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클럭은 ‘무료 성능 업그레이드’라는 달콤한 문구로 사용자를 유혹하지만, 실전에서는 꽤 까다로운 퍼즐이다. 배수·전압·전력 테이블을 손으로 만지려면 수십 차례의 재부팅과 크래시를 감수해야 하고, 뽑기 운이 좋지 않으면 값비싼 쿨러와 시간을 들여도 성능 곡선이 꿈쩍하지 않는다.
수중에 들어온 코어 울트라 7 265K가 정확히 그 후자였다. 배수와 전압을 다양한 조건을 넣고 수동으로 조정해 봤지만 기대치만큼 클록이 오르지 않았고, 오히려 ASUS 메인보드가 제공하는 EZ System Tuning → Extreme Tuning(AEMP III) 프리셋을 적용했을 때가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점수가 잘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계산하지 말고, 옵션만 켜라”에 가깝다.
Intel XTU 10.0 이상, 울트라 시리즈2 ‘언락’ 지원
인텔 XTU 10.0 이상부터는 ‘언락’ 상태의 코어 울트라 7 265K를 정식 지원한다.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AI 어시스트가 먼저 시스템 전원 설계와 쿨링 여건을 읽어 권장 시작 값을 제시하고, 이후 사용자는 P-코어·E-코어·iGPU 클록을 개별 슬라이더로 미세 조정할 수 있다. 새로운 안정성 스캐너가 과도한 전압·전류 지점을 사전에 차단해 주기 때문에, 예전처럼 잘못된 설정으로 재부팅 루프에 빠지는 일도 크게 줄었다.
단, 메인보드 BIOS에서 두 가지 전제조건을 반드시 만족해야 XTU 메뉴가 활성화된다. 첫째, Overclocking Lock 옵션을 Disable로 두어야 배수락이 해제된다. 둘째, Tweaker’s Paradise 항목의 Undervolt Protection을 Enable 해야 전압 오프셋이 제대로 적용되고 시스템이 과전압 오류로 꺼지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이중 하나라도 놓치면 XTU는 조정 기능을 거부한다.
실제로 265K를 수동으로 오버클럭해 보니, 전통적인 방식 'P-코어 5.8 GHz, E-코어 4.4 GHz, 메모리 7 000 MT/s'에서는 무한 리부팅의 늪에 빠졌다. 반면 ASUS 메인보드가 제공하는 EZ System Tuning에서 Extreme Tuning(AEMP III) 프리셋을 켜고 XTU의 자동 프로파일로 마무리하자, P-코어 5.7 GHz 올코어·E-코어 4.3 GHz·메모리 7 000 MT/s 조합을 단숨에 얻을 수 있었고, 실벤치 기준 3~4 %의 성능 상승에 온도는 이전과 큰 차이는 없었다.
결국 265K의 ‘K’가 허용하는 자유는 존재하지만,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한계 배수를 쥐어짜는 보람은 크지 않았다는 것이 결론이다. 내가 보유하고 있는 시피유는 BIOS에서 락을 해제하고 보호 옵션을 켠 뒤, XTU와 ASUS의 AI-OC 프리셋을 결합하는 편이 가장 손쉽고 안정적이다. 다시 말해, 오버클럭을 위해 복잡한 계산에 빠지기보다는 ‘클릭 한 번’으로 설정을 활성화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물론 오버클럭이 좀 더 잘되는 제품이라면 다를지 모르겠지만!
◆ 테스트 하드웨어 (기본 구성)
① CPU - 인텔 코어 울트라 7 265K 인텍앤컴퍼니
② M/B - ASUS PRIME Z890-P-CSM 코잇
③ RAM - 마이크론 Crucial DDR5-6400 CL52 CUDIMM (CKD) 32GB (16GB*2ea) 대원씨티에스
④ SSD - 마이크론 크루셜 T705 Gen5 2TB NVMe SSD 대원씨티에스
⑤ VGA - PALIT 지포스 RTX 5080 GAMEROCK OC D7 16GB 이엠텍 그래픽카드
⑥ 쿨러 - 이엠텍 레드빗 ICE 240 RGB 수냉쿨러
⑦ 파워 - 마이크로닉스 1050W
⑧ OS - Windows 11 Pro 23H2
Extreme Tuning을 적용한 뒤 다시 돌린 Cinebench 2024 결과는, 265K가 ‘숫자 놀음’이 아니라 실제 연산 성능을 끌어올렸음을 증명한다. 우선 멀티코어 점수가 1 888 점에서 2 018 점으로 130점가량(대략 7 % 남짓) 뛰어올랐다. 올코어 부스트가 5.5 → 5.7 GHz 수준으로 살짝 올라간 동시에 메모리 대역폭이 7 000 MT/s로 확대되면서, 20개 코어 전체가 더 효율적으로 스케일링한 덕분이다. 이 정도 상승폭이면 3D 렌더나 H.265 인코딩처럼 CPU를 100 % 갈아넣는 작업에서 한 트랙, 혹은 한 프레임이 돌 때마다 ‘한 호흡’ 정도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싱글스레드 점수 역시 130 점에서 137 점으로 5 % 안팎 상승했다. 헤드룸이 크지 않은 고클록 영역임을 감안하면 꽤 인상적인 수치인데, 이는 단순 배수 상승뿐 아니라 캐시 레이턴시가 줄어든 결과다. 실제로 IDE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컴파일하거나, 게임이 첫 로딩 스레드를 기동할 때 살짝 더 빨리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느낌을 제공한다. 재미있는 부분은 MP Ratio가 14.58×에서 14.76×로만 소폭 높아졌다는 점이다. 멀티코어 점수가 과도하게 튀지 않고 싱글 성능과 균형 있게 올라간 덕분에, 전압을 무리하게 밀어 넣어 점수만 부풀린 세팅이 아니라는 방증이 된다.
결국 265K는 ‘뽑기 운이 그저 그렇더라도’ AI 기반 프리셋과 XTU의 자동 보정만으로 멀티 7 %, 싱글 5 %의 현실적인 이득을 낸다. 최대 온도는 불과 4 °C 정도만 올랐으므로 240 mm 수랭으로도 충분히 제어 가능하고, 팬 곡선을 살짝만 조정해 주면 소음 변화 없이 성능 향상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 다시 말해, 시간을 들여 배수와 전압을 손으로 쥐어짜기보다는 BIOS에서 락을 풀고 Extreme Tuning 버튼만 눌러 주는 편이 투자 대비 효율이 훨씬 높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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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체험기는 인텔 공인대리점의 체험단 행사를 통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