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8월 말인 걸로 기억하는데 여행사를 통해서 2박 3일 패키지 상품을 구입한 뒤 부모님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갔었습니다. 비록 국내선이었지만 그 날이 비행기란 것을 처음으로 타본 날로 기억합니다. 김포공항에서 출발해서 기내 서비스로 제공되는 주스를 한 잔 마셨더니 50분 만에 제주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타 보는 비행기라 TV에서 봤던 기내식을 먹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너무 짧은 비행 시간으로 금세 도착하는 바람에 주스 한 잔만 마시고 허무하게 끝나서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주 공항에 내리자 여행사와 계약을 맺은 호텔에서 보낸 직원분이 종이로 쓴 팻말을 들고 나와 계셔서 그 분을 따라 봉고차를 타고 호텔로 가서 짐을 풀고 바로 촘촘하게 짜여진 2박 3일 패키지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제일 처음 방문했던 용두암 입니다. 용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 해서 용두암이라고 불리는 해변가였는데 정말 커다란 바위가 용의 머리처럼 생겨서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주변에 제주 해녀분들이 직접 바다 속에서 채취해오신 해산물을 회 떠서 판매하시고 계셨었는데 그 당시 우리 가족은 회를 먹지 않아서 구경만 했던 기억이 나네요.
두 번째로 방문했던 곳이 중문관광 단지라고 불리는 곳이었는데 옥황상제를 모시는 7선녀가 한 밤중에 몰래 내려와 목욕을 하며 노닐었다는 전설이 깃든 천제연 폭포 가는 길에 있는 선녀다리 였습니다. 선녀다리 모습이 예뻐서 여기서 기념 사진들 많이 찍는다는 말을 듣고 부모님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찍고 나서 선녀다리를 건너 천지연 폭포도 가서 구경하고 사진도 찍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천지연 폭포에서 찍은 사진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점심 먹고 나서 오후엔 택시를 타고 한라산 해발 1100m까지 올라가서 부모님과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라산 정상은 기후 변화가 변화무쌍해서 장비를 챙기지 않으면 올라갈 수 없다고 해서 해발 1100M를 알리는 표지석 앞에서 기념사진만 찍고 내려왔습니다. 이 곳 이외에도 2박 3일 간 해녀박물관, 만장굴 등등 많은 곳을 다녔던 걸로 기억합니다.
2박 3일이란 짧은 기간 동안 제주도 유명 장소를 가보는 저렴한 패키지 여행이라 한 장소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30분 정도만 머무르는 형태라 기념사진만 찍고 돌아오는 단순한 여행이었습니다. 지금 이라면 여행사를 통하더라도 자유 여행으로 가거나 아니면 직접 비행기표, 렌트카, 머물 곳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한 뒤 예약해서 내 마음대로 여행을 다닐 수 있겠지만 그 때만 해도 인터넷이 지금처럼 대중화 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초보자 분들은 저처럼 여행사를 통해서 여행을 다니던 시절이었습니다.