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에 잠시 들어간 김에(원 목적은 잠시 들고갔던 노트북 원위치) 뭐 좀 해놓자하는 생각에 질러놓고 전날 설정해놓은 게 하나 있었습니다.
일단 그 물건과 작업에 대한 언급에 앞서, 집 구조가 대략적으로 이렇습니다. 본채 내에서는 어느 위치든 신호가 제대로 닿기 때문에 별 문제는 안 되는데 별채 쪽에 신호가 잘 안 갑니다. 문 쪽에 거의 바짝 붙어있으면 신호가 잡히긴 잡히지만 다소 불안정한데다 그 찬바람 새들어오는 문 쪽에서 계속 인터넷을 써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꽤 이전에 무선 확장기 몇 개가 와이파이 변환용(?)으로 지나갔던 적이 있으나(ipTIME Extender2 및 Extender GIGA, TP-LINK TL-WA850RE 극초기형) 공유기를 들이면서 중고로 처분, 그 중 Extender GIGA의 경우 본격적인 공유기를 들이게 된 계기가 되었던 금단의 리얼텍 칩셋이 쑤셔박혔던 도저히 생각조차 하고싶지 않은 물건으로... 후...
그 외 언젠간 추후 써먹을 일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본채에서 별채로 이어지는 유선 LAN을 어찌저찌 깔아놨으나 무선을 못 쓰는 한계는 어쩔 수 없었던데다 그 유선도 중간에 단선된 부분이 몇 곳 생긴 바람에 폐기처분. 다시 깔기도 상당히 성가신 관계로 그냥 무선 확장기를 깔아쓰는 게 낫겠다는 판단 하에 무선 확장기를 지르게 됩니다.
ipTIME Extender2. 전에 한 번 거쳐간 이후 다시 한 번 들어오게 됐네요.
도착 후의 박스는... 얼마나 오래 묵혀졌는지 아주 그냥 색이 바랬습니다.
원래는 중고품을 설 전에(그러니까 그 전 일요일 쯤에 결제) 질러놔서 연휴 전에는 도착하겠지 했는데 결국 안 도착했고 마침 오픈마켓에 리퍼비시 제품을 판매 중이어서 그걸 또 질러서 본가 쪽으로 도착시켰습니다. 중고품은 설을 넘기고 나서야 거주지로 출발했는데 지금에와선 그걸 또 어디에다 써먹어야하나 모르겠습니다. 거주지는 원룸이라 저런 물건이 불필요하고...
다른 거 냅두고 굳이 단종된 지 꽤 지난 걸 지금에 와서야 지른 것에 대해 의문이 생길수도 있을텐데, 제가 저런 걸 지르거나 추천해줄 때 고수하는 법칙이 하나 있습니다.
“리얼텍, 미디어텍 칩셋이 쑤셔박혀있는 물건은
등급이고 이유고 뭐고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믿고 거른다.”
전에 공유기를 질렀을 때 언급했던 것 같은데 한 번 더 언급하자면 저 칩셋들이 무선연결 안정성이 꽤나 구리구리합니다. 특히 애플 기기와의 상성이 개판인 게, 뭐만 했다하면 ‘네트워크 서버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뭐 어쩌구저쩌구... 이걸 심하면 하루에 한 번 이상은 반드시 볼 정도로 구데기였는데 그 끊기는 것도 와이파이 연결이 풀려서 그런 게 아니라 묶여있는 상태에서 그 꼬락서리를 시도때도없이 보인다는 것, 신호 문제라고 하기엔 다른 곳도 아니고 원룸 규모에서 시달려봄, 기기 하나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물건에서도 그렇다는 것과(아이폰, 아이패드 둘 다 문제 발생, 막내동생 아이폰에서도 끊겼다는 제보를 받음, 저급의 경우 갤럭시 계열 등의 기종에서도 끊김) 급이 안 좋은 물건은 유선도 특정 상황에서(기가비트 연결 시) 비실비실대는 것 등등의 제정신으론 감당이 불가능한 문제점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형이긴 하지만 안정성 면에서 검증된 칩셋(브로드컴)이 탑재된 물건을 지른 겁니다.(저것 외에는 가지치기 중 하나인 Extender-5dBi 정도밖에 없는데... 요건 작성중에 뭐 좀 확인해보다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Mesh 구성으로 하면 되지 않겠는가? ...하면 본가에 짱박아둔 게(A8004ITL) 무선 Mesh 기능이 안 됩니다. 그 공유기에 박혀있는 칩셋이 인텔 AnyWAN GRX350 CPU인데, 공유기 제조업체 쪽에서는 믿거인(믿고 거르는 인텔) 칩셋 자체의 문제라고 언급을 하나 이게 정말로 믿거인의 소행인지 아니면 공유기 제조업체의 의지 결여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만(어느쪽이든 다른것도 아니고 하필 무선 연결 안정성 썩은 미디어텍 칩셋만 줄기차게 써먹는 건 뭔 짓거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또 번잡하게 개고생을 까면서 유선 LAN을 다시 깔아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공유기를 교체하자니 멀쩡하게 동작하는 것도 있는데다 그 선택지도 그닥 넓지 않은 것도 있다보니 기각.
제품 앞부분. 리퍼비시 제품이라고는 하나 생각보다 꽤 양호한 물건이 도착했습니다. 사용흔적이라 할만한 게 보이지 않는걸로 봤을 때 미개봉 상태로 꽤 오래 묵혀진 재고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면에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LED와 Reset/WPS 겸용 버튼이 있고(무선 확장 기능과 관련이 있지만 왔다갔다하기 귀찮았던 관계로...) 아래로는 LAN 포트,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오른쪽으로 전원 버튼이 있습니다. 전원 버튼 하니 생각나는 게 왜 저런 물건에는 전원 버튼이 있으면서 정작 공유기에는 전원 버튼이 없는지(특히 이 회사 제품들) 좀 의문이긴 합니다.
