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모니터 구매를 굉장히 망설였습니다. 240Hz의 가격이 내려올 것 같았고 새 모니터를 제대로 활용할 사양 좋은 컴퓨터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10만 원도 안 되는 사무용 모니터 수준의 가격은 제가 지름신의 계시를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 모니터가 두 개지요?
이참에 2개를 사 듀얼 모니터로 쓰기로 했습니다. 포장은 나름 필요한 만큼 되어 있고 요즘 모니터가 가벼워져서 그런지 들고 옮기는 것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 더할 나위 없는 기본 구성.
구성품도 특별한 건 없습니다. 모니터 받침, 모니터 기둥, 전원 어댑터, 그리고 DP(디스플레이 포트) 전선입니다. 비닐 포장을 열다 보면 플라스틱 조각도 하나 보일 텐데 이건 모니터 기둥 뒤에 꽂아 선 정리할 때 쓰라고 만든 것 같습니다.
▲ 마지막 베일을 벗기면 주인공의 모습이 드러난다!
▲ 오늘의 주인공
모니터 크기는 줄이면서 화면은 넓히려고 다들 베젤을 최대한 얇게 만들다 보니 사실 앞 모습은 대부분 비슷하고 특색을 찾기 힘듭니다. 단추를 오른쪽 아래에 숨겨 놓아 깔끔하고 일관된 모습을 유지합니다.
▲ 등짝! 등짝을 보자!
요즘은 모니터 암 설치를 대비해 상하좌우 대칭에 어느 정도 두께와 함께 베사 홀을 뚫어 놓은 이런 뒷모습이 많아졌습니다. 모니터 두께를 최대한 얇게 보이게 하기 위해 모든 내부 부품을 한 쪽으로 몰아넣어 불안하게 만들던 것보다는 훨씬 바람직해 보입니다.
▲ 꽂아야 하는 전선이 최소 두 개지요?
앞에서 얘기했던 플라스틱 조각을 바로 이곳에 끼웁니다. 모양에 맞춰 넣고 아래로 밀어 내리면 끼워집니다. 예전에는 어떤 전선을 어디에 끼워야 할지 항상 찾아야 했는데 이제는 스티커를 붙여 색깔로 구분해놓아 보기가 편해졌습니다.
왼쪽부터 흰색은 DC 전원, 붉은색은 DP, 노란색은 HDMI, 그리고 초록색은 오디오 출력입니다. 오디오 출력은 5W까지 가능하다니 큰 기대는 가지 않습니다만, 사실 이건 대부분의 모니터가 비슷하더군요.
▲ 자체 모자이크
논 글레어 코팅이 되어있다 했는데 확실히 빛 반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모니터는 깨끗하게 보이는 게 예전의 반사 방지 코팅들보다 나아진 것 같습니다.
▲ 빨갛게 빨갛게 물들었네~
왼쪽부터 설정 단추, 4가지 조준점 혹은 OSD 메뉴에서 위로 가는 단추, 친환경 모드 및 OSD 메뉴에서 아래로 가는 단추, 아마도 화면 비율 관련으로 추정되는 메뉴와 취소 단추, 그리고 전원 단추입니다. 모니터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을 때는 전원 단추에 빨간색 불이 들어옵니다.
▲ 하얗게 하얗게 물들었네~
화면에 신호가 들어오면 흰색으로 바뀝니다. 저 불을 아예 끌 수는 없어 보입니다.
▲ 익숙한 OSD다.
OSD 메뉴 화면은 어디든 비슷한가 봅니다. 저는 여기서 HDR를 켜준 다음 Adaptive Sync를 켰습니다. HDR를 켜게 되면 색상과 관련된 설정들은 조정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적응형 동기화(Adaptive Sync)는 가능하다면 반드시 켜주는 게 좋습니다.
▲ HDMI 끊김 현상
적응형 동기화를 켤 수 없는 HDMI로 연결된 모니터입니다. 보시다시피 끊김(스터터링, Stuttering)이 있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 DP 적응형 동기화
반면 DP로 연결한 모니터는 적응형 동기화를 켤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끊김 현상이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끊김은 화면도 끊어지지만 눈에도 피로가 가므로 반드시 켜주는 게 좋습니다.
▲ 두 고래와 한 마리의 새우...?
대충 설치를 끝내고 설정을 마친 모습입니다. 두 화면의 사진이 달라 색감이 달라 보이는데 실제로 같은 모니터지만 왼쪽은 HDMI로 오른쪽은 DP로 연결했기에 당장 육안으로 티가 나진 않아도 차이점이 있긴 합니다.
▲ DP 연결 모니터 속성
모니터 속성만 봐도 다른 건 다 똑같이 나옵니다만, DP로 연결한 모니터에서는 10비트라고 나옵니다. 8비트 모니터로 알고 있었는데 10비트도 지원하는 걸까요?
▲ HDMI 연결 모니터 속성
반면, HDMI로 연결한 모니터에서는 디더링이 포함된 8비트라고 표시됩니다.
▲ HDMI DP 화면 비교
촬영한 영상으로는 티가 잘 안 납니다만, 미묘하게 색감이라던가 밝기라던가 뭐라 딱 설명하기 힘든 만큼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 옛날 게임도 다르게 보인다.
아쉬울 수 있는 점이 모니터에는 내장 스피커가 없습니다. 따라서 스피커나 헤드폰 같은 음향 장비를 따로 마련해두셔야 합니다. 남는 블루투스 스피커가 있다면 블루투스 동글을 통해 연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미묘한 어긋남이 거슬린다.
듀얼 모니터를 쓰면서 느낀 문제 중 하나로 아마 윈도우의 문제일 것 같습니다만, 여하튼 좌우 화면을 왔다 갔다 할 때 동일한 위치로 움직이지 않고 저렇게 다르게 됩니다. 그 때문인지 구석진 곳에서 좌우로 옮길 경우 부드럽게 바로 옮겨지지 않고 턱하니 걸려버립니다.
▲ 마우스가 두 개지요?
HDMI로 연결한 모니터의 경우 HDR을 켜게 되면 마우스가 일시적으로 잠깐 먹통이 되거나 잠깐 동안 저렇게 흔적이 남아 마우스가 2개인 것 마냥 되어 버리는 상황이 나옵니다.
또한, 게임처럼 전체 화면을 사용하는 작업을 할 경우 자기 멋대로 밝기가 어두워지기도 해 전원을 껐다 켜서 원상태로 돌아오게 해줘야 하기도 합니다.
DP로 연결한 모니터에서는 없는 현상이라 저처럼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HDMI보단 DP를 쓰는 걸 권장합니다.
▲ 그동안 고마웠다.
이제 20년 넘게 함께했던 이 친구를 보내줄 때가 되었습니다. 그 세월 풍파를 겪으면서도 튼튼하고 멀쩡해서 서브 모니터로 살아남았는데 작년부터 화면 일부가 안 나오고 단추도 고장 나서 뭘 눌러도 자동 설정 단추를 눌러버리더군요.
이제는 새 모니터도 왔으니 세대교체를 해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