이라면 단점.
전문적인 캘리브레이션 장비도 없고 눈도 막눈이라 10분정도 들여서 대충 캘리값을
7500K와 비슷해지게 맞춘 결과...
MSI MAG401QR(좌)과 UG-329Q PVA패널(우). 확실히 좋은 IPS 패널은 VA를 뚜까팰만큼 색감이 지린다.
IPS IPS하는 이유가 있다. 21:9 빼고 비슷한 체급의 모니터인데도 옆에있는 VA패널을 오징어
만들듯이 물 빠진 색감으로 보이게 한다. 잘 만든 IPS는 VA가 이길 수 없다는 결론.
IPS도 너무 좋은데 이것보다 더 색감이 좋다는 나노IPS는 대체 얼마나 좋길래
사람들이 난리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대충 R:45, G:50, B:55로 맞추니 이정도 색감이 된다. 7500K정도 되는 색감을 선호하는 사람은
참고해서 써도 무방할듯.
그 외에 단점이라 할 부분은 뭐 엘리베이션이 탑재안되었다는 정도인데 사실 나에게는 필요없는
기능인게 모니터 받침대를 두고 그 아래 사운드바를 설치해서 좁아터진 책상 공간을
극한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비싼 게이밍 기어에 안쓰는 기능 빼서
가격 싸게 해달라고 하는데 타사 제품 대비 10만원 넘게 싸고 같은 제품이면 그 돈 아껴서
고오급 모니터암 구매하는게 더 이득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본다.
결과적으로 MSI MAG401QR 모니터 좋은 지름이었다...
21:9 모니터를 극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게임을 얼마나 하게될지는 미지수긴 하지만
좋은 모니터 샀으니 전보다는 더 써먹으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21:9 모니터를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음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