그 외 구성품으로 들어있는 게 전원 플러그, 매뉴얼, LAN 케이블인데 LAN 케이블이 미개봉 상태인 걸로 봤을 때 재고품이었을 가능성이 더더욱 높아보입니다. 저건 확장기 설치 위치상 써먹을 일이 없다보니 안 까봐서 정확한 길이는 잘 모르겠는데, 꽤 예전에 한 번 손대본 기억상으론 어지간한 공유기에 기본적으로 낑겨있는 LAN 케이블보다는 긴 물건이었습니다.
전원 플러그 쪽이 위와 같이 생겨먹었는데, 저렇게 생겨먹은 건 위 물건이랑 그 가지치기 중 하나 외에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에서도 써먹을 수 있게끔 저런 구조를 채택한 것으로 보이는데 저 물건 자체가 단종된 지가 한참이라 저 부분만 따로 다른 규격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장착법이 누르고 돌리고 뭐 이런 구조인데 장착 자체가 잘 안 되는 구조라 살짝 애를 먹었습니다.
전원 연결 후. 꽂아놓은 직후라 아무 설정도 손을 안 댄 상태입니다.
전원을 넣은 후 ‘iptime_extender’라고 뜬 곳으로 연결해봅니다. 별채에서 작업한 것으로 다른 신호가 저 정도로 감지되긴 합니다만(이것도 원래는 2.4G 쪽이 1칸만 잡혔음) 실제로 잡아보면 아래쪽과 같이 제대로 안 잡힙니다. 저러니 확장기가 필요했던 것...
ipTIME 공유기 기본값과는 달리 확장기의 경우 기본값이 ‘192.168.0.254’로 되어있습니다. 어쨌든 들어가보면 저렇게 하나 뜨는데... 모바일 UI 그런 거 없습니다. 펌웨어가 한참 전 버전이라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요건 최초 연결 시 뜨는 ‘iptime_setup’ 같은 것(저기로 들어가서 모바일 기기의 ‘ipTIME 설치 도우미’라는 앱으로 설정)도없더군요.
펌웨어 얘기가 나온 김에 언급하자면, 이 물건은 펌웨어 지원이 끊긴 지가 애저녁입니다. 물론 단종된 지가 된 물건에 펌웨어 지원이 좋다고 그게 전부가 아니지만 그 썩은 무선 안정성의 리얼텍, 미디어텍 칩셋 장착된 물건은 현재진행형으로 지원이 되는 반면에(확장기 기준) 안정성이 검증된 브로드컴 칩셋 제품이 이렇게 뚝 끊긴 걸 보면 그야말로 숨이 턱 막힙니다. 혹시나싶어 요거 가지치기 물건(Extender-5dBi)도 한 번 확인해봤는데 그 쪽은 이 물건 이상으로 더욱 참담하더군요.
뭐 어쨌든 설정 자체는 간단하게 익스텐더 모드로 잡아서 목표물(?) 하나를 골라집기만 하면 됩니다. 나머지 자잘한 부분은 일반 공유기와 별 다른 부분이 없다시피하니 그냥 넘깁니다.
설정 완료 후 합체된 모습. 사진은 없지만 합체에 성공하면 기기의 ‘Extender’ 부분에 LED가 켜지며, 여기에서 확장기 쪽 설정은 물론이고 메인 공유기 쪽 설정 접속도 가능합니다. 그 역도 마찬가지.
원래 써먹을 계획은 없었으나 이 참에 속도가 얼마나 뜨나 확인. 정확한 수치는 아니라는 얘기도 있으나 대략적으로 이쯤으로 뜨긴 한다 정도의 물건으로 올려봅니다.
위는 2.4G 대역폭 쪽 속도인데 어떨 땐 60Mbps 안팎으로 뜰 때도 있습니다. 공유기 근처에서 했는데(뒤에 정말 희미하게 보이는 게 공유기) 저렇게 어두운 이유는 저걸 측정한 게 금일 오전 시간대(아침 좀 넘었던 때)였는데 방에 취침중인 사람이 있었던고로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게끔...
요건 5G 대역폭에서의 측정값. 참고로 본가에 걸려있는 인터넷이 100Mbps입니다.(딴 얘기이긴 하지만 PC에서는 기가비트 연결로 잡히길래 처음엔 그 급인가 싶었는데 훗날 몇 곳에서 확인해보니 100M 서비스라는 걸 뒤늦게 알아챘던 걸로... 공유기에 연결한 게 아니라 통신사 쪽 모뎀 겸 유선공유기에 직통으로 연결한 게 그렇게 떴습니다.)
별채에서 확인했을 때의 값. 좀 아래로 측정되긴 했지만 어쨌든 ‘연결이 됨’에 의미를 둡니다.
별채에 짱박힐 일이 있을 때 인터넷이 잘 안 잡혀서 속 뒤집어진 적이 여러차례 있었는데 이젠 이걸로 속 뒤집어질 일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훗날 손님이 찾아올 경우에도 이와 관련된 불편함이 덜할테고... 단지 똥 칩셋을 피하기 위해 검증된 칩셋 탑재된 제품을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것과 똥 칩셋의 범람이 공유기 쪽도 그렇지만 확장기 쪽이 특히 심각하다는 점 자체가 그저 통탄스러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