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의 그래픽카드 시장은 NVIDIA GeForce, AMD Radeon, intel Arc 시리즈의 3강 체제로 유지되고 있으나, 이 중 NVIDIA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초 CES 2025에서 발표되어 3월에 출시된 AMD 라데온 RX 9000 시리즈로 인해 시장 분위기가 서서히 반전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AMD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뤄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요. AMD는 경쟁사와의 하이엔드 및 플래그십 성능 경쟁을 과감히 포기하고, 가장 많은 유저풀을 보유한 메인스트림과 퍼포먼스 급 제품에 개발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경쟁 제품 대비 낮은 가격에 더욱 높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죠.

이번 리뷰에서는 라데온 부문의 강자이자, 1997년부터 오로지 Radeon 그래픽카드만 생산해 온 파워컬러의 그래픽카드인 PowerColor 라데온 RX 9070 XT Hellhound 16GB(실시간 1,976,350원) 모델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모델명의 헬하운드는 파워컬러의 라인업 이름으로, 유저들에게는 지옥견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파워컬러 라인업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플래그십 라인업의 레드 데빌(Red Devil), AIO 쿨러가 적용된 플래그십의 Liquid Devil(리퀴드 데빌), 하이엔드의 Hellhound(헬하운드), RX 9000 시리즈에서 새롭게 등장한 메인스트림 라인업의 Reaper(리퍼), 가성비 엔트리의 Fighter(파이터)로 구성되었습니다.

살펴보기

파워컬러 라데온 RX 9070 XT 헬하운드는 그래픽카드 본품과 자사의 게이밍 기어 팜플랫으로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픽카드의 냉각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면 팬은 3개의 팬이 탑재된 트리플 팬 구성으로 설계되었으며, 좌우에는 실측 97mm 사이즈의 쿨링팬이, 중앙에는 역방향으로 회전하는 92mm 쿨링 팬이 적용되었습니다.

그래픽카드의 소모 전력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일부 플래그십 제품에는 최대 4개의 8핀 커넥터가 탑재되곤 했습니다. 그러나 늘어나는 요구 전력에 따라 8핀 커넥터 늘리게 되면, PCB 및 쿨링 솔루션 설계에 제약이 발생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이를 대체하기 위한 신규 규격인 12V-2x6 커넥터가 적용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만, RTX 4090 및 RTX 5090 그래픽카드에서 해당 커넥터가 녹아내리는 멜팅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게 되면서, 오랫동안 검증된 8핀 커넥터를 선호하는 유저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이번 리뷰에서 다루는 제품에는 8핀 커넥터 2개가 탑재되었으며, BIOS 설정에 따라 304W 또는 317W TBP(Total Board Power)로 동작합니다.

전측면에는 유광 처리된 있는 디자인 요소가 설계되어 있어 RGB 라이팅 존으로 착각했지만, 별다른 기능 없었고 단순한 포인트 요소였습니다.

두께는 50mm가 채 안되는 슬림한 수준이며, PCI 기준 2 슬롯을 차지합니다.

전면에는 RGB 조명이 설계되어 있으며, 직접적인 강한 빛이 아닌 반사를 통해 은은하게 퍼지는 앰비언트 라이팅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단순히 보고 지나가면 라인업 이름에 맞춘 디자인으로 보일 수 있지만, 눈 부분에도 RGB 요소가 적용되어 있어 전원이 인가되면 파란색 LED가 점등됩니다.

고성능 그래픽카드에는 성능과 저소음에 특화된 듀얼 BIOS가 제공되는 경우가 많은데, 파워컬러 9070 XT 헬하운드에도 이러한 설계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듀얼 BIOS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하나의 BIOS가 손상되어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더라도 다른 BIOS로 전환하여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손상된 BIOS도 업데이트를 통해 복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카드의 PCI 슬롯에는 포트 마개가 제공되지만, 후면의 출력 포트에는 별도의 마개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헬하운드 전용 아이콘에 LED가 점등된 모습으로, 눈이 빛남으로 인해 보다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전면의 RGB 라이팅 존은 엠비언트 설계가 적용되어 주변으로 은은하게 빛이 확산됩니다. RGB를 직접적으로 바라보면 빛이 강하게 느껴지지만, 일차적으로 반사된 후 주변으로 퍼지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벤치마크

본격적인 테스트에 앞서 GPU-Z 소프트웨어를 실행하여 부스트 클럭과 전력 제한 수치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OC BIOS 상태에서는 3,010 MHz의 최대 부스트 클럭과 317W의 TBP, Silent BIOS 상태에서는 2,970 MHz의 최대 부스트 클럭과 304W TBP로 동작합니다. 304W의 TBP는 레퍼런스 설계 TBP이며, 317W는 확장 전력입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전력을 -30% ~ +10%로 전력을 제한하거나 확장할 때 OC BIOS에서는 최저 220W ~ 345W의 전력 범위를 가지며, Silent BIOS에서는 213W ~ 335W의 전력 범위를 가지게 됩니다.

게이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PC 하드웨어 성능 측정 벤치마크 툴인 3DMark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Time Spy(QHD), Time Spy Extreme(4K), Steel Nomad(4K, DX12), Port Royal(Ray Traycing)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3DMark는 백그라운드 소프트웨어 실행 여부나 사용 중인 프로세서에 따라 오차가 약간 발생하기 때문에, 비슷하거나 동일한 시스템으로 측정하였을 때 완전히 똑같은 점수가 나올 수 없다는 점 참고 바랍니다.

Time Spy 29,000점, Time Spy Extreme 14,089점, Steel Nomad 6,886점은 경쟁사의 RTX 5070 Ti와 RTX 4080 Super를 넘어서는 점수이며, Port Royal의 17,871점은 RTX 5070 Ti와 RTX 4080 Super 대비 소폭 낮은 점수입니다.

기존의 라데온 그래픽카드는 레이 트레이싱 성능이 경쟁사 대비 많이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RX 9000 시리즈에서 2세대 가속기를 탑재하면서 많이 따라잡은 모습을 보입니다.

게이밍 벤치에서는 DX12와 VULKAN API를 사용하는 3개의 게임, 사이버펑크 2077 / 몬스터 헌터 와일즈 / 레드 데드 리뎀션 2를 활용하여 게이밍 성능을 측정하였습니다. 또한, 순수한 래스터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레이 트레이싱, 프레임 생성, 업스케일 관련 기능은 모두 OFF 하였습니다.

메모리는 DDR5 5600 MHz JEDEC 표준 메모리 32GB(16GB*2) 듀얼 채널 구성이며, 프로세서는 AMD RYZEN 7 7800X3D에 PBO Auto 상태로 진행했습니다.

특히, 게이밍 환경에서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중요해지고 해상도가 낮아질수록 프로세서의 성능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해당 프로세서보다 상위 제품인 라이젠 9 X3D 모델을 사용하면 FHD 및 QHD 해상도에서 최소/최대 프레임이 더욱 소폭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게이밍 벤치마크 결론

초당 최저 프레임이 30을 넘어서면 다소 끊김이 느껴지나 크게 방해받지 않는 게이밍 환경을 즐길 수 있으며, 60Hz를 넘어서면 경쟁 게임을 제외한 모든 게이밍 환경에서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데요.

AMD Radeon RX 9070 XT는 하이엔드나 플래그십이 아닌 퍼포먼스 급 성능을 타겟으로 설계된 만큼, 4K 60Hz 게이밍 환경과 QHD 고주사율 환경에서 적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4K 환경에서는 옵션을 조금만 타협한다면 60Hz 게이밍이 가능해지며, QHD 환경에서는 모두 60Hz를 넘어서기 때문에 쾌적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FHD 환경에서는 프로세서의 힘이 더욱 중요해지는 만큼, 고성능 프로세서와 함께 사용할 것을 권장드립니다.

전력 소모 / 코어 온도 / VRAM 온도 / 쿨링 팬 RPM / 부스트 클럭을 측정하기 위해 사이버펑크 2077을 10분간 플레이하였습니다. 또한, 벤치마크가 진행되는 동안 실내 온도는 24±1℃로 유지되었으며, 미니 타워 내부에 장착되었다는 점 참고 바랍니다.

평균 소모 전력은 TBP 설계와 동일한 모습을 보였으며, 2 ~ 3W 수준으로 더 높은 피크 전력이 발생했습니다. RX 9000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코어 온도가 낮게 유지되어 쿨링팬이 비교적 천천히 도는 경향이 있어 VRAM 온도는 90℃ 대로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GDDR6 메모리는 경쟁사의 RTX 30 시리즈에서 각종 채굴 환경에서 이보다 더 높은 온도로 장기간 동작하더라도 불량이 적은 편이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입니다.

특히, 부스트 클럭은 NVIDIA와 AMD의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표기 스펙보다 낮게 보이게 되는데요. NVIDIA가 표기하는 부스트 클럭은 최저 보장 부스트 클럭을 의미하고, AMD가 표기하는 부스트 클럭은 최고로 도달할 수 있는 부스트 클럭을 의미합니다. 또한, 부스트 클럭은 주변의 냉각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더욱 시원한 환경을 유지해 주면 이보다 더 높게 동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